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회원값, 3분의 1 토막. '대재앙' 징조
지자체는 계속 골프장 인허가, 4대강 주변까지 골프장 건설
12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국내 회원제 골프장 가운데 가장 비싼 남부CC(18홀·경기도 용인)의 회원권 가격이 10억원 아래인 9억9천만원으로 떨어졌다.
2005년 6월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한 이래 2008년 6월에는 역대 최고가인 23억원을 찍었다가 추락을 거듭하다가 결국 10억원선마저 붕괴된 것. 이로써 국내 골프장 가운데 무기명 회원권(회원을 지정하지 않은 회원권)을 제외하고 10억원을 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한때 10억원을 넘던 다른 회원권도 역대 최고가의 3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8년 3월 13억원이던 화산은 3억9천만원, 14억원까지 올랐던 레이크사이드는 4억원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억원 언저리까지 갔던 가평베네스트는 6억8천만원, 17억5천만원까지 올랐던 남촌은 6억9천만원이다.
아파트 등 부동산 값과 함께 수직폭등을 거듭하던 골프장 회원권 값은 2008년부터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 위기로 법인 수요가 급감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고 신설 골프장이 우후죽순처럼 늘면서 가격이 더욱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원권 분양 때 낸 입회금을 돌려받으려는 움직임까지 가세해 시세 급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한경>은 전했다.
2000년대 부동산 투기 광풍이 몰아닥쳤을 때 아파트 값이 폭등하자 그 뒤를 이어 골프장 회원권과 그림 값이 동반폭등했다. 그러나 2008년 미국의 부동산거품이 터지면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며 전세계적 규모로 부동산거품이 꺼지기 시작하자, 국내의 골프장 회원권과 그림 값도 아파트 값에 앞서 선행적으로 폭락하기 시작해 그림 값은 정점대비 20%, 골프장 회원권값은 정점대비 30% 수준까지 폭락한 상태다. 이 과정에 수많은 골프장들이 연쇄 도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문수 경기지사를 비롯해 대다수 지자체장들은 골프장 인허가를 계속 남발해 왔으며, 최근에는 구미시가 4대강공사가 끝난 낙동강 주변에 대규모 골프장 신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4대강 주변에 골프장 등 위락시설을 지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골프장 회원권 값은 더욱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대기업 및 공무원 접대차 골프장을 가장 많이 이용해온 중소기업들이 극심한 불황과 양극화로 골프장 이용을 줄이고 있으며,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들이 골프를 외면해 잠재적 성장력이 크게 둔화된 것도 골프장 회원권 값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골프장 회원권 값은 아파트 등 부동산 값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고 있어, 앞으로 국내 부동산값이 더욱 빠르게 급락하면서 가계대출 시한폭탄 폭발이라는 대재앙을 예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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