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6월 방북은 개인적 방문"이라며 정부 일각에서 제기한 '특사'설을 강력부인했다.

김 전 대통령은 2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감마나이프학회 국제회의 특별연설에서 오는 6월 방북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권유와 김정일 위원장의 초청이 있었기 때문에 가게 된 것"이라며 "이번 방문은 전적으로 개인적 방문이고 정부특사나 어떤 사명을 받아 가는 것이 아니다"고 개인자격임을 거듭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김정일 위원장과 무슨 얘기를 나눌지 사전에 합의된 것은 없다"며 "남북간 화해협력과 교류증진 방안 등과 우리 민족이 세계 속에서 민주주의와 우호협력의 역사를 구축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통일 과정에 미국의 역할과 관련, "남북간의 완벽한 발전을 위해서는 미국의 절대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일 위원장에게 '우리 주변엔 강대국들이 많이 있어 세력균형 때문에라도 미군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김 위원장은 뜻밖에도 '조선 말기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미국이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만 않는다면 미국이 통일 후에 한반도에 있어도 좋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6자회담에 대해서도 "중국을 방문했을 때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한 후에도 6자회담을 해체하지 말고 상설화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공동협력하는 기구로 만들자고 했고 중국은 그런 안에 찬성한다고 했다"며 "미국도 6자회담 참가국과 한국의 의견을 존중하고 앞세워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특별연설에서 '한반도의 통일이 가능할까'란 질문에 대해 "저는 주저없이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다"며 우리 민족이 1천3백년 동안 통일을 유지한 민족이며, 분단은 타의에 의한 것이고, 다시 전쟁을 하게 되면 남북은 공멸한다는 점을 그같은 판단의 근거로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