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점거, 비정규법안 처리가 다시 좌절됐다. 이달 들어서만 지난 3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법사위는 오전 공청회를 거쳐 오후 2시부터 전체회의를 열어 비정규법안 등 5개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오후 1시반께 의원단과 당직자등 30여명으로 구성된 점거농성단을 꾸려 법사위 전체회의장을 점거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천영세 의원단 대표는 점거 직후 안상수 법사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최근 공개된 노동부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비정규직법안은 차별시정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상정 수석부대표도 이날 "법사위를 점거해서 법안 처리를 막는 것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거스른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8백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한편 열린우리당 노웅래 공보수석은 "오늘 회의를 열지 못하면 다음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리는 21일에는 질서유지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상수 위원장은 "오늘 늦게라도 법사위 점거가 풀리면 비정규직법안을 처리하고 안되면 오는 21일 재상정하기로 여야 간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4월 임시국회내 비정규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법사위 파행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