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지사, 김근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27일 오전 3자 회동을 갖고 범여권 대선후보연석회의를 조기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3자 회동에 배석한 우상호 의원은 “세 분은 작은 차이를 뛰어넘는 대통합으로 가야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현존하는 정치세력, 시민사회를 포괄하는 범민주개혁세력 진영의 대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우 의원은 또 “후보자연석회의는 대통합을 위해 매우 중요한 매개체이기 때문에 가능한 빠른 시일안에 이를 추진하기로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만난 세 사람은 김근태 전 의장이 제안한 대통합 정신을 높이 평가하며 범민주개혁진영의 대통합을 위한 서로간의 협력을 다짐했다.

3자회동을 제안한 김근태 전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대의통천(大義通天)의 자세로 결단한 손 전 지사나 대통합을 위해 헌신하는 정 전 의장께 감사하다”며 “이제는 국민 경선의 장(場)이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엊그제 국민경선추진위가 창설됐다. 두 분을 포함해서 모든 후보들의 힘과 정성이 모아지길 바란다”며 “나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통합 얘기가 나온 것은 여섯 달이 넘었지만 그 동안 국민들에게 한 번도 감동을 못 드렸다”며 “유일하게 김근태 전 의장께서 살신성인의 자세로 대통합의 길을 열고 계신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국민경선과 관련해선 “지금 한나라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전투구, 진흙탕 경쟁이 아니라 공정하고 축제 같은 경선이 될 때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며 “불쏘시개 정신이면 대통합도 이뤄낼 수 있고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희망도 다시 주워 올릴 수 있고 새로운 기대를 국민들께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역시 김근태 전 의장의 대통합 제안을 ‘김근태 정신’이라고 추켜올리며 “근래 국민들이 가장 감동한 정치적 사건”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범여권 대통합 참여가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조언이 있었지만 김 전 의장의 결단을 보면서 저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이제 단순히 정파간에 이합집산이나 정치적인 개인들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국민이 크게 하나로 대통합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사람이 걷고, 두 사람이 걷고 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따라 걸으면 큰 길이 된다”며 “오늘은 길을 내기 위한 자리이자, 국민 모두가 같이 갈 수 있는 큰 길을 여는 첫걸음이다. 김 의장이 앞장서면 열심히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열린우리당의 대통합신당, 민주당-통합신당의 통합민주당 등 여러 갈래로 나눠진 범여권의 정계개편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