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전 서구을 지역 합동 지원유세가 결국 무산됐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당초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대전 서구을 지역에 당력을 집중키로 하고, 오는 19일 대전시당에서 최고위원회를 여는 동시에 두 유력 대선주자에게 합동 지원유세를 부탁했었다.

그러나 이 같은 당의 방침에 이명박 전 시장 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원래의 일정대로 하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합동 지원유세는 결국 무산됐다.

박재완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은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번 대전을 방문했을 때 현지에서 최고위원회도 열고 대선주자들의 공동유세를 해 달라는 건의가 있어 검토를 했는데, 어제(16일) 대전 현지에서 회의를 한 후 '지도부가 총출동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는 전달해 왔기 때문에 공동유세는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조해진 이명박 캠프 공보특보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에서 공동유세를 계획한다고 해서 좋다고 대답했다"며 "우리는 일정도 조정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이정현 박근혜 캠프 공보특보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처음 요청이 왔을 때 원래의 일정이 있어 일정대로 하겠다고 했다"며 "당에서 다시 연락이 와서 후보측이 공동유세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보궐선거일 뿐인데 지도부와 대선주자 전체가 다 모여서 그러는 것은 보기에도 안 좋다"며 "(지역민심을) 쓸 데없는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이에 19일 대전시당에서 갖기로 했던 최고위원회의도 취소했다.

한편 이명박-박근혜 두 유력 대선주자간 기싸움은 다른 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오는 19일 동시에 전남 무안.신안 지역 지원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전남 무안.신안 지역의 강성만 한나라당 후보자 측은 "두 사람이 같은 날 내려오니 공동유세를 하는 것이 어떤가"라고 제의했으나, 이 같은 계획 역시 이명박 전 시장 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원래 일정대로 하겠다"고 밝혀 무산됐다. 강성만 후보 측은 이에 "두 사람이 같은 날 내려오는데 비슷한 시간에 따로 유세를 하는 것은 모양새가 안 좋으니 시간을 바꿔달라"고 요청했지만 두 후보는 원래 예정대로 일정을 끌고 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