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선, 조직은 '맹형규', 여론은 '오세훈'
홍준표 후보측도 "대의원표는 우리가 우세" 주장
현재 판세는 50%가 반영되는 국민선거인단과 여론조사는 오세훈 후보가 다소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맹형규-홍준표 후보 모두 인정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나머지 50%를 차지하는 당원과 대의원의 표심이다. 이들 조직표는 오래 전부터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하며 표밭을 다져온 맹형규 후보가 가장 우세한 가운데 홍준표 후보가 뒤를 잇고 있다는 평가가 높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 열린우리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인 강금실 후보에게 한나라당 후보로 오세훈 후보가 나선다면 압도적으로 이긴다고 나오기 때문이다.
조직표는 역시 맹형규
이 같은 분위기에서 막판 대의원과 당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노력이 진행됐다. 한나라당 서울특별시당이 주최한 경선후보 정책토론회가 22일 마포문화센터에서 열린 것이다.
이번 토론회는 그동안의 방송 토론회와는 달리 투표권을 지니고 있는 서울지역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후보 및 대의원단이 모두 참여했기 때문에 관심을 끌었다. 후보들의 토론이 표심에 직접 반영되는 자리이기 때문.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는 "지난 대선 때 강북에서 41만표가 뒤지는 바람에 졌다"며 "강북 21개 구청을 모두 한나라당 정서로 바꿔 차기 대선에서 서울 표 55%를 획득, 집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이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돼야 할 이유를 밝혔다.
오세훈 후보는 "맹형규 선배는 덕장이고 홍준표 선배는 용장으로 불리는 등 한나라당의 보물"이라고 두 후보를 치켜세우면서 "용장, 덕장, 지장도 못되는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두 후보의 실력, 품성에 비해 너무 일찍 경선 레이스가 시작돼 지지율이 제대로 안 나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맹형규 후보는 "이명박 시장이 청계천 복원, 서울 숲 조성 등으로 서울에 희망의 불씨를 심었다면 저는 이를 희망의 불꽃으로 피워낼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고 나라를 찾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가 진행된 마포문화센터는 세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모인 당원, 대의원들로 움직일 틈이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이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말을 꺼낼 때마다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성원을 보내기도 했다.
토론장 주변의 분위기로만 살펴봤을 때 '조직표'는 역시 맹형규 후보쪽이 다소 유리해 보였다. 여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오세훈 후보를 연호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세후보 모두 자신의 승리 다짐
오세훈 후보의 지지를 선언하며 서울시장 경선후보에서 사퇴한 박계동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상황이 오세훈 후보에 유리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은 맹-홍 두 후보측에서 동원된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30~40대와 여성층은 오세훈 후보의 지지율이 높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현재 여론조사 결과 오 후보가 강금실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기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 같은 여론의 움직임을 한나라당이 따르지 않을 경우 역풍이 거셀 것"이라며 "40% 이상의 투표율만 된다면 시뮬레이션을 해봤을 때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맹형규 후보측은 "근소한 차이로 이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토론회장에서 기자와 만난 맹 후보측은 "언론에서 운영위원장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15(맹)대 4(홍)대 4(오)로 나왔는데 이 결과가 현재 당원들의 분위기"라며 "현재 당원들의 분위기는 이처럼 좋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다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근소한 차이로 경선에서 이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홍준표 후보측 역시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기자와 만난 홍 후보측은 "대의원표는 우리가 우세하다고 본다"며 "현재 여론조사를 통해 알려진 것과 발언을 하지 않고 있는 당원협의회 등의 밑바닥 정서는 다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홍 후보측은 또 "이명박 시장이 2년 이상 서울시장을 준비하면서 성과를 냈고 차기대선까지 도전하는 것처럼 가장 준비가 잘 된 후보가 홍준표 후보라는 것을 당원들이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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