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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 감상법

[이연홍의 정치보기] <1> 양대변수, 양극화와 개헌론

(기사 중 존칭과 직함은 생략합니다)

대선의 핵심은 주제 설정

새 정치 대 낡은 정치. 2002년 대통령 선거의 핵심 주제였다. 당연히 새 정치가 이기는 구도였다. 새 정치는 원래 이회창의 상표였다. ‘대쪽’ 이미지도 그것이었다. 그러나 이회창은 졌다.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빠졌다. 새 정치가 상대적 개념이란 걸 간과했다. 그의 새 정치는 3김이 대상이었다. 당연히 이회창이 새로웠다. 3김은 청산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회창은 낡은 정치한테 지지 않았다. 보다 새로운 정치한테 당했다. 노무현의 등장이다. 이회창은 낡아보였다.

이회창은 선거 주제를 바꾸려했다. 노무현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좌우 대결로 몰아갔다. 그러나 실패했다. 새 정치의 주제가 고착된 상태였다. 그 위에서의 이념논쟁은 무의미 했다. 오히려 낡은 정치만 부각됐다. 색깔론 시비처럼 비쳐졌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그랬다. 전략의 실패였다. 질 수 밖에 없었다.

민심은 복잡 오묘하다. 그걸 계량화 하는 게 선거다. 사람을 놓고 표를 던져 계산을 한다. 때문에 이미지의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자. 한후보가 있다고 치자. 그에겐 새롭다는 이미지가 있을 수 있다. 동시에 보수라는 이미지도 있을 것이다. 둘 다 상대적이다. 유리한 게 있고 불리한 게 있다. 결국 유리한 이미지의 부각이 승패를 가른다. 그 열쇠가 선거의 핵심 주제다.

2002 대선의 핵심주제는 '새 정치와 낡은 정치'였다. ⓒ연합뉴스


새 정치 대 낡은 정치의 대결이라 치자. 누가 보다 새롭냐가 기준이다. 거기서 좌우 성향은 하위 요소다. 반대로 좌우 이념 대결이 핵심 주제라 하자. 누가 좌고 누가 우냐가 기준이다. 새 것이냐 낡았느냐는 두 번째다. 정해진 기준에 따라 표는 춤을 춘다. 선거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결국 주제설정에 이겨야 한다. 그래야 선거를 이긴다. 역대 선거마다 그랬다. 여당이 유리한 건 그 때문이다. 메스컴 장악력이 높아서다. 민심을 파고 들 수 있다. 가랑비에 옷 적시듯 말이다. 알게 모르게 세뇌시킨다.


2007 대선의 주제는? 양극화

2007년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그렇다면 내년 선거 주제는 무엇일까. 지금 단언킨 어렵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럼에도 주목할 대목이 있다.

바로 양극화 문제다. 노무현 대통령이 연초에 던진 화두다. 양극화란 결국 가진 자와 못가진자의 문제다. 같은 말이지만 느낌은 다르다. 양극화라 할 땐 중간이 있다. 그러나 가진 자와 못가진자 사이엔 중간이 없다. 듣는 순간부터 편이 갈린다. 상대적 개념을 주입했기 때문이다. 못가진자가 단연 많다.

물론 양극화는 사회적 문제다. 풀어야할 과제다. 심각한 게 사실이다. 때문에 시비를 걸기 어렵다. 야당이 비판하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기껏해야 증세논쟁으로 갈 뿐이다. 양극화의 정치적 노림수다.

이미 양극화는 시대적 화두가 됐다. 각종 여론 매체가 그 문제를 다룬다. 앞으로 1년 넘게 그런다 치자. 어느덧 가진 자와 못가진자의 대결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양극화 문제를 정치적으로 다룰 경우다. 여권은 그럴 생각을 품은 듯하다. 움직임도 그렇다.

그렇다면 여권은 왜 그 같은 주제설정에 나서려는가. 그래야 승산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 정당 차원에서 보자. 한나라당 이미지는 가진 자의 정당이다. 반면 열린 우리당은 못 가진 자 편을 자임한다.

