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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파괴력'의 원천은 박근혜

<분석> 이명박, '박근혜와 타협'이냐 '정면 돌파'냐

'이회창 출마설'이 힘을 얻으면서 한나라당에 초비상이 걸렸다.

한나라당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회창 전총재 출마 여부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분위기였다. 출마해 봤자 지지율이 5%를 넘기 힘들어 '이명박 대세론'에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느긋한 판단에서였다.

박근혜 지지자 이동에 이회창 지지율 급등

그러나 최근 실시한 몇몇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회창 출마시 지지율이 예상보다 높은 데다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불교방송> 조사(10월27일)에서는 13.7%, <문화일보> 조사(10월30일)에서는 그보다 높은 15.8%가 나왔다.

이명박 후보가 31일 <문화일보>에 대해 "좋은 신문에서 왜 그런 조사를 하느냐"고 공개석상에서 불쾌감을 토로했을 정도로, 지금 한나라당이 느끼는 위기감은 대단하다. 당의 한 관계자가 "자체조사 결과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30%대 후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분명 최근의 이회창 지지율은 한나라당뿐 아니라 언론이나 여론조사기관 등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대단히 높은 수치다. 왜 이렇게 높은 수치가 나오나. 이유는 하나다. 박근혜 지지층의 이동이다.

<문화일보> 여론조사결과, 이 전 총재는 특히 대전·충청(30.4%)과 대구·경북(24.9%), 중졸 이하(21.3%), 블루칼라(20.7%)에서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한나라당 경선당시 박근혜 지지층이었다. 경선후 불만이 누적돼온 박근혜 지지층이 이회창이란 변수가 출현하자 빠르게 결집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최근 이재오 최고위원이 박 전대표를 정조준해 "자파모임 산행이나 가고..."라고 비난한 것이 박근혜 지지자 이동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박 전대표를 직접 비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정서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박근혜 지지자모임인 박사모가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사모의 78%가 이회창 출마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난 점을 통해서도 확인가능하다.

이명박 지지율이 40%대 초반이나 30%대 후반까지 떨어지면 이 후보에겐 절체절명의 '위기'다. 지금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지지율이 20% 전후에 불과하나 11월말 범여권 후보단일화가 성사되면 30%대로 치솟을 게 분명하다.

여기에다가 11월말에는 마지막 뇌관인 김경준이 귀국할 예정이다. <문화일보> 여론조사결과, 58%가 "도덕성에 문제가 있으면 지지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답했다. 종전의 다른 여론조사들보다 압도적으로 높아진 수치다. 예측불허의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와 타협이냐 정면돌파냐

이명박 후보가 취할 수 있는 위기타개책은 무엇인가. 해법은 두가지다.

하나는 박근혜측과 손을 잡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정면돌파'다.

현재 이회창 출마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결정적 파워는 박근혜 전대표가 갖고 있다. 박 전대표가 "이회창씨가 출마해선 안된다"는 한마디만 하면 '이회창 파괴력'은 순식간에 무력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회창 지지층의 다수는 박근혜 지지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전대표는 이회창 출마설에 대해 "아직 출마선언도 하지 않았는데...."라며 방관자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 후보진영의 점령군적 행태가 바뀌지 않는 한 도와주고 싶지 않다는 분명한 메시지다.

따라서 박근혜측의 지원을 얻기 위해선 이명박 후보는 박 전대표측이 요구하는 가시적 조치, 즉 유승민 의원이 대표로 요구한 '이재오 읍참마속' 같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최고위원직 1석 배려 같은 조치로는 부족하다. '이재오 읍참마속'은 당권, 더 나아가선 내년 총선 공천권의 절반을 박 전대표측에게 이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이명박 후보가 '정면돌파'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주목할 대목은 이명박 후보가 최근 '극우와의 결별' 의지를 곳곳에서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후보는 <문화일보>와의 30일자 인터뷰에서 이회창 및 극우보수단체의 대북정책 비판에 대해 "나의 신념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극우적 사고를 갖고 (대북정책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이어 "어느 사회든 극좌가 있고 극우가 있다. 문제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북핵을 폐기시키고 자유세계를 향한 개방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요령을 갖고 유도하는 것과 그냥 ‘너희들이 개방하려면 하고 말려면 마라’는 것과는 다르다"고 거듭 극우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수구꼴통 소리를 듣더라도 할말은 해야 한다"는 이회창 전총재의 비판에 대한 분명한 회답인 셈.

이 후보는 앞서 25일 미국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선 "대통령에 당선되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북한과의 경제협력사업을 계속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도 기꺼이 만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또한 극우진영 주장과 상당 부분 맥을 달리하는 발언이다.

이 후보가 이회창 출마시 그를 시대착오적 '극우'로 규정짓고 정면돌파를 할 의지도 있음을 감지케 하는 발언들이다. 이럴 경우 수도권, 30~40대로 대표되는 이명박 지지층의 확고한 지원을 얻어 대선승리후 독자적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이 후보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명쾌한 양자택일의 선택 대신 절충적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지금 분명한 선택을 압박받고 있다. 그의 선택이 연말 대선의 최대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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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9 12
    창창

    또 깽판쳐야 빨갱이들이 좋아한다
    맹바기가 쑨죽, 빨갱이한테 퍼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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