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 '2차 탈당' 초읽기
4.25재보선 전후 예상, 열린당과 통합신당 '제2당' 쟁탈전
열린우리당내 기류가 심상치 않다.
열린당의 두가지 잿빛
오는 14일 열린당은 전당대회 두달째를 맞는다. 25일에는 재보선을 치뤄야 한다. 상황은 둘다 잿빛이다.
정세균 당의장은 2.14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뽑힌 뒤 석달내 '통합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전은 전무한 상태다. 김혁규, 김두관, 한명숙 등 친노진영 인사들만 대선출마를 준비하고 있을 뿐이다. 이밖에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도 이해찬, 유시민 등 친노인사들 뿐이다. 나머지는 열린당쪽을 아예 쳐다보지조차 않고 있다.
외부인사들이 열린당을 외면하는 이유는 4.25 재보선 공천결과만 봐도 확연하다. 55개 선거구 가운데 열린당이 후보를 낸 지역은 14곳에 불과하다. 국회의원 재보선 3곳중에선 1곳만 후보를 냈다. 반면에 한나라당은 50곳에 후보를 냈다. 열린당의 초라한 현주소다. 열린당 일각에선 2005년이래 한번도 선거에서 이기지 못한 '40대 0'의 악몽이 재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당 지도부는 느긋하다. 북-미관계 급진전, 한미FTA 타결 등으로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 대통령 지지율 상승을 열린당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노 대통령이 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열린당은 아직 자신을 '여당'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다. 노 대통령 지지율은 올라도 열린당 지지율은 제자리를 맴도는 현상의 의미를 못 읽고 '착시현상'에 빠져 있는 셈이다.
꿈틀대는 '2차 탈당'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열린당 내부에서 '2차 탈당' 기류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이부영 전의장이 10일 탈당했다. 시민운동을 통해 정치를 돕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정동연 전의장은 이달 중순 '특단의 조치'를 예고했다. 탈당 예고에 다름아니다.
앞서 탈당한 천정배 의원은 김근태 전의장보고 빨리 탈당하라고 공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자칫 세명의 전직 의장이 무더기 탈당할지도 모를 상황이다. 모두 2003년 열린당 창당의 주역들이다. 이들의 집단 탈당은 열린당에게 치명적 상처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
시점은 빠르면 전당대회 두달째가 되는 오는 14일, 현실적으론 4.25 재보선 참패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근태-정동영의 고민
김근태, 정동영 전의장 모두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 전의장의 경우는 '타이밍'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의도의 햄릿'답게 명분과 실리를 극대화할 시점을 찾고 있는 것. 그러나 김근태계 내부 분위기가 간단치 않다. 수도권의 몇몇 의원들은 김 전의장 결단과 상관없이 탈당하겠다고 그를 압박하고 있다. 리더십의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정 전의장의 경우는 오래 전 탈당결심을 굳혔으나 동반탈당할 의원 숫자가 적은 대목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동영계 다수는 비례대표의원. 현역은 의외로 적고, 그들중 일부는 연초 1차탈당때 당을 떠났다. 탈당을 통해 세를 과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자칫 잠시 반짝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가 잊혀지는 '제2의 손학규'가 되지 않을까 부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을 고민케 하는 또하나 요인은 '식구들'이다. 두사람 모두 지난 수년간 상당한 규모의 '계보'를 꾸려왔고, 계보원들의 도움을 받아왔다. 따라서 본인은 대선 출마를 하지 못하고 다른 제3자를 대선후보로 옹립하더라도 '식구들'을 챙겨야 할 의무가 있다. 내년 총선때 공천을 챙겨줘야 한다는 얘기다.
'제2당 쟁탈전'
열린당 기류가 심상치 않자 청와대에도 비상이 걸렸다. 노무현 대통령은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의 사의를 일단 보류했다. 당에 복귀할 '때'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자칫 유장관 복귀가 '2차 탈당' 사태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연초 '1차 탈당'때 열린우리당은 제1당 자리를 한나라당에 내줘야 했다. 탈당예비세력들이 주장하듯 30명 규모의 '2차 탈당'이 발생하고, 그후 탈당세력들이 1차 탈당세력 및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제정파와 결합해 '통합신당'을 만든다면 자칫 '제2당' 자리마저 빼앗기고 '제3당'으로 밀려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가에선 '제3당'이 되는 정당은 연말 대선게임에서 '아웃'될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대선후보가 '기호 2번'이 돼야 '기호 1번'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경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역대대선은 양당대결 구도 양상으로 전개돼왔기 때문이다.
노대통령은 자신의 퇴임후에도 자신이 만든 열린우리당이 최소한 제2당으로 남기를 바라고 있다. 그 길만이 퇴임후 안전장치인 동시에, 퇴임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탈당파 등 비열린우리당 정파들은 반드시 '제2당' 자리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제2당' 자리를 차지하고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경합할 수 있는 대선후보를 내세우면 연말대선에서 경합을 벌이고, 설령 연말대선에서 패하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일정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열린당 '2차 탈당'의 복잡한 정치공학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양상이다.