문제는 후보다. 여권은 어떤 '상대 후보'를 선호할까. 당연히 가진 자의 이미지를 가진 후보다. 한나라당 후보들의 면면을 보자. 그중 누구 일까. 가장 부자 후보는 이명박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자. 이명박이 1등이다. 고건 박근혜가 그 뒤를 잇는다. 그럼에도 여권은 이명박을 선호하는 것 같다. 상대 후보로 말이다. 이미 그런 얘기가 많았다. 여권 쪽에서 흘러 나왔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대결구도를 생각했던 거다.

물론 이명박도 할 말은 있다. 못가졌던 어린 시절 얘기를 할 거다. 그럼에도 성공했음을 강조할 게다. 항간엔 재산을 기부할거란 애기도 있다. 그런다고 가진 자의 이미지를 가릴 수 있을까. 여권은 아니라고 보는 것 같다. 나름대로 준비도 해둔 듯하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자. 특히 현 정권의 1년을 보자. 양극화 문제는 벌써부터 제기됐다. 그렇게 표현을 안했을 뿐이다. 강남 아파트 문제가 그렇다. 많은 사람의 분노를 자아내게 했다. 서울대학교 문제도 그렇다. 몰매를 때리는 분위기였다.

그때마다 언론이 비판했다. 물론 보수언론이 그런 논지를 폈다. 편 가르기 정책이라 비난했다. 아주 신랄했다.

여권은 소리 없이 매를 맞았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던 거다. 매가 아니라 표였던 거다. 2007년을 준비하는 그들에겐 말이다. 성공적인 편 가르기였다. 결국 보수 언론이 도와준 셈이다. 매를 때렸지만 표를 얹혀준 셈이다.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비난만 했다. 386이 보수언론을 깔보는 이유다.

상상을 해보자. 지금이 대통령 선거 운동기간이라 가정하자. 가진 자와 못가진자의 대결구도라 치자. 매스컴이 지난 1년 동안 그 문제를 떠들었다 하자. 거의 계급 투쟁적 선거 분위기일거다. 아마도 지역감정까지 극복할 거다. 3김이 사라진 마당이니 말이다. 못가진 자 쪽이 이기는 구도다.

또하나의 변수, 개헌론

그렇다면 그게 전부일까. 여권의 2007년 계획 말이다. 1안이 있으면 2안이 있는 법이다. 그 점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대목이 있다. 개헌론이다. 어차피 금년 하반기면 개헌논의가 시작된다. 이미 예고된 정치 스케쥴이다. 벌써부터 이런 저런 안이 제시된다. 4년 중임제가 그 중 하나다. 야당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여권 일각의 소리에 주목해야 한다. 내각제 개헌론이다.

그것은 정계개편을 전제로 한다. 소개편이 있고 대개편이 있을 것이다. 작게는 지방 선거 뒤에 있을 거다. 대통령의 당적포기도 그때쯤일 거다. 그러나 큰 개편은 대선후보가 결정되는 즈음이다. 우선은 한나라당이다. 분열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누가 후보가 되든 말이다. 당 장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열린 우리당도 마찬가지다. 분열 가능성은 오히려 높다.

2007 대선에는 양극화와 개헌론 등이 변수로 등장할 것이나, 핵심변수는 관객이자 심판인 우리들이 될 것이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정치권은 두 가지 기준에 따라 갈린다. 하나는 여당과 야당이다. 선거를 치를 당사자다. 치열한 싸움을 전개할 거다. 또 다른 나눔의 기준이 있다. 후보 그룹과 탈락 그룹이다.

후보 그룹은 여야의 후보들이다. 적이지만 같은 배를 탄 측면이 있다. 개헌이란 이해관계가 개입되면 그렇다. 그들은 개헌을 반대할 거다. 어디까지 번질지 몰라서다. 다만 개헌이 대세라면 4년제 중임을 내세울 거다.

