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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열심히 싸운 당신' 이제 떠나라"

"정치권 '잿밥 싸움'에 절이 무너질 판" "심판 국민이 맡자"

박근혜 선대위의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에 대해 거듭 러브콜을 보내면서 또 한명의 '영입하고 싶은 사람'을 거명했다. 과거 이회창 대선캠프의 싱크탱크였던 윤여준 전 장관이었다.

홍 위원장은 윤 전 장관에 대해 “윤여준 장관은 굉장히 멀리 보는 사람”이라며 “경선은 본선으로 가는 과정이다. 경선이 끝난 뒤 본선으로 가는 연결동작이 부드러워야 한다. 그 과정을 윤 전 장관이 맡는 것이 필요하다”고 노골적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지금 윤여준 전 장관이 (박근혜 캠프를) 도와주면 바랄나위 없이 좋겠지만... 세상이 어디 내 욕심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거듭 윤 전장관에게 지원을 호소했다.

일반에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나 정치권에서 윤 전장관이 차지하는 위상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윤 전장관은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때 오세훈 후보 선대본부장을 맡아 돌풍을 만들어내는 등 정치권에 강한 인상을 심어와 정계의 '장자방'으로 통한다.

정가의 '장자방' 윤여준, 카페 문 열다!

이처럼 대선정국하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윤 전장관이 지난 3일 '생활정치'를 기치로 인터넷상에 '윤카페'라는 자신의 블로그를 개설, 정가 안팎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카페를 오픈하며 향후 그의 행보를 감지케 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현 정치권을 혹독하게 질타했다.

그는 글 서두에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2002년 대선 캐치프레이즈를 상기시킨 뒤, "이 말을 들을 때는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보다 대통령 대접까지 해주겠다는데 누가 싫어하겠습니까. 아, 그런데 우리가 깜빡한 게 있지요. 이게 정치인의 말이라는 걸 잊었던 것입니다"라며 "지금까지 대통령 대접 받아본 적 있습니까? 정치가 눈물을 닦아주던가요? 툭하면 혼나고 훈계 듣고 때로는 협박까지 당하지 않았나요? 눈물을 닦아 주기는커녕 외면하지 않았나요? 그들의 말을 믿었던 대가는 매우 혹독했습니다. 한국에서 정치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란 이렇게 힘들고 짜증나고 괴로운 일"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요즘 와서 다시 비슷한 말이 들려옵니다. 때가 됐다는 뜻이지요. 오는 12월의 타이틀 매치가 바로 그것입니다"라며 "오는 12월의 타이틀 매치를 앞두고 지금 예선전이 한창입니다. 한쪽에서는 이종격투기, 또 한쪽에서는 프로레슬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게 진짜 스포츠 게임이라면 사람들에게 즐거움이라도 주겠지만 정치판의 게임들은 ‘짜증’을 지치지도 않고 생산해내는 제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 놈의 ‘잿밥’ 차지하겠다고 치고받다가 아예 밥그릇 깨지고 절이 무너질 지경이 아닌가요? 만약 이렇게 된다면 결국 또 피 보는 건 국민들일 테니 또 갈수록 힘들고 불안해질 수밖에 없지요"라고 작금의 정치권을 싸잡아 질타했다.

그는 이어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게임의 룰을 새로 만들고 심판을 바꿔보면 어떨까요? 지금까지는 자기들끼리 경기 규칙을 정하고 자기들끼리 심판을 봐왔던 것을 이제 우리가 직접 맡자는 겁니다"라며 "이제부터는 우리의 선수들이 잿밥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오히려 ‘염불’을 더 잘하도록 하자는 겁니다. 그래도 옛날 버릇을 못 고치고 반칙하거나 불성실한 선수에게는 가차 없이 레드카드를 꺼내야지요. ‘열심히 싸운 당신’은 이제 그만 떠나라구요"라고 '주권재민 운동'을 제안했다.

