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들, 황우석때 농락당하고도 또..."
김창룡 교수, 언론들의 에어쇼사고 '살신성인 신화' 만들기 질타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가 지난 5일 어린이날 수원공군비행장에서 발생한 에어쇼 항공기 추락사고와 관련, 언론들이 정확한 사실확인 노력을 게을리하고 관급 발언에만 의존해 '살신성인 신화' 만들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꼬집고 나섰다.
그는 이번 보도태도를 황우석 사태와 비교, "황우석 사태로 그렇게 철저하게 농락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는 한국 언론이 여전히 취재원의 말에 의존하고, 일방적 주장과 추측에 회의없이 동조하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김교수, "기자들 차라리 소설을 택하라"
김교수는 8일 <미디어 오늘>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신화만들기, 영웅만들기를 즐기는 언론, '멋진 기사'로 감동을 주고 싶은 기자들은 '저널리즘' 보다 차라리 소설을 택하는 것이 낫다"며 "2006년 5월5일 어린이날 수원공군비행장에서 발생한 에어쇼 항공기 추락사고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분석하면 하나의 추측이 어떻게 사실로 변하고, 사실에서 어떻게 신화로 발전하게 되는지 극명하게 나타난다"면서 공군관계자 추측이 확대보도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김교수에 따르면, <연합뉴스> 기사를 받은 인터넷 <한겨레>, <조선일보> 등은 하나의 추측을 사실로 간주, 제목으로 뽑았을 정도로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겨레>는 "수원 비행장서 에어쇼중 곡예기 추락, 조종사 사망…관람석 추락 막으려 비상탈출 포기한 듯"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제목에서 '비상탈출 포기한 듯'이라고 추측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똑같은 <연합뉴스> 기사를 제공받은 내용의 글이 <조선일보>에 와서는 더 비약한다. "관람석 피하려 비상탈출 않고 조종간 사수한듯." 역시 추측이지만 좀더 자극적으로 표현, 직접적으로 관람석에 추락하지 않기 위해 비상탈출을 포기했음을 주장한다.
이제 이 내용은 그동안 군관련 사고에서 수도 없이 나타났던 '민가를 피하라' '살신성인' 등과 함께 어울려 <국민일보>의 쿠키뉴스 등 인터넷판에서는 아예 '조종간 붙잡고 산화…재난막은 살신성인'라는 제목으로 '신화창조의 감동 스토리'로 둔갑했다.
"황우석 사태때 그렇게 철저히 농락 당하고도..."
김교수는 이같은 기사 확대재생산이 '한 공군 관계자의 추측'에서 발전된 데 대해 언론의 직무유기를 질타했다.
김교수에 따르면, 문제는 최초로 사건을 보도한 <연합뉴스> 기사의 내용 중 "공군 관계자는 '기체에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곡예비행을 하고 있던 터라 비상탈출을 했을 경우 기체가 관람석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익명의 공군 관계자의 추측에서 비롯된다.
김교수는 "이런 익명 취재원의 일방적인 주장에 기자가 회의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보다 일방적으로 인용하는 위험한 기사쓰기를 하고 있다"며 "설혹 취재원이 '그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더라도 그 사실을 분석, 재확인해야 하는 것이 기자의 일 아닌가. 취재원의 주장을, 그것도 추정에 바탕을 둔 내용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기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김교수는 "보도의 내용을 보면 지상 400m 상공에서 사고로 곧바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과연 탈출할 수 있었는데도 기체가 관람석에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버텼는가? 아니면 돌발적 상황에서 관람석 추락과는 무관하게 산화한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보도내용이 진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경우, 저널리즘에서는 보도하지 않는 것이 정도다. 그런 도박은 책임있는 저널리즘에서는 지양해야 하기 때문"라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이후에 나타나는 글들은 그가 얼마나 훌륭한 조종사였으며 공사를 몇등으로 졸업했는지 등 미화와 찬양으로 그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죽음을, 그리고 그의 인간미를 보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황우석 사태로 그렇게 철저하게 농락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는 한국 언론이 여전히 취재원의 말에 의존하고, 일방적 주장과 추측에 회의없이 동조하는 행태는 고질적인 문제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관급 취재원에 의존하는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보도, 추측이 사실에 앞서는 보도는 선진 한국 언론의 적"이라며 "기자들이여, 제발 일방적 주장에 대해 다시 묻고, 추측을 경계하고, 사실에 충실하여 진실에 접근하라"는 주문으로 글을 끝맺었다.
