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명박 추격' 가능할까
<분석> "박근혜는 박정희, 이명박은 박정희+정주영 이미지로 승부"
"박근혜가 많이 달라졌다."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측근들이나 기자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소리다. '스킨십 부족'이란 단점이 늘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던 박 전대표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이명박과 지지율 격차 확대에 스킨쉽 강화
요즘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연을 들어보면 이런 변화가 읽히는 게 사실이다. 그는 강연을 할 때마다 "제 싸이 홈피 일촌 있나요?" "일촌평 쓰신 분들과는 팔짱 끼고 사진 찍을 게요" "제가 사진보다 실물이 좀 낫죠?" 같은 말을 학생들에게 건넨다. '얼짱' '싸이질' 등의 젊은 세대를 구사하는 것은 이제 기본이 됐다.
지난 5일 경북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했을 때에는 즉석에서 '생선 파는 아줌마'로 변신, 10여 분만에 27만원의 매상을 올리기도 했다. 박 전대표 특유의 '대중적 친화력'이다.
박 전대표의 측근들은 이런 변화의 원인을 '지지율 하락' 때문이라고 전한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율 격차가 두 자릿수까지 벌어지자 겉으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이지만 내심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5~6%포인트 정도의 지지율 격차는 도리어 유리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과 노무현 '조기 하야' 시사 발언이라는 두 차례 돌출상황때 국민들 사이에 위기감이 커지면서 이명박 전시장이 쭉쭉 앞서나가자 상황이 달라졌다. 지지율을 다시 한자리 숫자 내로 줄이는 게 시급한 당면과제가 된 것이다.
3, 40대 지지율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문제는 어떻게 지지율을 좁힐 것인가이다. 박 전대표측은 '대중적 친화력'만으로 지지율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박 전대표의 최근 행보는 시장 등의 민생 현장보다 대학생들이나 지식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이 주를 이룬다. 이와 관련 박 전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박 전대표의 지지율을 분석해 봤을 때 시장상인이나 저소득층, 50대 이상 등은 충성도가 높은 집단"이라며 "반면 이명박 전 시장에 비해 고학력 3, 40대의 지지율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충성도 높은 집단보다 자신에 대한 지지율이 높지 않은 집단을 상대로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것. 비유컨대 '집토끼'보다 '산토끼'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들 3, 40대를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이다. 특히 이들 3, 40대가 경제마인드를 중시하는 연령층이라는 데 박 전대표의 고민이 있다. 기업인 출신인 이명박 전시장이 여러 모로 유리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박 전대표측이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이 재계와의 관계 강화로 알려지고 있다. 박 전대표는 최근 한 측근의원을 통해 전경련, 대한상의, 중소기업협회 등 재계단체들과 접촉한 결과 기업들이 은연중 재계를 '너무 잘 알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다. 이에 박 전대표는 경제에의 정부 개입 최소화를 의미하는 '작은 정부'를 캐치프레이즈로 출자총액제한제 철폐, 수도권 공장 신증설 규제 해제, 법인세 인하 같은 공약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재계와의 스킨쉽 강화를 통해 이 전시장에 비해 취약하다고 평가받는 '경제 경쟁력'을 보완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이슈 선점 능력 부족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접근법에 대해 회의적 반응도 나오고 있다. 출총제 폐지 같은 원론적 접근 갖고선 이 전시장을 추적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최근 부동산대란이 발발했을 때 이 전시장은 "젊은 세대들에게 집 한채씩을 주겠다"고 말해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어떻게 집 한채씩을 줄지 구체적 대안은 밝히지 않아 실현가능성은 의문이나 1992년 대선때 정주영 회장의 '아파트 반값' 공약과 유사한 효과를 낳고 있는 것.
