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자체정화 방침, 눈 가리고 아웅
핵심적 '토양정화' 빠져, 5월 정화협상 앞선 명분쌓기에 불과
주한미군은 한국에 반환할 기지 가운데 오염이 심한 기지내 지하수의 기름을 걸러내기 위해 ▲지하유류탱크(UST) 제거와 ▲기지 내 지하수 오염 정화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군의 이러한 정화계획은 지하수오염의 주 원인이 되는 ‘토양정화’부분은 빠져있어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또 주한미군이 발표한 정화계획은 향후 있을 우리 정부와의 반환기지오염 치유비용 협상과정에서 “정화를 했다”는 명분쌓기용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이번 주한미군의 정화계획은 오는 5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동맹 안보정책구상’(SPI)에서 다뤄질 반환기지 정화비용 협상에서 사실상 우리정부가 요구하는 ‘오염자 부담원칙’을 거부하겠다는 최종 통보로 해석된다.
토양정화 없이 눈에 보이는 지하수 기름만 걸러내...
주한미군은 7일 "2011년까지 반환예정인 미군기지 62곳 가운데 17개 기지에 대한 한미 합동환경조사 결과 일부 기지의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판단, 이를 치유하기 위해 ▲바이오슬러핑(Bioslurping)과 ▲바이오벤팅(Bioventing) 기법 등 최신 환경공법을 사용해 지하수 오염을 치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측이 밝힌 ‘바이오슬러핑’ 기법이란 오염된 지하수와 부유 물질, 탄화수소 증기 등의 오염원을 원위치에서 복원하는 것을 말하고 ‘바이오벤팅’ 기법은 불포화지역에서 자생미생물을 이용해 토양에 흡착된 유기물을 생분해시켜 복원하는 기법을 말한다.
이와관련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인들에게 소중한 땅을 신속히 돌려주고 사람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진 오염(KISE)을 신속히 제거하려고 그동안 한미 전문가들과 함께 이런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한미군의 정화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환경단체들은 “오염원의 원인이 되는 기지 내 토양정화 없는 지하수 오염정화는 실효성이 없다”면서 “이는 우리 정부와 국민을 속이기 위한 주한미군의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7일 주한미군의 기지오염 정화계획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생색내기 정화에 불과한 것으로 우리정부가 결코 이를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지하수 오염의 가장 근본 원인인 토양오염을 정화하지 않고 어떻게 지하수를 정화하겠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고이지선 녹색연합 간사는 “미군 말마따나 지하수 오염이 이번 정화계획으로 치유된다하더라도 이는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며 정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토양에 의해 결국 다시금 오염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환기지 오염정화비용 놓고 한.미간 줄다리기
한편 용산 기지를 비롯해 오는 2011년까지 반환.이전 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62개 주한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정화비용을 둘러싸고 한.미 양측간 간극은 좀처럼 줄어들고 있지 않다.
환경부를 비롯해 우리정부는 원칙적으로 기지 사용자였던 미군에게 환경정화에 따른 부담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국내법이 규정하고 있는 ‘오염자 부담원칙’을 미군에게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정부는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 2003년 5월 미군과 체결한 ‘미군반환 공여지 환경조사와 오염치유 협의를 위한 절차협의서’를 근거로 들고있다. 이 협의서는 ▲반환.공여 기지에 대한 한.미 공동환경조사 ▲오염 발견시 반환시설.구역의 경우 미국쪽 부담 ▲공여시설.구역의 경우 한국측이 부담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특히 협의서에는 “한국정부의 관련 환경법령 및 기준을 존중하되, 환경관리기준을 미국의 기준 및 정책과 주한미군을 해함이 없도록 개발한다”고 되어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미군측은 이 문구의 뒷부분인 “주한미군의 해함이 업도록 한다”를 근거로 오염자 전액 부담원칙은 무리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반면 우리정부는 “한국정부의 관련 환경법령 및 기준을 존중하되”라는 협의 문구 앞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미군측은 지난 2000년 12월, 2차 한미행정협정(SOFA)을 근거로 기지 이전 시 환경오염 치유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백히 하고 있다. SOFA 합의문 4조1항은 “미합중국 정부는 본 협정의 종료시나 그 이전에 대한민국 정부에 시설과 구역을 반환할 때에 이들 시설과 구역이 합중국 군대에 제공되었던 당시의 상태로 원상회복하여야 할 의무를 지지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반환기지 오염치유 비용 12조원 추정
한편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4일 이치범 환경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반환기지 오염치유 비용으로 약 12조원 정도가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단 의원은 이에대한 근거로 지난 2002년 7월, 신은성 국가안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이 합참 소식지에 게재한 논문을 들었다. 이 논문에서 신 연구관은 반환예정 미군기지에 대한 치유비용으로 미군 기준(미 국방부 오염기준)을 적용하여 대략 9조 6천억원으로 추정 한 바 있다.
