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핵심측근이던 염동연 열리우리당 의원이 15일 "옛날에도 '임금은 이래야 된다고 쓴소리 하고 민심을 따르라' 하면 힘들어하고 태자에게 줬던 왕위까지 빼앗곤 했다"며 노 대통령을 과거 민심을 거스른 제왕에 빗대 강도높게 비난, 염의원이 노대통령과 완전결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염동연 "盧, 기필코 국민에게 이기려는 정치 해"

염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일전에 대통령에게 '국민에게 좀 져주십시요'라고 애기한 적이 있지만 이제는 기필코 국민에게 이기려는 정치를 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중도 하야 가능성에 대해선 "역대 대통령들도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를 해왔다"며 "하지만 (노 대통령)대통령이 무책임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중도 하야 가능성을 낮게 봤다.

염 의원은 또 노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해선 "대통령이 개헌을 제안한 뒤 진정성을 보이려면 탈당을 고려하지 않겠느냐"며 "대통령이 개헌 제안을 끝까지 관철시키려면 정파를 초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거듭 열린우리당 탈당을 촉구했다. 그의 이같은 열린우리당 탈당 촉구는 민주당의 요구와 일치하는 것으로, 그가 탈당후 민주당과 통합신당을 추진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당원들이 당헌개정 무효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을 보고 수명을 다한 정당이라고 생각했다"며 "또 전대 준비위 구성을 보고 희망을 주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재차 탈당 결심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탈당 시기와 관련해선 "20일 논의가 마감되는 전대 준비위에서 열린우리당의 발전적 해체를 결의하고, 당 해산의 시기를 못 박으면 내가 탈당할 이유가 없겠지만 그런 게 가능하겠느냐"고 덧붙여, 20일 직후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염동연, 호남의원들과 집단 탈당설

염 의원의 강도높은 노무현 대통령 비판은 염 의원이 탈당을 결심하기까지 노 대통령과 상당한 갈등을 겪은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정가에는 염 의원이 탈당전 노 대통령과 독대해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으며, 이 과정에 노 대통령이 탈당후 통합신당 창당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염의원이 탈당후 일차적으로 호남 출신 의원들과 연대해 민주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려 하는 데 대해 반대입장을 밝혔다는 것.

이와 관련, 정가에는 염 의원이 탈당에 동조할 호남권 열린우리당 의원들 20여명에게 탈당 동조 연판장을 돌려 상당수로부터 동조 사인을 받아냈다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염 의원측은 한때 노대통령이 개헌론을 들고 나오자 선도탈당에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긴장했으나 여론의 '불신 역풍'이 몰면서 도리어 탈당 명분이 섰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오는 20일이후 단행될 탈당때 어느 정도 숫자의 의원들이 동참할 지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