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속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일부의원들이 국감기관중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만원대 향응 및 '성접대'까지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 "의원 2명, 여종업원과 모텔로 가기도"

26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위원장 임인배) 소속 국회의원 6, 7명은 22일 대전에 있는 대덕특구지원본부, 기초기술연구회,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국가핵융합연구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7개 기관에 대한 국감을 마친 뒤 대전 유성구의 A단란주점에서 피감기관 관계자들에게서 수백만 원어치의 향응을 제공받았다.

특히 룸살롱 방식으로 운영되는 A단란주점에 갔던 국회의원 중 2명은 술자리가 끝난 뒤 여종업원과 함께 ‘2차’를 나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단란주점 사장 B씨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의원 6, 7명을 포함해 일행은 10명 정도였으며 언론을 통해 낯이 익은 국회의원들도 있었다”며 “폭탄주 등을 마신 국회의원 중 일부가 2차를 나가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여종업원과 함께 모텔로 간 국회의원은 2명이고 나머지 3명은 가지 않아 남은 2차 비용을 피감기관 측에 돌려줬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일행 중 두 명이 모텔에 갔다는 데 대해서는 단란주점 직원과 사장의 진술이 일치했다"고 보도, '성접대'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술값과 2차 비용은 피감기관의 한 관계자가 자신의 법인카드를 이용해 수차례 나눠서 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이들 국회의원이 단란주점에 가기 전의 저녁 식사 비용도 모두 피감기관들이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저녁 식사 자리에는 국회의원뿐 아니라 이들을 수행했던 보좌관과 국회 입법조사관 등도 모두 참석했으며, 이들은 피감기관의 관계자들과 함께 80여 명과 90여 명으로 나뉘어 두 곳의 음식점에서 식사했다. 비용은 각각 3백만 원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감기관의 한 관계자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당시 국회의원 보좌관과 국회 입법조사관들도 각각 단란주점 등에서 술을 마셨다. 국감에 참여했던 국회의원, 국회의원 보좌관, 국회 입법조사관, 피감기관 관계자들이 식사와 술값으로 쓴 비용은 모두 2천5백만 원 정도 된다”며고 “당시 술값 등은 여러 기관이 나눠서 지불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은 대통령령인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국감 때 운임 식비 숙박비 등 모든 경비를 국회에서 제공받게 돼 있다.

당시 국감에는 과기정위 소속 국회의원 20명 중 15명이 참석했으며 대부분의 국회의원과 국회 입법조사관은 다음 날인 23일 산업기술연구회 등 대전에 있는 6개 기관의 국감에 참석하기 위해 국감을 마친 뒤 상경하지 않고 대전에 머물렀다.

한나라 "사실 확인중" vs 신당 "모두 한나라당 의원들. 충격적"

파문이 일자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은 26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과기정위 국감장 후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도 의논했다. 확인중에 있다"며 "만약 한나라당 의원 중에 이일에 부적절하게 관여한 이는 누구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할 것이며, 진상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터져나온 악재에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반면에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산동 중앙당사에서 가진 최고위원회에서 “과거정위 의원들이 술파티를 벌이고 2차를 나갔다는 기사를 봤다”며 “충격적인 사건. 지금이 어느때인데 아직도 정신 못차린 의원들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파악한 바로는 신당 의원들은 그 자리에 없었다. 김근태, 홍창선, 유시민 의원은 국감이 끝나고 바로 올라왔고 변재일 의원은 청주로 갔다. 염동연 의원은 불참했고 강성종 의원은 식사 자리에 가지 않았다”며 “모두 한나라당 의원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 어느 때인데 그런 행태를 보이는지 한심스럽다. 잃어버린 10년을 얘기하는 것도 과거로 돌아가려는 행태에 불과하다”며 “자만하고 오만한 정당을 국민들이 심판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