반면에 박 전대표는 노무현 정권의 부동산정책 실패를 비판하는 데 그쳤을 뿐, 집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젊은 세대 등의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한나라당에 대해 주택문제에 관한 한 '집없는 사람'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쓴소리를 해 한나라당이 추진하던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 상향,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인하 등을 백지화시킨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비교해도, 박 전대표는 무력감을 드러낸 셈이다. 요컨대 새로운 국면이 도래했을 때 '이슈'를 선점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제문제에서 이런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근혜는 박정희, 이명박은 박정희+정주영 이미지로 승부중"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박 전대표측은 현재의 지지율이 계속 그대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예로 들고 있는 것이 호남에서의 지지율. 호남 지역에서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율이 20% 대가 나오고 있는 반면, 박근혜 전 대표는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박 전대표측은 "현재 여권에 유력한 후보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나오는 것으로 본다"며 "여권에 유력인사가 후보로 나선다면 이 전시장의 지지계층을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대표측이 또하나의 변수로 생각하는 것은 '본격적 검증'. 박 전대표는 지난 5일 대구 계명대 특강에서 이 전 시장과 지지율 격차가 크다는 한 학생의 지적에 대해 "나라를 위한 선택을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검증작업이 있지 않겠느냐. 그런게 아직 시작이 안됐다"면서 "남은 기간 검증작업을 다 거치게 될 때 국민이 많은 고민을 해서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시장에 비해 검증에 자신있다는 얘기였다. 그는 "지지율 변동은 앞으로 1년여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렇듯 신경전이 팽팽하다 보니, 각종 행사에서 박 전대표와 이 전시장은 거의 마주치지 않는다. 공식일정에는 분명 같은 장소에 참석키로 한 상황임에도 둘 중 한 사람이 마지막에 일정을 취소, 변경하는 일이 다반사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서로 만나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범여권이 지지멸렬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상당 기간 대선국면은 이명박-박근혜의 양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박근혜는 박정희 이미지에 안주하고 있는 반면, 이명박은 박정희 이미지에 정주영 이미지를 합쳐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이명박의 경부 대운하는 박정희의 경부고속도로의 재판이고, '젊은 세대에게 아파트 한채씩 주겠다'는 공약은 정주영의 아파트 반값 공약의 재판"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요즘 이 전시장은 박정희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인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 등 다각도로 박정희와 정주영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런 대중 이미지 조작 측면에서는 분명 이명박이 유리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내년에 범여권에서 단일 후보가 나온다면 박근혜보다는 이명박 지지기반이 훨씬 충격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이 전시장을 지지하고 있는 수도권의 3, 40대 지지층은 과거 노무현 지지세력이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명박-박근혜 전쟁은 이제 시작일뿐이다. 이 전시장이 측근들에게 "절대로 자만하지 말라"고 부단히 경고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일 것이다.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측근들이나 기자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소리다. '스킨십 부족'이란 단점이 늘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던 박 전대표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이명박과 지지율 격차 확대에 스킨쉽 강화
요즘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연을 들어보면 이런 변화가 읽히는 게 사실이다. 그는 강연을 할 때마다 "제 싸이 홈피 일촌 있나요?" "일촌평 쓰신 분들과는 팔짱 끼고 사진 찍을 게요" "제가 사진보다 실물이 좀 낫죠?" 같은 말을 학생들에게 건넨다. '얼짱' '싸이질' 등의 젊은 세대를 구사하는 것은 이제 기본이 됐다.
지난 5일 경북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했을 때에는 즉석에서 '생선 파는 아줌마'로 변신, 10여 분만에 27만원의 매상을 올리기도 했다. 박 전대표 특유의 '대중적 친화력'이다.
박 전대표의 측근들은 이런 변화의 원인을 '지지율 하락' 때문이라고 전한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율 격차가 두 자릿수까지 벌어지자 겉으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이지만 내심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5~6%포인트 정도의 지지율 격차는 도리어 유리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과 노무현 '조기 하야' 시사 발언이라는 두 차례 돌출상황때 국민들 사이에 위기감이 커지면서 이명박 전시장이 쭉쭉 앞서나가자 상황이 달라졌다. 지지율을 다시 한자리 숫자 내로 줄이는 게 시급한 당면과제가 된 것이다.
