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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인질사태, 전투적 선교활동 편 목사들 책임"

"목사들, 파송 선교사 수 과시하다가 사고" 자성

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로 무분별한 해외선교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면서 개신교계 일각에서 자성의 움직임이 일고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소속 목사 100여명은 4일 종로5가 연동교회에서 '참회기도회'를 열어 아프간 피랍사태 등으로 드러난 한국교회의 제반 문제들이 목사들의 잘못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이날 기도회는 1907년 평양 장대현 교회에서 한국 최초로 7명이 목사 안수를 받은 것을 기념해 마련된 것으로, 김형태 연동교회 원로목사는 "목사들의 물량적 교회성장 정책은 교인 수의 증가와 대형 집회를 자랑하고, 파송 선교사 수의 증가를 과시하거나 외국에 보내는 자원봉사자의 수와 업적을 성과인 것처럼 선전하는 전투적 선교활동을 강조한다"고 자책했다.

김 목사는 이어 "오늘날 목사의 지도력은 교회의 성장과 비대화에 열중하는 경쟁 속에 직업화되고 사유화되고 세속화되어 장로교 제도 교단의 한 최고 경영자로 타락하고 있다"며 목사들의 회개를 촉구했다.

또 서광선(이화여대 명예교수), 이형기(장신대 명예교수), 홍성현(수송교회 은퇴목사) 원로목사들은 공동으로 작성한 참회기도문에서 "우리는 다종족, 다민족, 그리고 다종교의 인류 공동체 안에서 그것들의 다양성과 정체성, 타자성을 인정하는 데 인색했다"면서 "미숙한 복음전도의 일환인 아프간 사건으로 인해 복음전도의 불이 꺼지지 않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이어 개별교회들의 무분별하고 경쟁적인 선교활동의 자제를 당부하면서 "향후 다양한 개신교파들이 참여하는 초교파적인 선교협의기구를 구성해 통일성이 있는 복음전도를 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기독교사회책임, 기독교선진화연합, 기독교애국운동 등 6개 기독교 시민단체들도 이날 '기독교인들의 반성과 다짐'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달간 동참 서명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들은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기독교인들이 정부의 권고를 따르지 않고 행동한 것에 대해 크게 반성한다"면서 "앞으로 교회는 모든 활동에 있어서 정부의 방침에 귀를 기울일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국민의 차가운 반응은 한국교회의 자기반성이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가를 처절하게 일깨워줬다"면서 "한국교회는 이번 기회에 자기들만의 자족하는 모임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이웃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모임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독교사회책임 사무처장 김규호 목사는 "이번 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로 한국교회 전체가 반사회적이며 반국가적인 집단으로 잘못 인식될 염려가 있다"면서 "기독교인들이 정부의 권고를 따르지 않은 것이라든지, 이른바 '공격적 선교'로 야기된 문제에 대해 한국교회는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어 "아프간 인질 비용에 대해서도 정부가 청구하기 전에 한국교회가 자발적으로 부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앞으로 국민에게 누를 끼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들은 10월 4일까지 온라인(www.christianngo.org) 서명을 받고 각 교회에 서명용지를 배포하는 방법으로 목회자와 장로 등 교회 지도자를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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