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최고경영진 "현대차 문제, 우리 손 떠났다"
"공장 문 닫는 일이 있더라도...", '1987 노사 역학' 밑둥채 흔들
현대자동차 사측이 공장 문을 몇달간 닫는 일이 있더라도 노조측의 불법파업을 발본색원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도 현대차 사측 결정을 전폭 지지하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외국투자가들도 마찬가지이고, 정부와 여야 정치권도 불법파업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현대차 노조는 고립무원에 처한 양상이다.
현대차 최고경영진 "현대차 문제, 이미 우리 손 떠났다"
1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지난주 현대차 최고경영진은 민주노동당의 한 의원을 만나 현대차 사태 해결 방안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최고경영진은 "노조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할 수 없다"며 "몇달간 공장 문을 닫는 일이 있더라도 노조의 불법파업에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진은 또 "이번 문제는 우리 손을 떠났다"며 "재계 전체의 문제가 돼 버린 상황"이라고 말해, 재계의 일원으로서 이번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경련 등 경제관련 5단체는 현대차측에 원칙적 대응을 촉구했으며, 15일 오후 5단체 부회장단이 만나 공식적으로 이같은 입장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차 지분을 41% 가량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투자가들도 현대차 사측에 원칙적 대응을 주문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보유주식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럴 경우 1년새 3분의 1이나 빠진 현대차 주가는 더 폭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고경영진을 만난 의원은 본지에게 "현대차 노조 문제가 외통수에 걸린 모양새"라며 절충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현대차는 15일 오전 '불법 단체행동(쟁의행위) 및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울산지법에 내는 등, 노조 파업에 대한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사측은 "회사가 연말 성과금을 100%만 지급한 것은 지난해 노사간의 임금협상 합의서에 따른 것"이라며 "노조의 파업 결의는 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15일 오전 8시반 현대자동차 윤여철 사장이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한 노조 사무실을 올 들어 최초로 방문했으나 “노조가 요구하는 노사 교섭위원 간의 성과금에 대한 공식 교섭은 가질 수 없고 노조집행부와의 간담회와는 가질 수 있다”고 밝혀, 강력대응을 위한 명분쌓기임을 시사했다.
이상수 노동 "현대차 파업은 불법파업" 강력대응 예고
현대차 노조는 이에 맞서 15일 오후부터 예정대로 주-야간조가 각각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다고 파업 강행 방침을 선언했다.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이에 15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파업은 노동쟁의 대상이 아닌데다 파업 찬반투표와 노동위원회 조정절차도 거치지 않은 명백한 불법파업으로 성과급 지급문제는 법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현대차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했다.
이 장관은 “현대차노조는 87년 노조설립 이후 20년 동안 단 한 해(94년)를 제외하고는 매년 파업을 했다”며 “현대차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정부는 이를 법 질서와 국민경제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국민은 이번 현대차 사태를 보면서 우리나라 경제와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현대차노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노조로서 그에 걸맞은 책임있는 노동운동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도 한 목소리로 현대 불법파업 중단 촉구
정치권도 이례적으로 현대차 문제에 대해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비상대책회의에서 "노동자가 탄압받고 법이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주지 못하던 시대가 있기는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오늘 현대차 노조가 불법 파행을 강행한다는 소식이 있는데 노조의 주장이 법을 어기면서까지 관철돼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원칙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불법이 법을 어기는 경우가 발생돼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현대자동차 노조가 쟁의의 선행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 파업을 선언했다. 작년에만 12차례 파업을 했던 노조가 다시 파업을 했으니 어김없이 한달에 한 벌 꼴로 파업하는 셈"이라며 "노조도 이런 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불법파업은 철회해주기 바란다"고 타협 철회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손학규 전 지사도 15일 오전 비행기편으로 울산을 방문, 현대차 노조 지도부와의 대화을 가지려 했으나 노조측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
고뇌하는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은 현대차 파업 문제로 심각한 고뇌에 빠진 분위기다. 민노당도 이번 현대차 파업에 대한 국민의 싸늘한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 민노당이 거듭 현대 노사 양측에 대해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는 초반 현대차 노조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다가 결국 현대차 노조 지원 입장으로 선회한 민주노총과 다른 대응방식이다. 민노당의 한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현대차 노조가 여론과 동떨어진 강경 투쟁을 계속하다간 대대적 역풍을 맞을 위험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 '1987년 체제'가 밑둥채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차 노조 때문에 1987년 3천여개의 노조가 한꺼번에 생겨나면서 형성된 노-사 역학관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다.
민노당 일각에서는 "차제에 현대차 등 대기업 노조와 민노당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민노당은 전체 지분의 30%를 민주노총에 할애하고 있다. 그러나 차제에 장애인, 서민 등 몫으로 상당부분을 할애하면서 민주노총 몫을 10%로 줄이자는 것. 이는 현대차 노조 등 대기업 노조가 그동안 조합이기주의에 빠져 비정규직 문제 등을 소홀히 한 데 따른 패널티의 성격이 짙다.