그러나 단 의원은 2002년에 비해 2005년 현재, 반환기지가 5천1백67만평으로 늘어난 만큼 ‘5167만평(반환예정 공여지면적)×27만5천3백원(평당오염치유비용)×0.57(미 국방부 오염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무려 12조3천억원의 오염치유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순수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최소 5조원에서 최대 8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훨씬 심각한 문제로, 한.미간 오염정화 비용협상이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주한미군이 발표한 정화계획은 향후 있을 우리 정부와의 반환기지오염 치유비용 협상과정에서 “정화를 했다”는 명분쌓기용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이번 주한미군의 정화계획은 오는 5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동맹 안보정책구상’(SPI)에서 다뤄질 반환기지 정화비용 협상에서 사실상 우리정부가 요구하는 ‘오염자 부담원칙’을 거부하겠다는 최종 통보로 해석된다.
토양정화 없이 눈에 보이는 지하수 기름만 걸러내...
주한미군은 7일 "2011년까지 반환예정인 미군기지 62곳 가운데 17개 기지에 대한 한미 합동환경조사 결과 일부 기지의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판단, 이를 치유하기 위해 ▲바이오슬러핑(Bioslurping)과 ▲바이오벤팅(Bioventing) 기법 등 최신 환경공법을 사용해 지하수 오염을 치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측이 밝힌 ‘바이오슬러핑’ 기법이란 오염된 지하수와 부유 물질, 탄화수소 증기 등의 오염원을 원위치에서 복원하는 것을 말하고 ‘바이오벤팅’ 기법은 불포화지역에서 자생미생물을 이용해 토양에 흡착된 유기물을 생분해시켜 복원하는 기법을 말한다.
이와관련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인들에게 소중한 땅을 신속히 돌려주고 사람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진 오염(KISE)을 신속히 제거하려고 그동안 한미 전문가들과 함께 이런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한미군의 정화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환경단체들은 “오염원의 원인이 되는 기지 내 토양정화 없는 지하수 오염정화는 실효성이 없다”면서 “이는 우리 정부와 국민을 속이기 위한 주한미군의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7일 주한미군의 기지오염 정화계획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생색내기 정화에 불과한 것으로 우리정부가 결코 이를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지하수 오염의 가장 근본 원인인 토양오염을 정화하지 않고 어떻게 지하수를 정화하겠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고이지선 녹색연합 간사는 “미군 말마따나 지하수 오염이 이번 정화계획으로 치유된다하더라도 이는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며 정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토양에 의해 결국 다시금 오염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환기지 오염정화비용 놓고 한.미간 줄다리기
한편 용산 기지를 비롯해 오는 2011년까지 반환.이전 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62개 주한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정화비용을 둘러싸고 한.미 양측간 간극은 좀처럼 줄어들고 있지 않다.
환경부를 비롯해 우리정부는 원칙적으로 기지 사용자였던 미군에게 환경정화에 따른 부담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국내법이 규정하고 있는 ‘오염자 부담원칙’을 미군에게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정부는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 2003년 5월 미군과 체결한 ‘미군반환 공여지 환경조사와 오염치유 협의를 위한 절차협의서’를 근거로 들고있다. 이 협의서는 ▲반환.공여 기지에 대한 한.미 공동환경조사 ▲오염 발견시 반환시설.구역의 경우 미국쪽 부담 ▲공여시설.구역의 경우 한국측이 부담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특히 협의서에는 “한국정부의 관련 환경법령 및 기준을 존중하되, 환경관리기준을 미국의 기준 및 정책과 주한미군을 해함이 없도록 개발한다”고 되어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미군측은 이 문구의 뒷부분인 “주한미군의 해함이 업도록 한다”를 근거로 오염자 전액 부담원칙은 무리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반면 우리정부는 “한국정부의 관련 환경법령 및 기준을 존중하되”라는 협의 문구 앞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미군측은 지난 2000년 12월, 2차 한미행정협정(SOFA)을 근거로 기지 이전 시 환경오염 치유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백히 하고 있다. SOFA 합의문 4조1항은 “미합중국 정부는 본 협정의 종료시나 그 이전에 대한민국 정부에 시설과 구역을 반환할 때에 이들 시설과 구역이 합중국 군대에 제공되었던 당시의 상태로 원상회복하여야 할 의무를 지지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반환기지 오염치유 비용 12조원 추정
한편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4일 이치범 환경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반환기지 오염치유 비용으로 약 12조원 정도가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단 의원은 이에대한 근거로 지난 2002년 7월, 신은성 국가안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이 합참 소식지에 게재한 논문을 들었다. 이 논문에서 신 연구관은 반환예정 미군기지에 대한 치유비용으로 미군 기준(미 국방부 오염기준)을 적용하여 대략 9조 6천억원으로 추정 한 바 있다.
그러나 단 의원은 2002년에 비해 2005년 현재, 반환기지가 5천1백67만평으로 늘어난 만큼 ‘5167만평(반환예정 공여지면적)×27만5천3백원(평당오염치유비용)×0.57(미 국방부 오염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무려 12조3천억원의 오염치유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순수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최소 5조원에서 최대 8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훨씬 심각한 문제로, 한.미간 오염정화 비용협상이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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