"기업은 약자를 보호하지 않으나 국가는 약자를 보호해야"

윤 전장관은 이같은 나름의 새로운 정치실험 선언을 한 뒤 20~40대 5명과 토론회를 갖고 그 내용을 소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여기서 작금의 '네거티브 공방'과 관련, 나름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건전한 네거키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선거 때 네거티브라는 게 우리나라만 하는 건 아니지요. 미국도 하잖아요. 그런데 미국의 선거 전문학자들이 오랜 세월 연구한 결과 유권자가 투표장에 들어가서 투표용지를 딱 받아 들고 찍으려고 하는 순간에 무엇이 가장 의식에 남느냐 하면 네거티브가 남는다는 거에요. 그래서 미국 선거에서도 네거티브가 중요하다고 하는 거에요"라며 "다만 그 나라는 없는 사실을 허위로 만들거나 있는 사실을 고의적으로 왜곡하는 건 못하죠. 그거 했다가는 완전히 후보 자체가 매장당하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 대선 때만 보더라도 허무맹랑한 거, 완전히 거짓말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서 했잖아요"라며 "이게 진실이냐 아니냐 밝혀지는 건 한참 후에나 있는 일이고 당장엔 사람들이 그게 사실이라고 생각하니까 선거에 영향을 주지요. 그런데 이게 나중에 당사자들만 가벼운 처벌 받지 큰 문제가 안돼요. 그렇게 거짓말해서 당선된 사람은 당연히 당선 무효가 되든가 뭐 그런 게 있어야만 안 할 텐데 그런 게 없단 말이죠. 당사자만 자기 보스를 위해서 희생했다는 식으로 정치권에서는 아름답게 비춰지기까지 해요. 조폭 문화가 있어서 그런지…. 그런 정치 풍토가 문제지요"라고 힐난했다.

그는 '이명박 돌풍'의 근원인 'CEO대통령론'과 관련해선 "기업은 약자를 보호하지 않지요. 이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그게 당연하죠. 국가는 약자를 보호해야 하죠. 중요한 포인트죠"라고 날카로운 지적을 한 뒤, "그렇지만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업의 태도를 좀 배워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정치권에 대해 '달라진 시대에 달라진 야당, 달라진 여당'의 모습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전에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하는 과정에서 여야 관계라는 게 대결구도였고 야당은 무조건 집권세력에 반대만 하면 소임을 다하는 것으로 그렇게 국민이 평가해줬잖아요. 박수 쳐 주고. 웬만한 과오는 눈감아주고 그래왔는데 한국사회가 민주화되고 나서는 야당의 역할이 아주 힘들어졌다고 생각해요"라며 "저는 16대 국회 4년 동안 야당 의원 생활을 했습니다. 그 때 보니까 야당이 과거처럼 여당하고 싸우면 왜 자꾸 싸움만 하느냐고 국민이 비난해요. 그런데 여당하고 협력하면 야당이 왜 그렇게 기력이 없냐 야당다운 야당을 해야지 하며 비난해요. 상충되는 두 개의 요구를 동시에 한다구요. 야당다운 야당을 해라, 싸우지 마라. 어떻게 안 싸우고 야당다운 야당을 합니까? 그래서 야당은 곤혹스러운 거에요. 양 쪽을 다 충족시킬 수도 없고 다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보기에는 지금까지 야당의 지도부가 그런 시대의 변화에 맞는 야당상이 무엇이며 투쟁방식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덜 했다고 봅니다. 앞으로 집권당은 대통령과 당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일이 될 것이고 야당은 국민의 이 상충된 요구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자신이 지향하는 정치상과 관련, "우리보다 앞서 가는 나라들에서는 이미 80년대 중반에 이제 이데올로기 정치 시대는 끝났고 ‘생활정치의 시대’가 왔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얼마 안 가서 베를린 장벽 무너지고 소비에트 연방 해체되고 영국 같은 데는 제3의 길로 갔잖아요. 그걸 보면서 시대의 변화를 절실히 느꼈지요"라며 "우리나라는 여전히 분단 상황이고 동북아의 냉전구도라든지 우리 사회의 대결적 구도 등으로 여전히 과거 정치에 묶여 있지만 이제 생활정치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생활정치란 거창한 거대 담론, 말하자면 좌냐 우냐 보수냐 진보냐 이런 걸 떠나서 어떤 것이 실지로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느냐를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제시하는, 그래서 국민생활을 편안하게 해주는 정치를 뜻한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이제는 국민 생활을 보살피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보는데 아직은 우리나라 정치가 그렇게 못 가고 있잖아요. 생활 정치는 삶의 정치라고도 표현하죠"라며 자신의 지론인 '삶의 정치'를 주장했다.