과연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화고 있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1987 노사 역학'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현대차 최고경영진 "현대차 문제, 이미 우리 손 떠났다"
1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지난주 현대차 최고경영진은 민주노동당의 한 의원을 만나 현대차 사태 해결 방안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최고경영진은 "노조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할 수 없다"며 "몇달간 공장 문을 닫는 일이 있더라도 노조의 불법파업에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진은 또 "이번 문제는 우리 손을 떠났다"며 "재계 전체의 문제가 돼 버린 상황"이라고 말해, 재계의 일원으로서 이번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경련 등 경제관련 5단체는 현대차측에 원칙적 대응을 촉구했으며, 15일 오후 5단체 부회장단이 만나 공식적으로 이같은 입장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차 지분을 41% 가량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투자가들도 현대차 사측에 원칙적 대응을 주문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보유주식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럴 경우 1년새 3분의 1이나 빠진 현대차 주가는 더 폭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고경영진을 만난 의원은 본지에게 "현대차 노조 문제가 외통수에 걸린 모양새"라며 절충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현대차는 15일 오전 '불법 단체행동(쟁의행위) 및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울산지법에 내는 등, 노조 파업에 대한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사측은 "회사가 연말 성과금을 100%만 지급한 것은 지난해 노사간의 임금협상 합의서에 따른 것"이라며 "노조의 파업 결의는 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15일 오전 8시반 현대자동차 윤여철 사장이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한 노조 사무실을 올 들어 최초로 방문했으나 “노조가 요구하는 노사 교섭위원 간의 성과금에 대한 공식 교섭은 가질 수 없고 노조집행부와의 간담회와는 가질 수 있다”고 밝혀, 강력대응을 위한 명분쌓기임을 시사했다.
이상수 노동 "현대차 파업은 불법파업" 강력대응 예고
현대차 노조는 이에 맞서 15일 오후부터 예정대로 주-야간조가 각각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다고 파업 강행 방침을 선언했다.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이에 15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파업은 노동쟁의 대상이 아닌데다 파업 찬반투표와 노동위원회 조정절차도 거치지 않은 명백한 불법파업으로 성과급 지급문제는 법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현대차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했다.
이 장관은 “현대차노조는 87년 노조설립 이후 20년 동안 단 한 해(94년)를 제외하고는 매년 파업을 했다”며 “현대차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정부는 이를 법 질서와 국민경제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국민은 이번 현대차 사태를 보면서 우리나라 경제와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현대차노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노조로서 그에 걸맞은 책임있는 노동운동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도 한 목소리로 현대 불법파업 중단 촉구
정치권도 이례적으로 현대차 문제에 대해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비상대책회의에서 "노동자가 탄압받고 법이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주지 못하던 시대가 있기는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오늘 현대차 노조가 불법 파행을 강행한다는 소식이 있는데 노조의 주장이 법을 어기면서까지 관철돼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원칙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불법이 법을 어기는 경우가 발생돼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현대자동차 노조가 쟁의의 선행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 파업을 선언했다. 작년에만 12차례 파업을 했던 노조가 다시 파업을 했으니 어김없이 한달에 한 벌 꼴로 파업하는 셈"이라며 "노조도 이런 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불법파업은 철회해주기 바란다"고 타협 철회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손학규 전 지사도 15일 오전 비행기편으로 울산을 방문, 현대차 노조 지도부와의 대화을 가지려 했으나 노조측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
고뇌하는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은 현대차 파업 문제로 심각한 고뇌에 빠진 분위기다. 민노당도 이번 현대차 파업에 대한 국민의 싸늘한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 민노당이 거듭 현대 노사 양측에 대해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는 초반 현대차 노조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다가 결국 현대차 노조 지원 입장으로 선회한 민주노총과 다른 대응방식이다. 민노당의 한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현대차 노조가 여론과 동떨어진 강경 투쟁을 계속하다간 대대적 역풍을 맞을 위험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 '1987년 체제'가 밑둥채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차 노조 때문에 1987년 3천여개의 노조가 한꺼번에 생겨나면서 형성된 노-사 역학관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다.
민노당 일각에서는 "차제에 현대차 등 대기업 노조와 민노당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민노당은 전체 지분의 30%를 민주노총에 할애하고 있다. 그러나 차제에 장애인, 서민 등 몫으로 상당부분을 할애하면서 민주노총 몫을 10%로 줄이자는 것. 이는 현대차 노조 등 대기업 노조가 그동안 조합이기주의에 빠져 비정규직 문제 등을 소홀히 한 데 따른 패널티의 성격이 짙다.
과연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화고 있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1987 노사 역학'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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