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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자파리 총리, "美압력에도 총리 사퇴 안한다"

정치권 반미-친미 논란일 듯

이라크 알 자파리 총리가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차기 총리 후보에서 사임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앞으로 미-이라크 간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이라크 내에서 반미-친미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라크 민주주의위해서 사임 못해' 자파리 총리 밝혀

자파리 총리는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의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총리후보를 사임할 뜻이 없음을 명백히 했다. 자파리 총리의 발언은 그동안 자신의 사임을 촉구한 미국과 영국의 요구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이다.

미국은 이라크 폭력사태와 정부구성 지연의 책임을 물어 자파리 총리의 사임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며 지난 2일(현지시간)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이 전격적으로 이라크를 방문해 정치 지도자들과 만나 자파리 총리의 사퇴를 논의했다. 또 이에 앞서 지난 3월 29일(현지시간) 자메이 카일자드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는 시아파 고위 정치지도자를 만나 자파리 총리 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구했었다.

미-영 장관의 이라크 방문 후 수니파와 쿠르드 정치 지도자들은 자파리 총리가 폭력사태를 진정시키고 이라크 질서를 바로 잡는데 실패했다며 그의 교체를 요구해왔으며 일부 시아파 정치인들도 그 같은 요구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한편 압둘 마흐디 이라크 부총리는 지난 3일 자파리 총리를 직접 만나 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마흐디 부총리는 그러나 자파리 총리가 "총리선출 문제를 의회에 맡기겠다"며 사임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마흐디 부총리는 "자파리 총리가 오랫동안 총리 후보로 거론돼 왔지만 시아파 정당의 후원조차 못 얻고 있다"며 "자파리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흐디 부총리는 미국이 새 총리로 염두에 두고 있는 인물로 지난 2월 후보지명에서 자파리 총리에게 패한 바 있다.

반미 단체인 알 사드르가 자파리 총리 지지, 다른 정당들 친미로 몰릴까봐 고심

당시 자파리 총리가 승리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반미주의 성직자 집단인 알 사드르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미국이 자파리 총리에 대한 불신을 표시한 것은 폭력사태 지속과 정수구성 지연보다는 그의 반미주의 배경 때문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정치권은 쉽게 자파리 총리의 후보 사임을 요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아파 내부에선 그의 사임이 연합정부 구성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으며 쿠르드 정당은 자파리 총리를 교체할 경우 친미주의 정당이라는 비난을 받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4일 바그다드에서 자파리 총리 교체에 반대하는 군중시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자파리 총리 사임 문제는 이라크 정치 문제가 아니라 반미-친미 대결로 발전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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