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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공작정치중단규탄대회 '썰렁'

당직자 제외하곤 의원 참석률 저조, 당원들도 1백여명 뿐

한나라당이 집권세력의 공작정치 중단을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열었지만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의 기싸움 때문에 정작 당 행사는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22일 오후 염창동 당사에서 공작정치 규탄대회를 열고, 한나라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불과 2백여명의 당원들만 참석해 '규탄대회'라는 행사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재섭 대표를 비롯, 이재오 최고위원, 한영 최고위원, 김형오 원내대표, 황우여 사무총장, 이강두 중앙위 의장, 안상수 공작정치저지범국민투쟁위원장, 박계동 전략기획본부장, 김학송 홍보기획본부장, 이병석 원내수석부대표, 나경원 대변인, 박재완 대표비서실장,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 김기현 제1정조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러나 당직을 맡고 있지 않은 의원들의 참석률은 저조했다. 이명박 캠프 진영에선 진수희 캠프 대변인과 차명진 의원 정도가 참석했고, 박근혜 캠프 진영에선 허태열 의원, 김재원 캠프 대변인, 안홍준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외 최구식, 신상진, 박진, 정희수 의원 정도가 행사장을 찾았다.

김재원 박근혜 캠프 대변인은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작정치를 분쇄하자고 하는 당 행사이기 때문에 참석하게 됐다"며 "현재 이명박 후보 쪽으로 향하고 있는 칼날이 우리 쪽으로 넘어올 수도 있는 것이니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캠프 내에서 '행사 보이콧' 목소리까지 나온 것에 대해 "이명박 후보 측이 박근혜 후보와 여당이 공모를 한다고 했는데 이 행사가 이명박 후보 측의 그런 의도대로 끌려 가고, 그런 행사에 우리가 참석하면 우습지 않냐는 뜻에 한 말"이라며 "행사가 시작되기 전 그런 부분에 대한 양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명박 캠프의 진수희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바깥의 적에 대해 함께 투쟁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 칼날이 언제 그 쪽(박근혜 캠프)으로 향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당직자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박사모나 MB연대 등의 팬클럽이 아니라 지구당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당원들"이라며 "최근 분위기상 이런 행사에서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의 세 대결 양상이 보일 수도 있고 충돌 우려도 있어 서로 참석을 자제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규탄대회에서 결의문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앞장서서 선거법을 무력화하면서 선대본부장을 자처하고 정부 부처뿐 아니라 국책연구기관까지 공작정치에 총동원하는 신종 관권선거를 획책하고 있다"며 "민의를 왜곡하는 공작정치는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난했다.

결의문은 또 ▲대통령은 공정한 대선관리를 위해 중립내각을 구성하고, 관권선거, 음침한 공작정치의 검은 손을 즉각 거두어라 ▲집권세력은 면책특권을 활용한 허위폭로행위와 야당후보에 대한 음해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선관위는 더이상 좌고우면하지말고 공정한 대선관리와 엄정한 법집행을 하라 ▲검찰은 여권의 불법적인 자료입수 경위와 정치공작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하고 엄벌하라고 요구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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