그는 이번 보도태도를 황우석 사태와 비교, "황우석 사태로 그렇게 철저하게 농락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는 한국 언론이 여전히 취재원의 말에 의존하고, 일방적 주장과 추측에 회의없이 동조하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김교수, "기자들 차라리 소설을 택하라"
김교수는 8일 <미디어 오늘>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신화만들기, 영웅만들기를 즐기는 언론, '멋진 기사'로 감동을 주고 싶은 기자들은 '저널리즘' 보다 차라리 소설을 택하는 것이 낫다"며 "2006년 5월5일 어린이날 수원공군비행장에서 발생한 에어쇼 항공기 추락사고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분석하면 하나의 추측이 어떻게 사실로 변하고, 사실에서 어떻게 신화로 발전하게 되는지 극명하게 나타난다"면서 공군관계자 추측이 확대보도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김교수에 따르면, <연합뉴스> 기사를 받은 인터넷 <한겨레>, <조선일보> 등은 하나의 추측을 사실로 간주, 제목으로 뽑았을 정도로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겨레>는 "수원 비행장서 에어쇼중 곡예기 추락, 조종사 사망…관람석 추락 막으려 비상탈출 포기한 듯"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제목에서 '비상탈출 포기한 듯'이라고 추측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똑같은 <연합뉴스> 기사를 제공받은 내용의 글이 <조선일보>에 와서는 더 비약한다. "관람석 피하려 비상탈출 않고 조종간 사수한듯." 역시 추측이지만 좀더 자극적으로 표현, 직접적으로 관람석에 추락하지 않기 위해 비상탈출을 포기했음을 주장한다.
이제 이 내용은 그동안 군관련 사고에서 수도 없이 나타났던 '민가를 피하라' '살신성인' 등과 함께 어울려 <국민일보>의 쿠키뉴스 등 인터넷판에서는 아예 '조종간 붙잡고 산화…재난막은 살신성인'라는 제목으로 '신화창조의 감동 스토리'로 둔갑했다.
"황우석 사태때 그렇게 철저히 농락 당하고도..."
김교수는 이같은 기사 확대재생산이 '한 공군 관계자의 추측'에서 발전된 데 대해 언론의 직무유기를 질타했다.
김교수에 따르면, 문제는 최초로 사건을 보도한 <연합뉴스> 기사의 내용 중 "공군 관계자는 '기체에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곡예비행을 하고 있던 터라 비상탈출을 했을 경우 기체가 관람석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익명의 공군 관계자의 추측에서 비롯된다.
김교수는 "이런 익명 취재원의 일방적인 주장에 기자가 회의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보다 일방적으로 인용하는 위험한 기사쓰기를 하고 있다"며 "설혹 취재원이 '그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더라도 그 사실을 분석, 재확인해야 하는 것이 기자의 일 아닌가. 취재원의 주장을, 그것도 추정에 바탕을 둔 내용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기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김교수는 "보도의 내용을 보면 지상 400m 상공에서 사고로 곧바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과연 탈출할 수 있었는데도 기체가 관람석에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버텼는가? 아니면 돌발적 상황에서 관람석 추락과는 무관하게 산화한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보도내용이 진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경우, 저널리즘에서는 보도하지 않는 것이 정도다. 그런 도박은 책임있는 저널리즘에서는 지양해야 하기 때문"라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이후에 나타나는 글들은 그가 얼마나 훌륭한 조종사였으며 공사를 몇등으로 졸업했는지 등 미화와 찬양으로 그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죽음을, 그리고 그의 인간미를 보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황우석 사태로 그렇게 철저하게 농락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는 한국 언론이 여전히 취재원의 말에 의존하고, 일방적 주장과 추측에 회의없이 동조하는 행태는 고질적인 문제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관급 취재원에 의존하는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보도, 추측이 사실에 앞서는 보도는 선진 한국 언론의 적"이라며 "기자들이여, 제발 일방적 주장에 대해 다시 묻고, 추측을 경계하고, 사실에 충실하여 진실에 접근하라"는 주문으로 글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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