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뜨면 '손학규'도 뜬다
[김행의 '여론 속으로']<26>'호남-충청'에 맞설 '수도권' 카드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이 범여권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그의 마음은 출마 쪽이라고 봐야 할 듯싶다.
그의 정치적 행보는 2007년 12월 대선 스케쥴에 껴 맞춘 듯 정확하다. “나는 디사이시브(decisive)한 사람이다. 나는 승산 없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라는 간략한 말로 일단 승기를 잡고 정치권에 진입했다. 그리고 며칠 만에 충남 공주향우회 자리에 나와 “충청은 나라의 중심”이라고 치켜세웠다. 승부처를 정확하게 아는 영리한 정치인(?)의 행보를 보인다.
그는 통합신당이 됐든, 당사수파를 통해서건 결국 여권의 최종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의 부상을 위해 고건과 김근태, 정동영을 치고 ‘정운찬 카드’가 무르익을 즈음 빠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범여권은 결국 한나라당 후보와 양자 대결구도로 선거를 치룰 것이다. 51대 49싸움으로.
사실 정운찬은 여러 가지로 탐낼 만한 후보다. 우선 출신지역이 충남 공주다. 한국정치지형에서 충청권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그는 현 여권의 호남고립구도를 일시에 격파할 수 있는 강력한 카드다. 호남과 충청을 먹고 서울과 경기도에 절반만 침입한다면 오히려 한나라당 후보가 역포위된다. 특히 이명박과 박근혜가 그렇다. 영남고립구도 후보로.
역대 대선에서 보았듯, 영남고립구도는 필패구도다. 두 번의 이회창 실패도 따지고 보면 영남 고립구도였다. 이 트랩에 포항 출신의 이명박과 대구 출신의 박근혜가 딱 걸려들게 돼 있다.
결국 서울과 경기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경기는 충청도의 표심에 영향을 받는다. 충청에서부터 불어오는 ‘정운찬 바람’을 누군가 막아줘야 한다. 이 지점에 바로 경기도 지사 출신인 손학규가 정확하게 서 있는 것이다.
이념적 스펙트럼도 그렇다. 정운찬은 무능하고 부패한 좌파지식인도 아니고 기성 정치인도 아니다. 그는 진보적인 경제학자다. 우리 사회에 실존적으로 존재하는 진보적인 유권자, 지식인층, 청장년층은 그에게 매력을 느낄 만하다.
이렇게 각이 세워지면 이명박, 박근혜는 보수계층의 대변자로 몰릴 위험이 있다. ‘가진 자 편’에 서 있다는 식의 전선 구축이 쉬워진다. 특히 이 둘은 부자당, 웰빙당으로 이름 지어진 한나라당의 유력후보이며 기백 억, 기십 억 대의 재산가다.
이 지점에서도 손학규는 튼튼하게 버틸 수 있는 체력의 소유자다. 그는 한나라당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개혁적이고 젊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또한 지식인층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후보다. 본인의 진보적 이미지와 한나라당의 보수적 이미지를 잘 녹여내면 가장 넓은 이념적 스펙트럼을 가져갈 수도 있다. 정운찬 후보로서도 각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가진 재산도 별로 없다. 사는 동네도 경기도 광명시다. 흠이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두고 싸울 때도 싸움이 된다. 정운찬은 실전경험 없는 이론가로 폄하될 수도 있다. 그러나 손학규는 이론과 실전을 겸비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경기도 지사시절의 경영능력과 외자유치 실적, 두 차례 걸친 100일간의 민심대장정은 그 지점에서 빛을 발휘할 수 있다.
물론 손학규의 최대 약점은 ‘스타성 부족’이다. 그가 과연 스스로의 자력으로 이명박, 박근혜 ‘빅 2’와 거의 대등한 위치까지 도달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그러나 거기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해도 그의 몸값의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다.
자, 결론으로 가 보자. 결국 2007년 대선에서 여권은 우여곡절 끝에 단일후보를 내 놓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로선 가장 유력해 보이는 후보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다.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의 후보와 1 대 1 양자구도로 결전을 치르게 된다.
만약 정운찬이 상당한 정도의 폭발력을 분출하게 된다면 이명박이든, 박근혜든 난전이 예상된다. 이때 한나라당이 SOS를 칠 수 있는 인물은 손학규뿐이다. 결국 정운찬이 뜨면 손학규의 몸값이 덩달아 치솟을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의 단독 후보가 되든, 또는 러닝메이트 형태의 공동주자가 되든.
누가 손학규를 3% 지지율 정치인이라고 비웃을 수 있겠는가. 같은 3%대라도 그의 미래는 정동영과 다르다. 그의 최대 목표는 한나라당 대권주자가 되어 정권을 교체하는 것일 터이지만, 적어도 정운찬 카드를 잠재울 수 있는 한나라당의 절실한 조력카드로서의 위치는 확보한 상태다. 더부룩한 수염으로 민심 대장정을 마쳤듯, 대선레이스를 뚜벅뚜벅한 걸음으로 완주해 낼 그의 인내, 그 미학의 끝이 어딜 지 궁금해진다.
