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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김혁규 "이명박 맞수는 나"

'영남후보론' 주장, 친노 "이명박엔 김혁규, 박근혜엔 한명숙"

친노 핵심인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68)은 4일 "2007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단연 경제이고 그에 가장 적합한 사람은 나"라며 시살상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탈당사태로 열린우리당이 와해 위기를 맞고 있는 국면에 나온 김 의원의 출마 선언은 노무현 대통령 등 친노진영이 이명박 전서울시장의 맞수로 경남도지사 4선이자 경남 합천 출신인 김혁규 의원을 내세워 연말 대선전선을 구축하려는 이른바 '영남후보 필승론'에 기초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어 주목된다.

김혁규 "이명박과 대결서 승산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국민은 경제를 아는 진취적인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지지율 1위를 독주하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과 대결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이 전 시장이 청계천 복원 등 성과를 내세우지만 나는 경남도지사 시절 대규모 건설과 외자유치에 성공한 CEO형 지사였고, 글로벌 경제에 있어 누구보다 강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장의 과실로 소외계층을 돌보는 분배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며 '선성장 후분배'를 강조한 뒤, "국민경제의 핵심 동력은 기업이고 기업 투자가 일어나야 민생경제가 풀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남이 3백90만표인 반면 부산ㆍ경남(PK)만 합쳐도 5백10만표에 이른다"며 "부산 경남 표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 영남에서 한나라당 표를 잠식할 수 있는 사람이 승리할 것"이라고 '영남후보 필승론'을 펴기도 했다.

'영남후보론'을 외치면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낸 김혁규 전 경남지사. ⓒ연합뉴스


"어렵다고 대통령 나가라고 하면 안돼"

그는 탈당파들이 추진하고 있는 통합신당에 대해선 "통합신당은 주로 민주당과 재합당을 의미하는 것 같다"며 이를 '지역당 복원'으로 비난한 뒤, "열린우리당, 민주당, 국민중심당은 물론 재야세력, 시민단체, 제3후보군까지 포함하는 대통합신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무현 배제론과 관련해선, "어렵다고 대통령을 나가라고 하면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반대입장을 밝힌 뒤,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물러날 텐데 나가라 마라 할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당내 탈당 도미노에 대해선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들이 당을 깨겠다고 하는데 정치인은 신의가 있어야 한다"고 비난한 뒤, "탈당 대신 대통합으로 갈라진 마음의 틈을 메워 나가자. 탈당이 아닌 민주적 논의와 절차를 거쳐 대통합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2년 때도 출마 시도했던 경남의 야심가

김혁규 의원의 사실상의 출마 선언은 친노진영에선 김두관 전 장관의 뒤를 이어 나온 두번째 출마선언.

김 의원은 2002년 대선때도 출마를 준비했을 정도로 오랜 기간 대선출마를 꿈꿔왔다. 뉴욕한인경제인협회장 출신으로 미국서 상당한 부를 축적하는 데 성공한 그는 1992년 대선때 김영삼 후보를 적극 지원했고, 그 대가로 김영삼 정권 출범직후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과 사정비서관을 거쳐 경남도지사를 내리 4번 맡을 정도로 지방행정에서 빼어난 능력을 과시했다.

그는 자신의 도지사 재임기간 경험을 담은 <나는 주식회사 경상남도 CEO>라는 저서를 펴내기도 했으며, 실제로 그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출현하기 전까지는 지방자치단체장 평가에서 언제나 1등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2002년 대선때 김영삼 전대통령 등 YS인맥 등의 도움을 얻어 출마하려 했으나 '노무현 바람'이 거세게 불자 뜻을 접고 대신 같은 경남 출신인 노무현후보를 지원해, 정권 출범후 대통령경제특보를 거쳐 열린우리당 의원이 될 수 있었다.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반노세력의 대거 이탈로 와해국면을 맞고 있는 현시점에 나온 그의 대선출마 선언은 친노 열린우리당의 대선후보로 연말 대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친노 "이명박엔 김혁규, 박근혜엔 한명숙"

김 의원의 출마선언은 친노진영과 사전협의를 거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그가 주장한 '영남후보론'은 노 대통령 등 친노진영의 일관된 대선전략이기 때문이다.

친노 진영의 한 관계자는 "반노세력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하더라도 마땅한 대선후보를 내세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그렇다면 이명박의 대항마는 같은 지자체단체장 출신이자 경제마인드가 뛰어난 김혁규 의원이 적격일 수도 있지 않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만약 이명박이 도덕성 검증 등의 과정에 낙마해 박근혜가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된다면 같은 여성인 한명숙 총리가 대항마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럴 경우 강금실 전장관도 대항마로 급부상할 수 있으나 강 전장관은 현재로선 출마에 뜻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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