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박지성 "영표형 미안", 이영표 "잘했다"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맞대결서 이영표 결정적 실수

아드보카트 감독이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두 명의 '코리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과 이영표가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박지성의 완승이었다. 그러나 승리한 박지성에게나 본인의 실수로 승리를 헌납한 이영표에게도 이 날의 경기는 '잔인한 승부' 그 자체였다.

지난 17일(한국시간) 화이트 하트레인구장에서 벌어진 2005-200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튼햄 핫스퍼(홈)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원정)에서 맨체스터가 전반에만 두 골을 몰아친 웨인 루니의 활약을 앞세워 후반에 한 골을 만회한 토튼햄을 2-1로 물리쳤다.

지난 10월 22일 맨체스터의 홈구장인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두 팀간의 올시즌 첫번째 맞대결에서는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었다.

특히 맨체스터의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장한 박지성은 토튼햄의 왼쪽 윙백 이영표와 전후반 90분 내내 맞대결을 펼치며 각자의 소속팀의 승리를 위해 한치의 물러섬 없는 대결을 펼쳐 TV를 시청하는 국내 팬들 뿐만아니라 현지 언론도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

그러나 경기결과는 두 선수에게 너무나 대조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맨체스터가 전반 8분 터진 루니의 골로 1-0 으로 앞서가던 전반 36분. 토튼햄 진영에서 이영표가 걷어낸 공이 박지성의 다리를 맞고 떨어지자 이영표가 다시 공을 잡아 전방으로 걷어내기 위해 중앙으로 드리블해 가던 중 킥을 할 방향을 잡기위해 머뭇거리던 사이 뒤에 따라붙어있던 박지성이 다리를 뻗었다.

박지성의 발은 이영표가 소유한 공에 닿았고 이영표는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심판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박지성의 발에 터치된 공은 그대로 문전의 루니에게 연결되었고 챤스를 놓치는 법이 없는 루니는 어김없이 골을 성공시켰다.

이 날 경기의 결승골이었다. 박지성이 그의 시즌 7호 어시스트이자 이 날 경기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승리의 주역이 되는 순간이었다. 반면 본인의 실수로 결승골을 헌납한 셈이된 이영표는 고개를 떨궈야했다.

박지성, 이영표 두 선수의 평점을 기록한 영국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화면 ⓒ 스카이스포츠


적어도 이 날 경기에선 박지성과 이영표 두 한국인 선수가 역전우승을 노리는 맨체스터와 4위 수성에 사활을 건 토튼햄 두 팀의 승부를 가르는 역할을 했다. 이런 얄궂은 이유때문에 이 경기를 TV를 통해 지켜보던 고국의 축구팬들은 흐뭇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껴야했다.

이 날 승리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실낱같은 역전우승의 불씨를 살려놓았고, 토튼햄은 토튼햄보다 한 경기를 덜치른 5위 아스날에게 4점차로 쫓기며 내년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참가티켓 커트라인 4위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이 날 승리의 주역 박지성은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팀 내 2위에 해당하는 평점 7점을 받았으나, 이영표는 "결정적 실수를 범했다"는 평가와 함께 '밑에서 두번째'인 평점 5점을 받았다.
임재훈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