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재야 경제교사’로 불리는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 소장이 최근 잇따라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인식 및 경제정책을 신랄히 비판하고 나서, 정태인 청와대 전 국민경제비서관의 최근 노대통령 비판과 맞물려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친노논객들의 잇따른 노무현 경제정책 비판은 친노진영 내에서도 현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실망과 비판의 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증거로 받아들여져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가 나서서 양극화 떠들면 상승경기 2007년에 다시 죽는다

최 소장은 지난달 29일 21세기경제학연구소 홈페이지에 ‘참여정부에 보내는 경계경보’란 컬럼을 통해 “양극화 문제를 지금처럼 계속 이슈화시키고, 이것을 어떤 방법으로든 공개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면, 모처럼 살아난 국내경기가 머지않아 하강으로 돌아설 것이고, 그러면 참여정부의 말로는 비참해질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소장은 친노 인터넷 사이트 <서프라이즈>에서 경제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지난 2004년 5월 노무현 대통령과 별도의 오찬을 갖는 등 `노 대통령의 재야 경제교사`로 불리던 논객이다.

최 소장은 “물론 경기하강이 당장 일어난다는 말은 아니다. 주가지수가 4월 말까지 1,300선을 지켜낸다면, 그 뒤로는 1,500 선을 향해서 달려갈 수 있을 것”이라며 “4월 말에는 한국은행이 1/4분기 국민계정을 발표할 터인데,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은 6% 이상을 기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기 대비 성장률도 올해의 조업일수가 예년보다 조금이나마 길어서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므로, 이것 역시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현재의 경기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그 뒤부터가 문제다. 양극화 문제를 공개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경기는 분명히 하강하는 압력을 받을 것이며, 늦어도 2007년부터는 경기가 다시 하강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신용불량자 감소, 참여정부 업적 아니다"

최 소장은 또 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대한상의 초청 강연에서 “신용불량자가 취임 초 2백92만 명에서 2004년 4월에는 3백84만명까지 올라갔다가 지난해 연말에는 2백94만명으로 다시 줄었다”고 자랑한 것에 대해서도 “이건 문제가 좀 심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지난해 연말에 신용불량자가 2백94만명으로 줄어든 것이 참여정부의 업적인 것처럼 대통령이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것은 참여정부의 업적이 결코 아니라 학습효과일 따름"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신용카드 남발이 이익은커녕 손해만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신용카드사들이 직접경험을 통해서 비로소 인식했고, 이것이 신용불량자 감소에 결정적이었을 뿐"이라며 "그런데 그것을 참여정부의 업적이라고 인식하다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이것은 참여정부의 업적이 결코 아니라고 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그릇된 경제인식에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부동산투기 막겠다던 노무현 장담, 이미 물 건너가"

최소장은 이어 지난 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부동산투기, 부동산투기, 부동산투기'라는 컬럼을 통해서도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신랄히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또 부동산 투기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부동산 투기가 여간 심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강남 어느 지역의 아파트는 평당 5천만 원을 넘어섰다고 하고, 강남 일부지역에 한정되었던 부동산 투기가 이제는 서울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고 말해, 부동산투기를 진압했다는 참여정부와 정반대 인식을 보였다.

그는 최근 몇달 사이에 5천만원이나 뛴 자신의 집값을 소개하며 "서울 시내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싼 곳 중 하나인 우리 동네에서 이 지경인데, 더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는 어떤 경우에라도 막겠다고 했으나, 이런 장담은 이미 물 건너 간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재산세의 국세 전환, 보유세 인상, 거래세 인하 등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부동산투기 억제책을 소개한 뒤 "지금 참여정부가 선택하고 있는 대증적인 처방으로는 부동산 투기를 결코 잡을 수가 없다. 현재와 같은 투기억제책은 폭발력만 키울 뿐이다"라며 "잠시 동안은 투기를 막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한꺼번에 부동산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를 것이고, 그러면 거품경기가 나타나면서 그것이 꺼졌을 때에는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같은 최소장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정브리핑>은 11일 '거품 꺼지는 소리...호가만 무성'이라는 현장르포를 통해 "평당 3000만원요? 언론들 호들갑도 대단합니다. 실제 거래는 전혀 없이 호가로 움직이는 값이 실거래가인 것처럼 대서특필되는 통에 가뜩이나 심한 거품이 더 심해질까 걱정입니다"라는 부동산중개업자의 말을 빌어 최근의 아파트값 급등을 언론의 호들갑으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