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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신당-열린당 합당, 민망한 '1당 컴백'

민주신당 일부 등 "유시민 등 친노 배제해야", 내홍 예고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이 10일 양당 간 합당을 선언, 의석 1백43석으로 1백29석의 한나라당에게 제1당을 내준 뒤 반년만에 1당 자리를 되찾았다.

그러나 반년전과 비교할 때 민주당 의원 5명이 열린우리당에 추가합류한 모양새여서, '도로 열린우리당'이란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민주당 의원 5명 가세한 형태로 1당 컴백

오충일 민주신당 대표와 정세균 당 의장을 비롯한 양당 지도부 16명은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대표회동을 갖고 오는 20일까지 통합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양당 대표가 공동으로 발표한 대통합선언문에서 이들은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은 역사와 국민의 뜻에 따라 대통합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양당은 통합의 정신과 원칙으로 ‘중산층-서민의 민생안정’, ‘사회 양극화 해소’, ‘지속가능한 발전 추구’,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및 남북평화경제공동체 건설’ 등을 제시했다.

양당은 선언문에서 “대통합정신에 입각해 일체의 지분협상과 기득권 논의를 배제한다”는 문구를 삽입해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판여론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고심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통합 방식은 법적으로는 열린우리당이 민주신당에 흡수되는 흡수합당 형식이지만 양당 지도부는 열린우리당 지분을 보장하고 정책 노선을 계승하는 당대당 통합 형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져, 선언문과 달리 '지분' 협상이 전제된 합당임을 보여주고 있다.

대의원들의 최종 추인절차를 남겨놓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오는 18일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김원웅 의원 등 극소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민주신당과 당대당 합당을 결의할 예정이다. 양당은 이어 19일 통합수임기구를 구성해 구체적인 통합절차를 밟아 20일 선관위에 합당을 신고한다는 방침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와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합당회동을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신당 내부 "유시민 등 친노세력 배제해야"

그러나 합당 과정에 상당한 진통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유시민 의원 등 골수친노 참여여부를 놓고 반발이 거세다.

민주신당에서는 이날 오후 지도부 회동 직전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반대하고 친노진영을 배제하자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강봉균, 조배숙, 양형일, 노웅래 등 민주신당 소속으원 25명은 이날 ‘대통합신당이 대통합을 이루는 조건’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우리가 천신만고 끝에 신당을 출범시킨 것은 열린우리당과 당대당 통합을 통해 도로열린우리당으로 회귀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며 “친노의 본류들이 아무런 반성 없이 합류를 허용한다면 눈가리고 아웅식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친노세력의 신당 합류 배제를 주장했다.

이들은 또 “대통합의 필요요건은 민주당의 마지막 그루터기 전부까지 아우르는 것”이라며 “선 민주당 후 열린우리당이 바람직하고 통합협상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민주당 출신 원외지역위원장단도 이날 같은 장소에서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당 대 당 합당을 분명히 반대한다”며 “열린우리당은 국민에게 국정실패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한 후 당을 해체하고 개별적으로 민주신당에 흡수 통합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유시민 등은 민주신당의 정서에 맞지 않으며 그에게 정치적 자숙을 요구한다”면서 “우리는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다시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 중대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겠다”며 유시민 의원 등 친노세력이 신당에 참여할 경우 집단탈당을 경고했다.

열린우리당도 당사수를 지지하는 당원 모임인 ‘열린우리당 지킴이연대’가 긴급회동을 갖고 임시 전당대회 표결 과정에서 흡수합당을 반대하는 표 조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당분간 양당을 합당을 둘러싼 내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친노-비노' '손학규-반손학규' 등 당 내홍 간단치 않을 듯

이같은 반발은 향후 친노-비노 세력간 갈등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친노세력은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도출해낸만큼 비노세력의 반발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신당 합당후 '손학규-반손학규' 갈등도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범여권대선주자들은 지금 내부적으로 손학규 전지사를 타깃 1순위로 정한 뒤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일각에서 '손학규 때리기'를 넘어서 '손학규 밀어내기'가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이같은 갈등이 심화될 경우 손학규 진영의 강력반발이 예상되며 만에 하나 신당과 결별할 경우 '도로 열린우리당'이란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게 확실해 신당의 앞날은 가시덤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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