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무언'이고 '정말 난감'이다."

한나라당의 현재 분위기를 말해주는 이계진 대변인의 표현이다.

한나라당이 김덕룡, 박성범 의원이 공천헌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가운데 한나라당은 공천비리 파문을 조기봉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권영세 의원은 13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서울시 공천심사위원장으로서 유감이다"며 "그러나 박성범 의원에게 돈을 줬다는 사람은 박 의원이 공천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돈을 요구했다는 것은 신뢰성이 없어 보이고, 김덕룡 의원건도 김 의원은 돈을 줬다는 사람을 지원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공천로비가 통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도 이날 의총에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은 절차 문제에 있어 두 분의 섭섭함이 있을 것은 이해하지만 두 의원과 사전에 전화로 협의성 통화를 했다"며 "차떼기당의 오명을 씻기 위해 공천권을 중앙당의 통제밖에 둬서 이런 일이 생겼는데 잘못이 있으면 일벌백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이번 사건은 그 의지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이 같은 의총 비공개 부분을 브리핑하면서 "한나라당은 지금 당 대표가 일방적으로 행사하던 공천을 철저히 중앙당 공천심사위와 시도공천 심사위에 이양했다"며 "이번 사건은 우리 정치사에서 수없이 일어났던, 그러나 없어져야 할 정치권의 악습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어렵게 시작한 공천개혁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경선후보도 이날 서울시정 구상을 밝히는 자리에서 "공천비리의 소지가 있는 것을 스스로 밝혀 수사의뢰한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며 "부패 비리에 대한 한나라당의 단호한 의지는 평가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