과연 정치권의 러브콜과는 자못 다른 행보를 시작한 윤 전장관이 향후 자신이 선언한 '정치권 감시자'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 관심 갖고 지켜볼 일이다.

윤여준 전 장관이 현재의 혼탁한 대선운동을 질타하며 카페를 개설, 그의 향후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윤 전장관의 카페 오픈 글 전문.

윤여준의 카페 오픈 글

"국민이 대통령입니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이 말 기억하시죠? 불과 몇 년 전에 들은 말이고 또 여러 번 들었던 말이니까요. 이 말을 들을 때는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보다 대통령 대접까지 해주겠다는데 누가 싫어하겠습니까.

아, 그런데 우리가 깜빡한 게 있지요. 이게 정치인의 말이라는 걸 잊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대통령 대접 받아본 적 있습니까? 정치가 눈물을 닦아주던가요? 툭하면 혼나고 훈계 듣고 때로는 협박까지 당하지 않았나요? 눈물을 닦아 주기는커녕 외면하지 않았나요? 그들의 말을 믿었던 대가는 매우 혹독했습니다. 한국에서 정치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란 이렇게 힘들고 짜증나고 괴로운 일입니다.

요즘 와서 다시 비슷한 말이 들려옵니다. 때가 됐다는 뜻이지요. 오는 12월의 타이틀 매치가 바로 그것입니다. 도대체 국가는 왜 생겨났으며 정치는 왜 필요할까요? 별별 정치학 이론을 다 감안해도 결론은 명확하게 단 한가지입니다. 국민 잘 살게 해주기 위해 있는 거지요. 보수는 뭔 말이고 또 진보는 뭘 하라는 건가요? 방법상의 차이일 뿐 목적은 언제나 동일합니다.

우리는 일찍이 나라를 세웠고 정치는 넘쳐났으며 보수도 겪어봤고 진보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국민의 삶은 점점 더 힘들어 지기만 했습니다. 민주, 개혁, 선진, 평화, 안정 …. 우리의 미래를 약속하는 깃발들이 사방에서 펄럭이고 있는데, 왜 국민들의 마음은 점점 더 불안해지기만 하는 걸까요.

오는 12월의 타이틀 매치를 앞두고 지금 예선전이 한창입니다. 한쪽에서는 이종격투기, 또 한쪽에서는 프로레슬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게 진짜 스포츠 게임이라면 사람들에게 즐거움이라도 주겠지만 정치판의 게임들은 ‘짜증’을 지치지도 않고 생산해내는 제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 놈의 ‘잿밥’ 차지하겠다고 치고받다가 아예 밥그릇 깨지고 절이 무너질 지경이 아닌가요? 만약 이렇게 된다면 결국 또 피 보는 건 국민들일 테니 또 갈수록 힘들고 불안해질 수밖에 없지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게임의 룰을 새로 만들고 심판을 바꿔보면 어떨까요? 거창하게 말해보자면 ‘패러다임 쉬프트’, 혹은 ‘파워 쉬프트’를 해보자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자기들끼리 경기 규칙을 정하고 자기들끼리 심판을 봐왔던 것을 이제 우리가 직접 맡자는 겁니다.

주. 권. 재. 민(主權在民)!

너무 들어본지 오래된 말이라서 실감이 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헌법에 분명히 나와 있습니다. 나라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국가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말입니다. 우리가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우리의 권리를 찾아 쓰겠다는데 누군가 헌법소원할 일은 없겠죠?

그래서 이제부터는 우리의 선수들이 잿밥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오히려 ‘염불’을 더 잘하도록 하자는 겁니다. 그래도 옛날 버릇을 못 고치고 반칙하거나 불성실한 선수에게는 가차 없이 레드카드를 꺼내야지요. ‘열심히 싸운 당신’은 이제 그만 떠나라구요.

이 카페가 생긴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가 상상만 했던, 하지만 아직은 이루어지지 않았던, 그러나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하는 일들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보자구요. 이곳은 여러분의 카페입니다. 생각이 모아지고 뜻이 합쳐지면 우리가 정치를 바꾸고 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 윤여준
박태견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5 10
    말이안돼

    윤여준은 실패한 책사일 뿐
    어떻게 두번의 큰 게임에서 패한 책사를 장자방 어쩌구저쩌구할 수 있습니까.
    말이 안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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