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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석 <조선일보> 주필, "모든 게 이명박 허물에서 비롯"

"조용하게 넘어가는 날 없어" "다른 후보 같았으면 이미 낙마"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대하는 보수언론의 분위기가 나날이 심상치 않다. 23일에는 <조선일보>의 강천석 주필이 연일 의혹을 낳고 있는 이명박 후보를 질타하며 재산 헌납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위기가 재산 헌납을 통해 풀릴 수 있는 위기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강 주필은 '이명박씨가 지지자들에 갚아야 할 빚'이란 칼럼을 통해 "김경준 누나 에리카 김의 이명박 후보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 폭로 예고는 대한민국을 태풍 한가운데로 밀어넣었다"며 "지지자들은 마른 침을 삼켜 가며 잠을 설쳤고 반대자들 역시 또 다른 생각으로 목이 타들어 갔다. 국민들도 내일 아침 눈을 뜨면 이 나라가 또 어디로 떠내려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며 BBK 의혹에 대한 극한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강 주필은 "3700만 유권자들이 국가 정책(政策)의 정(政)자(字)도 들어보지 못한 채 투표일을 맞는 기막힌 사태가 벌어질 판"이라며 "시빗거리를 제공한 사람이 시비하는 사람을 탓해 봐야 제 얼굴에 침 뱉기다. 모든 게 이명박 후보의 허물에서 비롯됐다"며 이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명박 후보의 2007년은 조용하게 넘어간 달이 없었다. 새로 터진 의혹에 전에 터진 의혹이 덮이는 식이었다"며 매일같이 새 의혹을 양산하는 이 후보를 질타한 뒤, "보통의 후보라면 이 가운데 하나 또는 둘만 발에 걸렸어도 여지없이 땅바닥에 나뒹굴고 말았을 것"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이어 "이런 이명박 후보를 그때마다 받쳐준 것은 지지자들이었다. 그들은 끝도 없는 인내심을 보여주었다. 비서관의 위증 폭로(2월 20일) 때도 지지율 하락은 2%에 그쳤다. 부인의 위장 전입(6월 12일) 도곡동 땅 (7월 2일) 자녀 위장 취업(11월 10일)등 잇따르는 시비와 의혹의 홍수 속에서도 지지율 하락이 최대 3%를 넘지 않도록 맨몸으로 막아준 것도 지지자들이었다. 구멍 난 둑에 제 팔뚝을 박아 넣어 둑의 붕괴를 막았다는 네덜란드 소년의 모습이 이랬을 것"이라며 "그들은 이명박 후보의 온갖 허물을 때론 그가 성공을 일궈냈던 그 시대의 탁류 탓으로 돌리고, 또 때로는 그가 몸담았던 업종의 혼탁한 성격 때문일 거라고 스스로를 달래 가며 이명박 후보의 흉터에 애써 눈을 감았다"며 지금까지 높은 지지율이 이후보 자신이 아닌 지지자들의 '인내의 산물'임을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어 "이명박 후보는 LA 폭로가 있던 21일 마주치는 국민마다 자신에게 '힘드시죠, 걱정 마세요, 우리는 다 압니다'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더라고 했다"며 "말귀를 잘못 알아들은 것이다. 국민들 이야기는 '정말 힘드네요, 걱정돼요, 이젠 저도 모르겠어요'라는 탄식이었다"며 지지자들의 인내가 이제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이 후보에게 경고했다.

그는 "이명박 지지자들의 마음의 창(窓)은 의혹이 터질 때마다 실핏줄 터지듯 쫙쫙 잔금이 갔다. 이젠 손가락으로 건드리기만 해도 쏟아져 내릴 듯한 금간 유리창이 돼버렸다"며 "다가오는 5년은 노무현 정권의 5년과는 달라야 한다는 절절한 생각 하나로 견뎌온 지지자들 마음도 지쳐 무너지고 있다. 이 마음 위로 BBK의 바위덩어리가 굴러 떨어졌다. 설령 지지자들의 상처 난 마음이 이 바윗덩이에 박살이 나지 않는다 해도, 그 아픔의 기억은 언젠가는 이명박 후보와 지지자들 사이에 쐐기를 박아 서로 등을 돌리는 계기를 만들지도 모른다"며 거듭 이 후보에게 강력 경고했다.

그는 "이제는 이병박 후보가 답할 차례다. 상처 받은 지지자들을 어떻게 위로하고 이들에게 진 빚을 어떻게 갚을 것인가를 심사숙고하라는 말"이라며 "물살 센 강을 무사히 건너려면 우선 짐부터 덜어야 한다. 이명박 후보의 재산 목록은 샐러리맨 출신 CEO 이명박이 쌓아온 성공의 기록이다. 그러나 그 목록이 지금 이명박 후보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 모든 의혹의 뿌리가 거기 닿아 있다. 의혹의 근원을 잘라낼 것인지, 그대로 버텨볼 것인지는 오로지 이명박 후보의 선택에 달렸다. '버리면 얻으리라'는 말뜻이 새삼 새로워지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재산 헌납을 촉구했다.

<조선일보>다운 해법 제시이나, 과연 이미 경선때 약속했던 재산 헌납을 통해 이 후보가 당면한 '불신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최근 잇따르는 의혹 폭로에 갈증이 나는듯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김홍국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24 11
    조찡

    헌납해봤자 당선축하금으로 반까이할텐데
    개구리처럼.

  • 13 33
    바른정치

    재산환원?
    참 대선 역사상 이런허물투성이의 주자가 나온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이명박씨는 재산환원을 하면 안되죠..
    왜???
    수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도 세금 몇푼 더 아낄려고
    유학파 아들과 딸들을 빌딩 관리인으로 위장취업 시키신 분이...
    재산 다 내놓고 나면,,,
    대통령 당선 되면 그재산 몇배 더 부풀려 축재를 안하겠습니까?
    전 그게 더 무섭네요..
    아무리 반 놈현정권도 중요하지만,,
    그 돌파구가 자격이 없는 사람이 되면 안되는데,,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거라 생각합니다.
    왜 현정권의 정권교체가 꼭 이명박이어야 하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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