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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청] 서울 최악의 한나라당 공천갈등 지역

[5.31 D-50] 당내 주도권 놓고 깊어만가는 갈등의 골

한나라당이 당 소속 현역 서울시 구청장 23명 중 재공천 방침을 정한 지역은 종로구를 비롯, 총 13개에 달한다. 대부분의 현역구청장들이 ‘현직 프리미엄’을 요구했지만 해당지역 당원협의회와의 갈등을 빚으며 절반 가까이 재공천에서 탈락했다.

당연히 탈락한 현역 구청장들의 반발이 뒤따르고 있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지역경선 공천 불복에 따른 ‘한나라당 출신의 두 후보’ 간의 격전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 금천구는 이 같은 한나라당의 공천갈등이 가장 극심한 지역이다.

원래 금천구는 호남지역 주민들이 많은 지역 특성상 전통적으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강세를 보여왔던 지역. 하지만 주변 개발에 따른 유입인구의 증가와 참여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이 뚜렷해 한나라당이 급격히 세를 불려온 곳이다.

현직 구청장과 당원협의회의 불화...갈등의 끝 안보인다

지난 1월 지역언론의 설문조사 결과 현재까지 경합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의 두 후보 중 누가 최종 선거에 나서도 타당 후보를 두 배 이상의 격차로 앞설 것이라는 압도적인 한나라당 우세 분위기가 이 지역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이 지역 역시 모든 관심은 한나라당의 구청장 최종 후보로 누가 나서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나라당의 경쟁구도는 한인수 현 구청장과 이찬호 전 마포구청장의 2파전 양상이다.

한인수 구청장은 당연히 ‘현직프리미엄’을 요구하면서 예비등록을 미루고 있다. 반면 당원협의회는 지역 외부인사에 해당하는 이찬호 후보를 내세워 서울시당에 경선도입을 촉구하면서 한 구청장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구청장이라고 해서 특혜를 줄 것이 아니라 경선제도를 통해 당원들의 선택에 맡기는 게 제대로 된 지역정치라는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며 “현재는 양 후보측 모두 차분히 서울시당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민선 1기부터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 후보로 출마해 두 번의 실패 끝에 3기 구청장에 당선된 이력이 말해주듯이 꾸준히 지역 내 지지기반을 쌓아왔다.

하지만 당선 이후 당원협의회 측과의 관계가 소원해졌고 당원협의회가 이 후보를 내심 지원하면서 양측 간의 갈등이 커져가고 있다.

한 후보로서는 기본적인 득표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당내 입지가 약화된 상황에서 경선으로 갈 경우 열세가 불 보듯 뻔해 쉽사리 경선수용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반면 지역 내 입지가 취약한 이후보측은 당원협의회의 지원 속에서 내심 경선을 바라며 시도당의 공천방식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정가의 정통한 소식통은 “한 구청장의 당선에 당원협의회가 큰 도움을 줬지만 이후 한구청장이 당의 지역사업 참여에 소극적이 되면서 양측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안다”며 “사실상 한인수 구청장과 정은숙 당원협의회 위원장의 경쟁”이라고 말했다.

공천방식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급기야 한 후보측 지지자 2백여명이 당협 사무실로 몰려와 한 후보의 공천을 요구하며 항의농성을 벌이는 상황으로 발전했고, 서울시당은 이 지역의 공천방식을 보류한 채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공천심사제도 변화 따라 막강해진 당원협의회장 입김 원인

이에 따라 지난 두 달간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던 당내 공천 갈등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향후 시당의 결정에 따른 갈등요소가 여전히 잠복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시당의 최근 논의가 ‘경선’으로 가닥을 잡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아직 후보예비등록까지 미룬 채 예의주시하고 있는 한 후보 측의 수용여부가 갈등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민선초기부터 3기까지 한번도 빠짐없이 출마해 온 한 후보의 정치이력으로 볼 때 당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제 3의 카드를 뽑아들 수 도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고민이다.

한 후보측은 “시당의 결정 이전에는 어떤 공식입장도 표명하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지역정가에는 ‘한 후보가 경선 자체를 거부하고 재심을 요청하거나 경선에 나서되 방식을 문제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대로 공천위가 경선방침에서 전략공천으로 급선회할 경우 당협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여 향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이번 지방선거 들어 유독 기초단체장과 당원협의회의 갈등이 불거지는 이유는 한나라당의 공천심사제도의 변화에 있다.

한나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초로 중앙당의 공천심사권을 시도당으로 이양하면서 상대적으로 당원협의회장의 입김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역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중앙당의 통제를 벗어난 지역 선거구에서 과거 지구당위원장 격인 당협 회장의 지원이 당내경선에서는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을 골자로 도입한 공천심사방식이 오히려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당 소속 현 구청장과 외부인사 영입이라는 대결구도를 양산해내고 있다.

열세인 열린우리당도 5명의 후보가 각축하는 공천열기

상대적으로 지지도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열린우리당도 공천열기만은 뜨겁다.

경선일정을 15일로 잡은 열린우리당은 구철회, 김영갑, 김용배, 유성춘, 최병순 등 5명의 후보가 나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는 유성춘, 최병순 두 후보가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내주 중에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할 것으로 알려져 최종 구도는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는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현역 국회의원의 지지에 전통적인 지지층이 돌아와준다면 경합도 가능하다”며 “금천 뉴타운 등의 기존 개발사업 외에 각종 지역 경제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지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민주당은 나이균 후보(정당인), 국민중심당은 여범용(정당인)을 후보로 냈고 민주노동당도 최규엽 전 최고위원의 뒤를 이은 최석희 금천구위원회 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주민들 "개발과 경제 이끌어줄 행정 수장이 됐으면..."

한편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입장은 ‘개발’과 ‘경제’를 이끌어 줄 행정수장에 대한 욕구다.

인근 군부대 이전에 따른 개발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금천 뉴타운 사업진행에 따른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복합적으로 얽혀 대부분의 주민들은 "각종 경제활성화 정책을 무리없이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 구청장이 되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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