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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박근혜 조직테러' 3대 의혹 수사

수사권 사실상 경찰서 검찰로 이관, 한나라당 제기의혹 우선 수사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피습사건과 관련, 엉성한 초등수사로 의혹을 불러일으킨 경찰에서 검-경 합동수사본부로 수사권이 이관됐다. 외형상으론 검-경 합동수사 형식을 띄고 있으나 사실상 수사권이 검찰로 넘어간 양상이다.

검찰은 한나라당이 제기하고 있는 '조직테러 3대 의혹'을 중점 수사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수사권 사실상 경찰에서 검찰로 이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1일 오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과 관련, 서울서부지검에 서울서부지검장(검사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검ㆍ경찰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진상규명에 나섰다.

검-경 합수부 설치는 한나라당이 경찰의 초등수사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며 제안한 것을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이 수용하고, 노무현대통령 등 정부도 수용입장을 밝히면서 이날 오전 한명숙 국무총리와 법무ㆍ행자부장관 회의를 걸쳐 공식결정돼 진행됐다.

검-경 합수부는 이승구 서울서부지검장(검사장)을 수사본부장, 곽규홍 서부지검 형사5부장을 검찰측 수사반장 겸 주임검사, 김학배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경찰측 수사반장으로 하고 있어, 사실상 수사권을 검찰에 넘긴 모양새다.

검찰 수사반은 이들 3인의 지도부외에 공안 담당인 서부지검 형사5부 소속 검사 5명과 검찰수사관 10명, 경찰 수사반은 서울경찰청 및 서대문경찰서 소속 수사관 등 20명 등 도합 38명으로 짜여졌다.

검ㆍ경 합수부는 발족 직후인 이날 밤 10시께 서대문경찰서로 구금중이던 테러범 지충호씨(50), 난동을 부린 박모씨(52) 등 2명의 신병과 그동안 수사기록 일체를 넘겨받아 본격수사에 착수했다.

지씨는 이송 과정에 박근혜 대표 지지자들이 그를 욕하며 물병 등을 던지자 "민주주의를 찾기 위해 그랬는데 물병은 왜 던져요. 대한민국 만세!”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박근혜 한나라당대표에게 테러를 자행한 지충호씨가 탑승한 차량이 21일 밤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경찰들의 호위를 서받으며 서울서부지검으로 출발하고 있다. 지씨 이송은 박근혜 대표 지지자들의 격렬 항의로 당초 예정시간보다 3시간 늦어졌다. ⓒ연합뉴스


합수부, 한나라당이 제기한 '조직 테러' 의혹 집중 수사

지씨 등을 건네받은 합수부는 곧바로 한나라당이 '조직 테러'의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한 본격수사에 착수했다.

현재 한나라당이 제기하고 있는 '조직테러 의혹'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첫번째 의혹은, 일정한 근거지와 수입이 없는 지씨가 지난달 고가의 핸드폰을 구입한 뒤 몇명과 집중통화를 했다는 의혹이다.

엄호성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은 21일 “생활보호대상자로 알려진 범인 지충호씨가 70만원 상당의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난 4월 개통한 것으로, 현재 저장된 발신번호 26건을 보면 주로 2~3명과 집중적으로 통화한 것으로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와 통화했는지가 밝혀지면 배후와 연결된 고리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지씨가 조사를 받던 도중 자신의 휴대전화로 걸려온 외부 전화를 받은 뒤 유세현장을 알게 된 경위, 흉기를 구입한 곳 등을 진술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보호감찰대상자로 일정 주거가 없는 지씨가 고액의 휴대폰을 구입한 과정과, 보호감찰업무 주무부처인 법무부가 그동안 행적이 사라진 지씨 행방을 추적하는 데 소홀했던 배경 등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길을 던지고 있다.

두번째 의혹은, 지씨가 여러 명과 범행을 공동 모의한 게 아니냐는 '사전 공모' 의혹이다.

김학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지씨가 박 대표를 피습할 때 주변에서 2~3명이 ‘박근혜 죽여’ 라고 소리 질렀다는 증언이 많다”며 “치명적인 부분을 주저 없이 공격한 것 등을 볼 때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된 범죄”라고 주장했다.

세번째 의혹은, 경찰이 초기에 사건을 은폐, 왜곡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경찰이 술 취한 사람의 우발사건으로 만들려고 하는 조짐이 어제부터 있었다”며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이택순 경찰청장이 사건 발발직후 20일 밤 브리핑에서 술을 마시지 않은 지씨까지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한 대목과, 박모씨가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이라는 사실을 다음날 뒤늦게 공개한 배경에 대해 강한 의혹의 눈길을 던지고 있다. 여당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건을 축소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합수부는 이같은 한나라당의 의혹 제기 전반을 한 점 의혹없이 투명하게 밝혀낸다는 방침이다. 합수부는 22일 중 지씨와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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