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이 9일 수자원공사의 운하 보고서를 언론 보도 전인 지난 5월 31일 박근혜 캠프측 자문교수인 방석현 교수가 유승민 의원에게 보고서 존재 사실을 전달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과 관련, 이명박계 정두언 의원과 박근혜계 유승민 의원이 날선 공방을 벌였다.

정두언 의원은 “드디어 경부운하보고서 유출경로의 일단이 드러났다”며 “추가 수사과정에서 명백한 진실이 드러나길 기대하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도 동 문건이 박 전 대표 캠프에 흘러들어간 것이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여러분들은 아시겠지요? 유승민 의원이 왜 그렇게 난리를 쳤는지? 저는 그가 의원직을 걸자고 난리를 피울 때부터 의아스러웠다”며 “저는 그 사람 이름도 얘기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나왔다. 도둑이 제발 저리다는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는 것”이라고 유 의원을 비난했다.

그는 “이제 사실이 거의 드러난 마당에 유승민 의원과 박근혜 후보는 진실의 전모를 밝히고 당원과 국민 앞에 사과를 해야 한다”며 “저는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지는 않겠다. 진실을 밝히기를 바랄 뿐”이라고 유 의원과 박 후보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유 의원은 “본 의원은 5월 31일, 경부운하에 대한 2차 기자회견을 하려고 준비하던 중 캠프 외곽 자문교수단의 한 분인 방석현 교수로부터 보고서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당시 수자원공사 보고서가 존재한다는 소문이 이미 여러 곳에 퍼져 있었고, 본 의원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듣던 보고서 이야기를 방교수로부터 다시 확인했던 것”이라고 경찰 수사결과를 시인했다.

그는 “본 의원은 현 정권 통제하에 있는 수자원공사 등이 야당 예비후보의 공약인 경부운하에 대하여 그런 보고서를 작성했다면, 그 동기가 결코 순수하지 못하다고 판단하였다”며 “따라서 본 의원은 5월 31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수자원공사 등 3개 기관이 경부운하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만약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가 될 경우에 이 보고서로 야당후보를 공격하려는 의도가 의심되기 때문에 수자원공사 등은 당장 투명하게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정 의원을 겨냥, “‘특정 캠프의 모 의원이 보고서를 입수, 변조해서 언론사에 흘렸다’는 주장이 완전 거짓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정두언 의원은 본 의원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아울러 이명박 후보 캠프는 더 이상 덮어씌우기를 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