그러나 탈락 그룹은 다를 수밖에 없다. 4년제 중임은 반대할 거다. 자신의 다음번 출마기회가 봉쇄될 수 있어서다. 그들은 내각제를 선호할 거다. 정치판의 주요 주체로 행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양쪽의 세다. 과거 같으면 후보그룹이 단연 많아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럴 지는 의문이다. 그런 리더십이 없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의 모든 후보가 그렇다. 세가 비슷하다면 무엇이 흐름을 결정할까. 권력을 쥔 당사자다. 현재의 권력 말이다. 노 정권의 입장이 중요하다. 그러나 물어볼 필요도 없다. 당연히 내각제 일게다. 비슷한 의사표시가 있었다. 대 연정 제의가 그것이다.

내각제는 역대 모든 정권이 선호했다. 노 정권도 예외 일 수 없다. 영향력 유지를 위해서다. 할 수 없어서 못했을 뿐이다. 강력한 후보군 때문이었다. 내각제 얘기를 꺼낼 분위기가 못됐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특히 국회의원들의 임기 문제가 해소된다. 어차피 2008년 4월이면 국회의원 선거다. 대통령 선거후 불과 5개월이다. 그렇다면 의원들도 손해를 보는 게 아니다. 그 5개월은 있으나 마나한 시간이다. 포기해도 그만이다. 때문에 내각제 개헌에 군침이 돌 만하다. 내각제를 마다할 의원은 없다. 특별한 이해가 없는 한 말이다. 가능성이 널려있기 때문이다.

DJ의 입장도 중요 변수다. 호남 때문이다. 그때문에라도 DJ가 내각제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결론은 뻔하다. 내각제 개헌 시도가 있을 거다. 성공여부는 별개다. 국민 여론도 봐야한다. 그러나 다수의 정치세력들이 합심한다고 가정하자. 여론도 달라진다.

성공한다면 정치권은 새 판을 짜게 된다. 서너 개의 중대형 정당으로 갈릴 것이다. 정당끼리의 연합도 있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집권 주도세력을 창출할 것이다.

만약 실패한다면 어떻게 될까. 원안으로 돌아가면 그뿐이다. 대통령 선거다. 앞서 얘기한 그대로로 말이다. 가진 자와 못가진자의 대결구도다. 어쩌면 그것이 더 쉽다고 여길지 모르겠다. 그것이 노 정권의 2007년 계획인 것 같다.

심판을 겸한 관중, 바로 우리들이 최대 변수

문제는 야당이다. 눈치를 못 채고 있다. 역대 정권의 야당과 다른 점이다. 과거 야당은 많은 걸 알았다. 청와대 안방 얘기까지도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림없다. 야당이 무능해서가 아니다. 언론이 무능해서다. 권력에 접근을 못한다. 철저히 차단된 상태다. 그래서 언론이 모르고 때문에 세상도 모른다. 그런데 야당이 알 리 없다. 야당만 탓할 순 없다.

대책이 없는 건 아니다. 뭉치면 된다. 그래서 야당이 다른 판을 만드는 거다. 주도권을 뺏는 거다. 그러면 여권의 속셈은 몰라도 된다. 쫓아오느라 바쁠 거다. 지금의 야당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게 어렵다. 야당 내부가 복잡해서다.

한나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지방선거 뒤다. 새 대표를 뽑는다. 관리형 대표다. 대통령 후보를 뽑는 대표다. 때문에 중립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오히려 그게 문제다. 내각제가 대두될 경우 말이다. 딴 마음을 먹게될 소지가 있다. 그럴 경우 한나라당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미 그와 관련된 소문이 있다. 유심히 살펴볼 대목이다.

정말이지 복잡하다. 2007년으로 가는 길은 미로를 찾는 것 같다. 예전의 선거를 생각해선 어림없다. 그만큼 정치판이 달라졌다. 3김 퇴장후의 금단현상이랄까. 강력한 뭔가가 없는 거다. 때문에 권력을 쥔 쪽이 판을 주도한다. 지지도가 낮은데도 가능하다.

그러나 정치는 정치다.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 권력을 쥐었다 할지라도 말이다. 반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야당의 반작용은 물론이다. 그걸 말하는 게 아니다. 관중의 반작용이다. 심판을 겸한 관중이다. 바로 우리들이다.
이연홍 대표

댓글이 22 개 있습니다.

