조갑제 "권력과 언론의 독점체제 깨져"
"상황 악화시킨 책임은 1차적으로 이명박에게 있어"
조 전대표는 16일 밤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이명박 후보의 특검법 수용을 환영하면서'라는 글을 통해 이 후보의 특검 수용과 관련, "환영할 만한 결단"이라며 "12월 5일의 검찰 발표가 국민들을 납득시키지 못한 데서 발생한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사실상의 재조사가 이뤄지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화살을 검찰로 돌려 "검찰이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시되던 이 후보에게 너무 유리한 결론을 내렸다가 결국은 이 후보와 검찰에 불리한 결과를 만들고 말았다"라며 "균형 감각이나 공평성을 상실하면 설득력을 잃게 되므로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검찰을 힐난했다.
그는 또 화살을 보수 메이저신문들에게 돌려 "일단은 검찰 발표에 승복하지 않고, 굴하지도 않고 버티었던 세력이 이긴 셈"이라며 "한국의 주류 언론이 12월 5일 이후 일방적으로 검찰과 이명박 후보한테 유리한 보도를 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진실규명을 외치면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던 사람, 네티즌, 정치인, 단체가 무시할 수 없는 여론을 만들고 여기에 오늘 공개된 동영상이 결정타가 되었다. 정보화가 광범위하게 진행된 한국사회는 언론과 권력이 짠다고 여론이 조작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언론과 권력의 독점체제가 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특검 도입을 보수언론의 패배로 규정했다.
그는 또한 이번 사태의 책임소재와 관련, "지금 문제의 초점은 이 후보의 범법 여부라기보다는 거짓말 여부"라며 "정치에선 거짓말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공방전을 벌이다가 보면, 사건의 내용보다는 거짓말이 더 큰 본질이 된다. 상황을 이렇게 악화시킨 책임은 1차적으로 이명박 후보가 져야 한다. 그의 앞뒤 맞지 않은 말들이 부른 사건이기 때문"이라며 이 후보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특검에 대해서도 "특검이 한국 정치판의 갈등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하려면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하는 수밖에 없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예우나 특혜는 인정되지 않는다. 대통령 당선자와 피고인 사이의 대질 신문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특검 조사는 선거 이후에 이뤄지게 된다. 시기는 대통령 취임 전후와 겹치게 되고 4월 총선 준비 기간과도 맞물린다. 특검을 맡을 사람들이 정말 고생하게 생겼다"며 "그럼에도 이 모든 일들이 법치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면 대한민국은 손해 볼 것이 없다"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좌파정권 종식은 확실해졌으니 이젠 보수 자정도 해야 한다는 욕심이다. 이는 보수층의 성숙된 면을 보여준다"며 "'지지하지만 진실을 덮어선 안 된다'는 자세는 상당한 균형 감각이다. 그렇다면 BBK 사건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건전한 진통일 수가 있다. 오늘 하루를 마감하면서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면 역시 한국의 민주주의는 생동하는구나 하는 감격에 젖게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