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2일 김경준 누나 에리카 김 인터뷰를 여과없이 내보낸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대해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파문이 일고 있다. 언론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에리카 김을 30분간 인터뷰한 프로그램이 방송됐는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난하며 "에리카 김은 김경준과 공범으로 고발돼 있고, 미국에서도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다. 선진국가에선 피의자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방송하는 예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 공정성을 해치고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쪽 당사자, 피의자의 진술을 여과없이 방송하는 예는 없다"며 거듭 비난한 뒤, "일부 언론과 방송이 대선에 편파적으로 보도하고 방송하고 있는데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려는 징조가 시작됐다고 보고 비상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석희의 시선집중' 프로그램은 피의자의 주장을 여과없이 방영, 후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대선의 공정성을 해치는 방송이기 때문에 법적인 조치와 함께 정치적 대응을 하고자 한다"며 고발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앞으로 대선 공정성을 해치는 편파방송, 편파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정치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언론 전체에 경고하기도 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당사에서 가진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오늘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에리카 김을 출연시킨 것은 방송윤리에 반한다"며 "에리카 김은 여러번 이야기 했지만 김경준이 구속기소되면 범죄인 인도청구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주가조작과 횡령의 공범인 사람의 육성을 그대로 30분이상 공영방송에서 방송하는 것은 방송윤리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의 경우에는 테러리스트 등의 육성을 그대로 방영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열린 의총에서 23일 오전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 문광위 소속 의원들이 MBC를 항의방문하고 법적 책임 추궁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이같은 반발은 BBK 의혹이 전국민적 관심사이며, 따라서 BBK 의혹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언론의 노력에 대한 압박 측면이 커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