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 김이 27일 BBK 자금이 LKe뱅크로 이동한 증거라며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 명의로 된 두 개의 신한은행 계좌와 입출금 내역을 공개했다.

에리카 김은 이날 미국에서 이뤄진 KBS와 단독 인터뷰에서 “하나의 구좌를 갖고 왔다"며 "신한은행 구좌이고 예금주명은 이명박 주 LKe 뱅크”라고 말하며 관련 자료를 보여줬다.

에리카 김이 공개한 신한은행 계좌의 입출금 내역에 따르면, 이명박 후보가 LKe뱅크 대표로 재직하던 2000년 3월부터 2001년 4월까지 총 1백84억원의 BBK 자금이 LKe뱅크로 흘러들어갔다. 특히 이 후보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에는 2000년 8월 22일과 30일 각각 40억원의 자금이 삼성증권 BBK 계좌를 거쳐 입금됐다.

에리카 김은 “이명박 후보가 얘기하는 '나는 BBK 주식을 단 한주도 갖고 있지 않다'는 내용을 정면으로, 거짓이라는 사실을 밝힐 수 있는 자료”라고 주장했다.

에리카 김은 또 검찰 감정이 진행 중인 이면계약서를 체결할 때는 이 후보와 동생인 김경준씨 외에 제3자인 변호사 김모씨가 동석했다며 양측의 계약 체결을 입증해 줄 구체적인 증인이 있음을 강조했다.

에리카 김은 이어 이 후보의 최측근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지난 2004년 7월 ‘5백억원을 주면 모든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제의한 뒤, 다음해 3월에는 금액을 2백억원으로 낮춰 거래를 제의해왔었다고 이 후보측 물밑 딜 제안을 폭로하기도 했다.

에리카 김은 "추후 이면계약서의 이행을 입증하는 50억원의 자금 흐름과 다스 투자금의 출처에 대한 자료를 정리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밝혀 이 후보의 BBK 연루 의혹뿐만 아니라 다스의 실소유 여부에 대해서도 의혹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인 김경준씨의 어머니 김영애씨도 변호사와 상의한 후 조만간 공식 기자회견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추가 공개 자료는 이때 발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에리카 김의 주장에 “다스의 회계법인이 소송과정에서 잘못된 자료를 제출해 오류가 생긴 것으로 문제의 계좌는 BBK 계좌가 아니라 LKe 뱅크 계좌와 일반계좌”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또 “처음엔 이 후보와 김경준씨 둘이서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했다가 이제는 3자가 있었다고 말을 바꾸고 있으며, 500억원 빅딜설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KBS>는 이날 “김경준씨가 제출한 이른바 한글 이면 계약서의 도장은 이명박 후보 것이 맞다는 결론을 검찰이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른바 한글 이면계약서에 나타난 이명박 후보 인감은 일단 이 후보 도장이 맞다는 분석 결과를 확보하고 종이 재질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보도해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