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화영, 내게 '이재명이 뱀 같은 사람'이라 했다"
'대북송금' 이화영 항소심 오는 31일 마무리 전망
수원고법 형사1부(문주형 김민상 강영재 고법판사)는 17일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변호인이 추가로 신청한 증인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이달 31일 변론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재판장은 "당초 이달 24일 종결하려고 했으나, 상당히 제한된 상황에서 증인신문이 이뤄져 피고인 측이 마지막으로 신청하는 증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한 뒤 증인 신청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한 기일을 추가로 지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추가로 신청한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이달 24일 3시간 동안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피고인 측은 이외에도 증인 2명을 추가로 신청했는데, 이들에 대한 채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 측은 "1명은 이미 신청했다가 철회된 증인이라 다시 신청할 필요가 없으며, 나머지 1명은 이달 초 (박상용 검사 탄핵소추 조사) 청문회에서 증언한 사람인데, 변호인이 당시 임시회의록을 증거로 제출했고 검찰도 이 증거에 동의했기 때문에 증인신문은 효율적이지 않아 이들 모두 기각해달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날 재판에선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4시간가량 변호인과 검찰, 재판부 질문에 답변했다.
변호인은 김 전 회장의 검찰 조사 및 1심 법정에서 이뤄진 진술 중 모순되는 점을 지적하며 신빙성을 공격했다.
변호인은 "지난해 3월 검찰 조사에서 '이화영이 홍콩 마카오에 온 적 있고, 그때 북한 송명철에게 300만 달러 지급한 거를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이화영은 그때 마카오에 간 기록이 없다"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 전 회장은 "예전에 이화영과 마카오에 같이 간 적이 있어서 헷갈렸다. 송명철과 이화영을 영상통화 시켜준 걸 같이 간 거로 헷갈린 것 같다"는 취지로 답했다.
또 변호인은 "이화영은 증인이 검찰 조사에서 '이재명이 들어갈 수 있게 우리가 협력하지 않으면 우리가 뒤집어쓴다. 내 말 듣지 않으면 불리하게 진술할 거다'라고 했다는데 사실이냐"고 캐물었고, 이에 김 전 회장은 "전혀 아니다. 반대로 이화영이 저에게 '이재명이 뱀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맞받아쳤다.
이 밖에 변호인은 "2천300억 달러 이상의 희토류 채굴권, 관광 등 사업권을 쌍방울이 받았는데 거기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준 게 한 푼도 없다는 거냐"고 물었고, 김 전 회장은 "경기도 대신해 500만불(스마트팜 사업비) 줬기 때문에 고마워서 저들이 뭐라도 해줄 마음으로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변호인은 "지금도 쌍방울이 저런 대북 사업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혹시 북한으로부터 사기당했다고 생각 안 하냐. '삥' 뜯긴 거 아니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한편, 이 전 부지사는 지난 16일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다. 그는 2022년 9월 검찰에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뒤로 2년 1개월째 수감 중이다.
이 전 부지사는 2019년 쌍방울 그룹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을 공모한 혐의 및 쌍방울 측으로부터 억대 뇌물과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2022년 10월 14일 기소됐다.
쌍방울의 대북송금 사건은 경기도가 북한 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을 김성태 전 회장이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영철 조선아태위 위원장에게 대신 전달해 줬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쌍방울의 대납을 사실로 인정하며, 지난 6월 7일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 6월을 선고했다. 추후 따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는 징역 2년 6월 등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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