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에 들어설 예정인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의 새로운 안을 연내에 마련하기로 해, GBS 건축 지연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지난 5일 시에 제출했다.

해당 공문에는 GBC를 105층이 아닌 55층 2개 동으로 짓겠다는 설계 변경안을 철회하고, 공공성과 디자인을 보완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연내 새로운 계획을 마련해 시와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현대차그룹과 서울시는 GBC 최고층 빌딩 층수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2014년 서울 강남 삼성동의 옛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한 현대차그룹은 7만9천342㎡ 면적에 105층의 초고층 빌딩 1개 동과 저층 건물 4개 동을 짓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하고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2020년 착공에 들어갔다. 당시 총사업비로는 부지 대금(10조5천500억원)과 취득세, 토지 부대비용, 공공기여, 건축비 등을 합해 15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됐다. 그후 공사비 급등으로 소요비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정몽구 전 회장 대신 경영일선 나선 정의선 회장은 기존안을 55층 2개 동으로 바꾸겠다는 변경안을 마련해 지난 2월 서울시에 제출했다. 과도한 부동산 투자 대신 자동차 경쟁력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울시는 석 달간 검토 끝에 5월 초 현대차그룹의 설계 변경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공문을 현대차에 발송했다. 2016년 현대차와의 사전협상에서 105층 랜드마크 건물을 지어 올리는 대신 공공기여 등을 줄여주기로 한만큼 기존 설계를 대폭 변경하려면 공공기여분을 늘리는 쪽으로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1일 민선8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건설 계획은 기존과 완전히 다르다. 새로운 계획을 세웠으면 걸맞은 공공기여를 새롭게 논의하는 게 상식이고 합리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