.
그의 정치적 행보는 2007년 12월 대선 스케쥴에 껴 맞춘 듯 정확하다. “나는 디사이시브(decisive)한 사람이다. 나는 승산 없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라는 간략한 말로 일단 승기를 잡고 정치권에 진입했다. 그리고 며칠 만에 충남 공주향우회 자리에 나와 “충청은 나라의 중심”이라고 치켜세웠다. 승부처를 정확하게 아는 영리한 정치인(?)의 행보를 보인다.
그는 통합신당이 됐든, 당사수파를 통해서건 결국 여권의 최종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의 부상을 위해 고건과 김근태, 정동영을 치고 ‘정운찬 카드’가 무르익을 즈음 빠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범여권은 결국 한나라당 후보와 양자 대결구도로 선거를 치룰 것이다. 51대 49싸움으로.
사실 정운찬은 여러 가지로 탐낼 만한 후보다. 우선 출신지역이 충남 공주다. 한국정치지형에서 충청권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그는 현 여권의 호남고립구도를 일시에 격파할 수 있는 강력한 카드다. 호남과 충청을 먹고 서울과 경기도에 절반만 침입한다면 오히려 한나라당 후보가 역포위된다. 특히 이명박과 박근혜가 그렇다. 영남고립구도 후보로.
역대 대선에서 보았듯, 영남고립구도는 필패구도다. 두 번의 이회창 실패도 따지고 보면 영남 고립구도였다. 이 트랩에 포항 출신의 이명박과 대구 출신의 박근혜가 딱 걸려들게 돼 있다.
결국 서울과 경기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경기는 충청도의 표심에 영향을 받는다. 충청에서부터 불어오는 ‘정운찬 바람’을 누군가 막아줘야 한다. 이 지점에 바로 경기도 지사 출신인 손학규가 정확하게 서 있는 것이다.
이념적 스펙트럼도 그렇다. 정운찬은 무능하고 부패한 좌파지식인도 아니고 기성 정치인도 아니다. 그는 진보적인 경제학자다. 우리 사회에 실존적으로 존재하는 진보적인 유권자, 지식인층, 청장년층은 그에게 매력을 느낄 만하다.
이렇게 각이 세워지면 이명박, 박근혜는 보수계층의 대변자로 몰릴 위험이 있다. ‘가진 자 편’에 서 있다는 식의 전선 구축이 쉬워진다. 특히 이 둘은 부자당, 웰빙당으로 이름 지어진 한나라당의 유력후보이며 기백 억, 기십 억 대의 재산가다.
이 지점에서도 손학규는 튼튼하게 버틸 수 있는 체력의 소유자다. 그는 한나라당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개혁적이고 젊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또한 지식인층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후보다. 본인의 진보적 이미지와 한나라당의 보수적 이미지를 잘 녹여내면 가장 넓은 이념적 스펙트럼을 가져갈 수도 있다. 정운찬 후보로서도 각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가진 재산도 별로 없다. 사는 동네도 경기도 광명시다. 흠이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두고 싸울 때도 싸움이 된다. 정운찬은 실전경험 없는 이론가로 폄하될 수도 있다. 그러나 손학규는 이론과 실전을 겸비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경기도 지사시절의 경영능력과 외자유치 실적, 두 차례 걸친 100일간의 민심대장정은 그 지점에서 빛을 발휘할 수 있다.
물론 손학규의 최대 약점은 ‘스타성 부족’이다. 그가 과연 스스로의 자력으로 이명박, 박근혜 ‘빅 2’와 거의 대등한 위치까지 도달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그러나 거기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해도 그의 몸값의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다.
자, 결론으로 가 보자. 결국 2007년 대선에서 여권은 우여곡절 끝에 단일후보를 내 놓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로선 가장 유력해 보이는 후보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다.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의 후보와 1 대 1 양자구도로 결전을 치르게 된다.
만약 정운찬이 상당한 정도의 폭발력을 분출하게 된다면 이명박이든, 박근혜든 난전이 예상된다. 이때 한나라당이 SOS를 칠 수 있는 인물은 손학규뿐이다. 결국 정운찬이 뜨면 손학규의 몸값이 덩달아 치솟을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의 단독 후보가 되든, 또는 러닝메이트 형태의 공동주자가 되든.
누가 손학규를 3% 지지율 정치인이라고 비웃을 수 있겠는가. 같은 3%대라도 그의 미래는 정동영과 다르다. 그의 최대 목표는 한나라당 대권주자가 되어 정권을 교체하는 것일 터이지만, 적어도 정운찬 카드를 잠재울 수 있는 한나라당의 절실한 조력카드로서의 위치는 확보한 상태다. 더부룩한 수염으로 민심 대장정을 마쳤듯, 대선레이스를 뚜벅뚜벅한 걸음으로 완주해 낼 그의 인내, 그 미학의 끝이 어딜 지 궁금해진다.
.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