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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경선 불참후 9~10월 대반격'?

'경선 불참' 승부수 해석 난무, 이명박 지지율 하락시 반격

박근혜 전대표가 '강재섭 중재안' 거부 입장을 밝히며 중재안 처리 강행 시도시 '경선 불참'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정가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박 전대표의 노림수가 뭐냐는 의문.

박 전대표는 11일부터 공식일정을 일체 접고 장고에 들어감으로써 강재섭 중재안 강행 처리시 자신의 말을 실행에 옮길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박근혜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도 이날 "전국위에서 중재안 통과시 경선에 불참한다는 것이 캠프의 공식입장"이라고 못을 박았다.

여야 "박 전대표, 경선 불참후 이명박 지지율 떨어지면 후보교체 주장"

이와 관련, 여야 정치권에서는 각종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분석의 공통점은 박 전대표가 경선을 불참하더라도 한나라당을 탈당하지는 않고, 대반전의 기회를 노릴 것이라는 것.

한나라당 무계파인 김정훈 의원은 11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강재섭 중재안을 "최악의 외통수"라고 비판한 뒤, 박 전대표의 '경선 불참' 경고와 관련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이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한 부분을 주목한다”며 “그 부분은 곧 경선 불참을 선언하고 후보가 결정되고 나서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뜻 아니겠나? 그러다 이 전 시장이 범여권 후보도 부상하고 아울러 검증공세에 시달리면서 지지율 조정현상이 나타나면 당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던 박 전 대표 진영이 대거 '후보교체론'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럴 경우 박 전대표는 경선에 참여한 것도 아니니, 출마한다고 해도 선거법에 걸리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며 "마치 2002년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 꼴인 셈으로 민주당내 반노진영이 후단협(후보단일화협의회)을 만들어 마구 흔들어 제낀 것처럼 한나라당도 그런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최악의 경우 박 전 대표가 독자 출마 카드까지 꺼내 들 수 있으나 이는 정말 한나라당 필패 카드라 당을 아끼는 박 전 대표가 거기까지는 안할 것이라 믿는다”고 독자출마 가능성은 낮게 봤다.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도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박근혜 전대표의 행보에 대해 범여권의 관심도 지대하다"며 "정가에는 박 전대표의 '9~10월 대반격설'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대반격설의 요지는 경선 불참후 일체의 활동을 접고 이명박 전시장의 대선행보를 차갑게 지켜보다가 오는 9~10월께 이 전시장에 대한 범여권의 검증 공세가 본격화해 이 전시장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보수진영에 위기감이 팽배할 때 후보 교체론을 제기하며 다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상당히 설득력 있는 분석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선 불참'이란 승부수를 던진 뒤 공식일정을 중단한 박근헤 전 한나라당 대표가 11일 오전 삼성동 자택으로 나서고 있다. 특유의 승부사적 표정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2002년도 허주 '이회창 후보교체' 주장

박 전대표의 '경선 불참'을 대반격을 위한 일보 후퇴로 분석하는 데 대해 여야 상당수 의원들은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박 전대표의 최대강점이자 약점은 충성도가 높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박 전대표는 한번도 지지율이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20%선은 확실히 유지하고 있다. 박 전대표가 경선 불참을 선언하더라도 좀처럼 흩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박근혜 진영의 자신감이다.

박 전대표가 경선에 불참하면 이명박 전시장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만석꾼이 쌀 한섬 더 얻으려다가 경선을 망쳤다"는 홍준표 의원식 비난공세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박근혜 캠프측은 범여권이 전열을 정비해 이명박 검증 공세를 본격화하고, 범여권주자가 출현하면 호남 등의 이명박 지지층이 이탈하면서 이 전시장 지지율이 상당히 빠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럴 경우 보수진영내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2002년 '이회창 대세론'이 무너질 때와 같은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2002년말 극적인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가 이뤄지면서 '이회창 대세론'은 처참히 무너져내렸고, 당시 고 김윤환 의원 같은 경우는 '이회창 교체론'을 주장하며 박근혜 전대표를 대안으로 거명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는 박 전대표에게 아무런 조직도 없던 까닭에 현실화될 수 없었으나, 지금은 박 전대표도 막강한 조직력을 구축하고 있는만큼 상황이 다르다는 게 캠프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여기에다가 박 전대표가 김대중 전대통령과 극적인 '영호남 연합'을 구축할 수 있을 경우 집권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같은 전망은 아직까지는 어디까지나 일개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15일 상임 전국위원회에서 과연 강재섭 중재안이 통과될 지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 한가지 분명한 것은 박 전대표의 '경선 불참'은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 고도의 정치적 승부수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김홍국,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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