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7일 검찰의 BBK 수사결과에 대해 "진실 은폐"라고 거듭 강조하고, 이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밤 MBC TV의 대선후보 방송연설에서 "검찰에 대한 사실상의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는 청와대가 아닌가"라며 "(검찰이) 이렇게 터무니없는, 상식을 배반한 수사 결과를 내놓은 데 대해 분명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명박 후보를 겨냥, "검찰은 이명박 후보가 뒤집어쓰고 있던 각종 혐의를 깨끗하게 세탁해줬을 지 모르지만 이명박 후보가 부패한 후보란 사실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의 재산 환원에 대해선 "부랴부랴 재산환원하겠다는 것, 정직하지 않고 동기가 순수하지 않다"며 "국민은 재산의 환원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의 환원을 원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참여정부에서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사죄드린다"며 그 대책 중 하나로 신용불량자 회생 지원을 공약한 뒤 "참여정부의 잘못이 있다면 모두 저를 탓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문제에 대해 "신용불량 딱지를 갖고 경제활동 못하는 2백70만명이 절망의 늪에 빠져있다"며 "이 분들에게 경제 회생 기회를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가 못한 것은 모두 제 책임이다. '대통령의 꿈'을 가진 정치인으로서 세금, 취업난, 사교육비 등 민생의 고통을 살피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며 "지난 열흘 만난 분들이 짧게 던지는 한 마디에 진실이 있었다. 민주주의, 인권, 평화가 진전했지만 그 소중한 가치와 똑같이 삶의 고단함, 이것의 소중함을 제대로 안아드리지 못한 점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부총리가 아니었고 민생 챙길 입장 아니었기 때문에 제 책임은 아닌 것 아니냐' 하고 도망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며 "그러나 잘못됐다, 대통령의 눈치를 봤다, 용기 있게 발언하지 못한 점 백배 사죄를 구한다"고 거듭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이 정부에서 잘한 것 있다면 노 대통령의 공이고 못한 것은 모두 제 책임이다. 대통령이 되면 5백70만명의 비정규직과 1천7백개 재래시장을 확실하게 챙기겠다"며 "국민의 가슴 속에 변화에 대한 열망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바꾸더라도 좋은 변화여야 한다. 변하더라도 미래로 가야 한다, 정동영이 부족하더라도 봉사할 기회를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