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가 경찰로부터 수사자료를 넘겨받은 지 하룻만인 10일 오전 김 회장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 김회장 사건에 대한 검찰의 강력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검찰 "김승연 회장 영장 청구했다"

검찰은 9일 오후 7시50분께 서울경찰청이 넘긴 김 회장 등 사건 관련자들의 수사 기록을 밤 사이 검토한 뒤 10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철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경찰 수사기록을 통해 피의자별 공모, 가담 여부, 범행 장소별 분담 내용, 피의자별 구체적 소명 자료, 구속의 필요성, 상당성 등을 검토한 결과 김 회장과 경호과장 진모씨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고 나머지 피의자는 불구속 또는 보완수사를 지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회장과 진 과장에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흉기 등 사용 폭행ㆍ흉기 등 사용 상해ㆍ공동 감금ㆍ공동 폭행ㆍ공동 상해, 형법상 업무방해 등 경찰이 영장에 적시한 6가지 혐의를 모두 그대로 적용했다.

김 회장이 구속되면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되며 경찰에서 최대 10일 추가 수사를 할 수 있다.

한화 당황, 검찰-청와대 처벌 의지 강력

그동안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사전 구속영장 청구에 반대해온 김회장측 변호인단은 검찰의 신속한 구속영장 청구에 크게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김 회장 사건을 대하는 검찰 분위기가 예상보다 강경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검찰외에 청와대의 처벌 의지도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한화측을 당혹케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번 사건이 지난달 24일 언론을 통해 최초로 공개된 직후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이 직접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며 관계당국에 김 회장에 대해 예외없는 '원칙적 대응'을 주문했다.

청와대는 또한 김 회장 사건과 별도로, 늑장수사 의혹을 사고 있는 경찰에 대해서도 명백한 진상 규명을 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을 긴장케 하고 있다.

대기업 회장이 폭력행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법원이 김 회장에 대한 영장을 발부할 경우 김 회장은 재벌총수로 세번이나 구속되는 불명예스런 진기록을 남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