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대선자금' 김용 구속영장 청구

자금 액수-전달시간-장소 메모 확보. 이재명 "김용 결백 믿어"

2022-10-21 07: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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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해 대장동 일당에게서 8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 돈을 '불법 대선자금'으로 판단, 향후 수사는 이 대표를 향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아침 김용 부원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원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와 공모해 지난해 4∼8월 대장동 업자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로부터 4회에 걸쳐 8억4천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 가운데 김 부원장이 직접 받은 건 6억원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돈이 오간 것으로 특정된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 대선후보 경선을 준비하던 때다. 김 부원장은 경선 당시 이재명 대표 캠프에서 총괄부본부장으로서 대선 자금 조달과 조직 관리 등 업무를 담당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지난해 2월 유 전 본부장에게 '대선자금' 용도로 20억원 가량을 요구, 이 가운데 8억여원을 받은 시점에서 대장동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추가 자금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요구를 남 변호사에게 전달했고, 대장동 사업에서 1천억원의 폭리를 취한 남 변호사가 여러 차례에 걸쳐 8억원 가량의 현금을 준비해 정민용 변호사와 유 전 본부장을 거쳐 김 부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 남 변호사 측근 이모씨는 돈의 전달 액수, 시간, 장소 등을 꼼꼼히 기록한 메모를 남겼고, 검찰은 이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지난19일 아침 김 부원장을 체포하고 그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뒤, 오후에는 김 부원장의 사무실이 있는 민주당사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도 시도했으나 민주당 측 반발로 영장을 집행하지 못했다.

김 부원장은 체포직후 입장문을 통해 "대장동 사업 관련자들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체포 후 검찰 조사에서도 유 전 본부장에게 금품을 요구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동규, 남욱, 정민용 등 대장동 세력은 모두 자금 제공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재명 대표 역시 전날 "대선 자금 운운하는데 불법 자금은 1원도 쓴 일이 없다"며 "김용 부원장은 오랫동안 믿고 함께했던 사람인데 저는 여전히 그의 결백함을 믿는다"고 말했다.

만에 하나, 김 부원장이 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대선자금과는 무관한 '개인일탈'로 몰아갈 것임을 엿볼 수 있는 대응인 셈이다.

박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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