3, 40대 지지율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문제는 어떻게 지지율을 좁힐 것인가이다. 박 전대표측은 '대중적 친화력'만으로 지지율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박 전대표의 최근 행보는 시장 등의 민생 현장보다 대학생들이나 지식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이 주를 이룬다. 이와 관련 박 전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박 전대표의 지지율을 분석해 봤을 때 시장상인이나 저소득층, 50대 이상 등은 충성도가 높은 집단"이라며 "반면 이명박 전 시장에 비해 고학력 3, 40대의 지지율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충성도 높은 집단보다 자신에 대한 지지율이 높지 않은 집단을 상대로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것. 비유컨대 '집토끼'보다 '산토끼'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들 3, 40대를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이다. 특히 이들 3, 40대가 경제마인드를 중시하는 연령층이라는 데 박 전대표의 고민이 있다. 기업인 출신인 이명박 전시장이 여러 모로 유리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박 전대표측이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이 재계와의 관계 강화로 알려지고 있다. 박 전대표는 최근 한 측근의원을 통해 전경련, 대한상의, 중소기업협회 등 재계단체들과 접촉한 결과 기업들이 은연중 재계를 '너무 잘 알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다. 이에 박 전대표는 경제에의 정부 개입 최소화를 의미하는 '작은 정부'를 캐치프레이즈로 출자총액제한제 철폐, 수도권 공장 신증설 규제 해제, 법인세 인하 같은 공약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재계와의 스킨쉽 강화를 통해 이 전시장에 비해 취약하다고 평가받는 '경제 경쟁력'을 보완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이슈 선점 능력 부족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접근법에 대해 회의적 반응도 나오고 있다. 출총제 폐지 같은 원론적 접근 갖고선 이 전시장을 추적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최근 부동산대란이 발발했을 때 이 전시장은 "젊은 세대들에게 집 한채씩을 주겠다"고 말해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어떻게 집 한채씩을 줄지 구체적 대안은 밝히지 않아 실현가능성은 의문이나 1992년 대선때 정주영 회장의 '아파트 반값' 공약과 유사한 효과를 낳고 있는 것.
반면에 박 전대표는 노무현 정권의 부동산정책 실패를 비판하는 데 그쳤을 뿐, 집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젊은 세대 등의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한나라당에 대해 주택문제에 관한 한 '집없는 사람'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쓴소리를 해 한나라당이 추진하던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 상향,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인하 등을 백지화시킨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비교해도, 박 전대표는 무력감을 드러낸 셈이다. 요컨대 새로운 국면이 도래했을 때 '이슈'를 선점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제문제에서 이런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근혜는 박정희, 이명박은 박정희+정주영 이미지로 승부중"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박 전대표측은 현재의 지지율이 계속 그대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예로 들고 있는 것이 호남에서의 지지율. 호남 지역에서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율이 20% 대가 나오고 있는 반면, 박근혜 전 대표는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박 전대표측은 "현재 여권에 유력한 후보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나오는 것으로 본다"며 "여권에 유력인사가 후보로 나선다면 이 전시장의 지지계층을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대표측이 또하나의 변수로 생각하는 것은 '본격적 검증'. 박 전대표는 지난 5일 대구 계명대 특강에서 이 전 시장과 지지율 격차가 크다는 한 학생의 지적에 대해 "나라를 위한 선택을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검증작업이 있지 않겠느냐. 그런게 아직 시작이 안됐다"면서 "남은 기간 검증작업을 다 거치게 될 때 국민이 많은 고민을 해서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시장에 비해 검증에 자신있다는 얘기였다. 그는 "지지율 변동은 앞으로 1년여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렇듯 신경전이 팽팽하다 보니, 각종 행사에서 박 전대표와 이 전시장은 거의 마주치지 않는다. 공식일정에는 분명 같은 장소에 참석키로 한 상황임에도 둘 중 한 사람이 마지막에 일정을 취소, 변경하는 일이 다반사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서로 만나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범여권이 지지멸렬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상당 기간 대선국면은 이명박-박근혜의 양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박근혜는 박정희 이미지에 안주하고 있는 반면, 이명박은 박정희 이미지에 정주영 이미지를 합쳐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이명박의 경부 대운하는 박정희의 경부고속도로의 재판이고, '젊은 세대에게 아파트 한채씩 주겠다'는 공약은 정주영의 아파트 반값 공약의 재판"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요즘 이 전시장은 박정희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인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 등 다각도로 박정희와 정주영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런 대중 이미지 조작 측면에서는 분명 이명박이 유리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내년에 범여권에서 단일 후보가 나온다면 박근혜보다는 이명박 지지기반이 훨씬 충격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이 전시장을 지지하고 있는 수도권의 3, 40대 지지층은 과거 노무현 지지세력이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명박-박근혜 전쟁은 이제 시작일뿐이다. 이 전시장이 측근들에게 "절대로 자만하지 말라"고 부단히 경고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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