열린당의 두가지 잿빛
오는 14일 열린당은 전당대회 두달째를 맞는다. 25일에는 재보선을 치뤄야 한다. 상황은 둘다 잿빛이다.
정세균 당의장은 2.14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뽑힌 뒤 석달내 '통합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전은 전무한 상태다. 김혁규, 김두관, 한명숙 등 친노진영 인사들만 대선출마를 준비하고 있을 뿐이다. 이밖에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도 이해찬, 유시민 등 친노인사들 뿐이다. 나머지는 열린당쪽을 아예 쳐다보지조차 않고 있다.
외부인사들이 열린당을 외면하는 이유는 4.25 재보선 공천결과만 봐도 확연하다. 55개 선거구 가운데 열린당이 후보를 낸 지역은 14곳에 불과하다. 국회의원 재보선 3곳중에선 1곳만 후보를 냈다. 반면에 한나라당은 50곳에 후보를 냈다. 열린당의 초라한 현주소다. 열린당 일각에선 2005년이래 한번도 선거에서 이기지 못한 '40대 0'의 악몽이 재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당 지도부는 느긋하다. 북-미관계 급진전, 한미FTA 타결 등으로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 대통령 지지율 상승을 열린당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노 대통령이 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열린당은 아직 자신을 '여당'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다. 노 대통령 지지율은 올라도 열린당 지지율은 제자리를 맴도는 현상의 의미를 못 읽고 '착시현상'에 빠져 있는 셈이다.
꿈틀대는 '2차 탈당'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열린당 내부에서 '2차 탈당' 기류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이부영 전의장이 10일 탈당했다. 시민운동을 통해 정치를 돕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정동연 전의장은 이달 중순 '특단의 조치'를 예고했다. 탈당 예고에 다름아니다.
앞서 탈당한 천정배 의원은 김근태 전의장보고 빨리 탈당하라고 공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자칫 세명의 전직 의장이 무더기 탈당할지도 모를 상황이다. 모두 2003년 열린당 창당의 주역들이다. 이들의 집단 탈당은 열린당에게 치명적 상처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
시점은 빠르면 전당대회 두달째가 되는 오는 14일, 현실적으론 4.25 재보선 참패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근태-정동영의 고민
김근태, 정동영 전의장 모두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 전의장의 경우는 '타이밍'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의도의 햄릿'답게 명분과 실리를 극대화할 시점을 찾고 있는 것. 그러나 김근태계 내부 분위기가 간단치 않다. 수도권의 몇몇 의원들은 김 전의장 결단과 상관없이 탈당하겠다고 그를 압박하고 있다. 리더십의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정 전의장의 경우는 오래 전 탈당결심을 굳혔으나 동반탈당할 의원 숫자가 적은 대목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동영계 다수는 비례대표의원. 현역은 의외로 적고, 그들중 일부는 연초 1차탈당때 당을 떠났다. 탈당을 통해 세를 과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자칫 잠시 반짝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가 잊혀지는 '제2의 손학규'가 되지 않을까 부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을 고민케 하는 또하나 요인은 '식구들'이다. 두사람 모두 지난 수년간 상당한 규모의 '계보'를 꾸려왔고, 계보원들의 도움을 받아왔다. 따라서 본인은 대선 출마를 하지 못하고 다른 제3자를 대선후보로 옹립하더라도 '식구들'을 챙겨야 할 의무가 있다. 내년 총선때 공천을 챙겨줘야 한다는 얘기다.
'제2당 쟁탈전'
열린당 기류가 심상치 않자 청와대에도 비상이 걸렸다. 노무현 대통령은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의 사의를 일단 보류했다. 당에 복귀할 '때'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자칫 유장관 복귀가 '2차 탈당' 사태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연초 '1차 탈당'때 열린우리당은 제1당 자리를 한나라당에 내줘야 했다. 탈당예비세력들이 주장하듯 30명 규모의 '2차 탈당'이 발생하고, 그후 탈당세력들이 1차 탈당세력 및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제정파와 결합해 '통합신당'을 만든다면 자칫 '제2당' 자리마저 빼앗기고 '제3당'으로 밀려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가에선 '제3당'이 되는 정당은 연말 대선게임에서 '아웃'될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대선후보가 '기호 2번'이 돼야 '기호 1번'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경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역대대선은 양당대결 구도 양상으로 전개돼왔기 때문이다.
노대통령은 자신의 퇴임후에도 자신이 만든 열린우리당이 최소한 제2당으로 남기를 바라고 있다. 그 길만이 퇴임후 안전장치인 동시에, 퇴임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탈당파 등 비열린우리당 정파들은 반드시 '제2당' 자리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제2당' 자리를 차지하고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경합할 수 있는 대선후보를 내세우면 연말대선에서 경합을 벌이고, 설령 연말대선에서 패하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일정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열린당 '2차 탈당'의 복잡한 정치공학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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