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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한나라, 추잡한 '책임 떠넘기기'

여성단체-여성의원들, "국회 이중성-부도덕성 개탄스럽다"

6일 최연희 의원의 사퇴권고 결의안 투표에서 반대-기권-무효표가 무려 1백11표나 나오면서 정치권에 대한 비난여론이 쇄도하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서로 '음모론'을 펴며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우리당, "한나라당 염치없는 짓 해"

노웅래 열린우리당 수석부대표는 투표후 즉각 가진 브리핑에서 "여당 입장서도 정신이상자가 아니라면 반대표를 던질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대다수 반대표가 한나라당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정말 오만하고 특권의식으로 뭉친 염치없는 짓"이라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증거가 없는 이상 기명투표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여당탓도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우상호 대변인은 "불쾌한 질문"이라고 일축했다.

최연희 사퇴결의안을 가까스로 통과시킨 데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자 여야는 서로 '음모론'을 제기하며 상대방에게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열린우리당이 오히려 역공작 음모"

열린우리당의 책임 떠넘기기 공세를 접한 한나라당은 발끈했다.

한나라당의 진수희 공보부대표는 곧바로 브리핑을 통해 "오늘 본회의 표결처리 결과는 개인적으로 무척 실망스럽다"며 "그러나 표결처리 이후 보인 열린우리당의 태도는 더더욱 실망스럽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런 얘기까지 하고 싶지 않았지만 본회의 처리가 끝나자 말자 공보부대표가 브리핑을 하거나 여성의원들이 대거 나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보면서 지난 며칠간 가졌던 의혹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틀 전 국회운영위에서 열린우리당은 '너무 가혹하지 않나'라는 온정주의와 '법적 구속력도 없는 것은 너무 약하다'는 상반된 이유를 들며 결의안 처리에 소극적이었다"며 "그랬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이 사건을 정치적 공세나 지방선거의 전략으로 삼으려는 의도를 간파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늘의 이 결과는 열린우리당 선거전략의 일환"이라며 "표결처리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비난하는 브리핑을 한 것이 이를 드러내는 반증"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나라당의 이계진 대변인 역시 "열린우리당의 역선택에 의한 정치공세"라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오히려 상당수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역선택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덮어씌우기 반대표를 던지고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떳떳하다면 자기의 표를 고백해야 한다"며 "나는 기권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여성의원-여성단체, "국회 이중성 개탄스럽다"

이날 표결 결과에 대해 항의 기자회견에 나섰던 여성의원들은 "67명 의원들의 기명투표 요구에도 불구하고 무기명 투표를 강행한 결과"라고 무기명 투표를 결정한 김원기 의장 등을 비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성명을 통해 "오늘 국회는 본회의에서 최연희 의원 사퇴촉구결의안을 겨우 과반수를 넘겨 통과시켰다"며 "참혹한 용산 어린이 성폭력 사건과 재소자 성추행 사건 등이 발생하자 성폭력범죄를 근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던 국회의원들의 모습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비난했다.

여단협은 "여야를 막론하고 성폭력범죄의 재발 방지를 위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각종 처벌대책 등을 앞 다투어 내놓던 모습과는 다른 이중적인 태도에 과연 국회가 성폭력방지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기는 한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용산 어린이 성폭행 살해사건 피해어린이의 49제를 맞는 오늘 국회의 이 같은 투표결과에 우리는 더욱더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여단협은 "최연희 의원의 사퇴와 제명 징계를 하루 속히 이루어 내지 못한다면 17대 국회는 성폭력 없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국민적 노력에 반하는 이중적이고 반인권적이며, 성추행범을 옹호하는 부도덕한 국회로 역사에 남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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