  • 6 7
    cham2sl

    역시이군요.....
    이젠 대표님으로 여쭙게 되네요.
    대표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아쉽고 아깝고 뷰스앤뉴스가 부럽습니다.
    답답한 마음입니다.
    다른 글들도 잘 읽고 잔잔하지만 또 회호리가 숨어있는곳으로 돌아갑니다.
    참이슬.....

  • 16 8
    또하나의 팬

    감사합니다.
    항상 먼저 보는 안목이 부럽습니다.
    그 안목이 맞아 떨어지는 것이 또한 부럽습니다.
    대단한 분이신거 같습니다.
    항상 시원하고 좋은글 감사합니다.

  • 12 6
    흰우유

    화이팅!!^^
    역시!! 세상을 보는 눈이 앞서는!!
    정치인들이 뜨끔 했을꺼 같네요
    공략을 다시 세우고 있을듯^^
    앞으로도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는 시원한 글 부탁드립니다
    화이팅!!

  • 9 6
    브라보

    브라보~~이연홍 대표님!!!
    다시 멋진글 볼수 있게되어서 너무너무 감격스럽습니다~
    앞으로도 속시원한 멋진글 계속 볼수 있기를 바라며~~~

  • 6 8
    11

    11
    <script><!--alert("11");//--></script>

  • 7 7
    바른세상

    2007 대선에는
    다음 대선엔 똑바른 후보를 선택할수있도록 도와주세요!

  • 11 7
    호주나라

    중앙일보 구독을 취소하며
    십 수년간 중앙일보를 구독한 이유가 이연홍기자의 칼럼과 정치보기를 읽는재미였는데, 이제는 뷰스앤뉴스에서 이연홍기자의 기사를 접하니, 이제 중앙일보는 끝이네 !!

  • 9 5
    애꾸눈

    사회의소금이
    개판인이세상의 한줌의소금이되소서

  • 13 6
    주영

    오랫만에..
    참 오랫만에 이연홍님의글을접하는군요.역시남들이절대흉내못낼분석..놀랍습니다
    앞으로 뷰앤뉴스광팬될게요

  • 79 6
    석기

    미친중앙일보
    중앙일보가 미쳤구만 이런논객을뺏기다니...역시이연홍입니다

  • 11 6
    지식인

    이연홍님 화이팅!
    이연홍님 글을 다시 볼수있다니
    정말 더 없는 영광입니다

  • 19 7
    STUART

    다시 만날 것을 알고 있었지요
    동명이인인지 알았습니다. 그러나 담박 극5ㅏ '그'인줄 알아챘지요.
    간결한 글, 풍부한 정보. 날카로운 예견력, 하나도 변함이 없군요.
    오히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더 장기가 나타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네요. 사이버에서도 건필하시고,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 8 7
    RIMA

    멋지십니다!
    이대표님의 글을 다시 보게 되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멋진 기사 좋은 기사 기대하겠습니다

  • 22 6
    폭주기관차

    드디어 이연홍 기자님
    아니 대표님의 글을 다시 볼 수 있게 됐군요.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 21 7
    와인한잔

    화이팅입니다
    이연홍님을 이렇게 다시 뵐수있다니
    정말 화이팅입니다 건승하십시오

  • 14 7
    이윤철

    세상을 보는 다른눈
    세상을 보는 다른 눈, 이연홍 대표님!
    앞으로도 좋은 기사 부탁드립니다

  • 25 7
    라이온

    영원한 정치 기자 이연홍 기자
    이연홍기자님의 예리한 판단과 분석이 이번 대선에도 빛을 발하기를 빕니다.

  • 11 7
    민희

    이연홍 기자님 !!
    역시 멋지세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기사 부탁드립니다!
    -기자님의 영원한 팬 민희올림-

  • 15 7
    나그네

    역시 이연홍!
    어디갔나궁금했는데 여기서뵙네여 건승하십시요

  • 17 7
    올드팬

    정말반갑습니다
    이렇게 또 이연홍님의 글을 볼 수 있다니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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