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기대감에 미국-유럽증시 급등...
재정 바닥나 경기부양책 한계, 각국 정치환경도 불안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86.84포인트(2.37%) 오른 12,414.79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도 29.63포인트(2.3%) 급등한 1,315.13, 나스닥 종합지수는 66.61포인트(2.4%) 상승한 2,844.72에 각각 마감됐다. 이날 다우와 S&P 500 지수의 상폭폭은 올들어 최대다.
유럽 증시도 급등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종가 대비 2.36% 상승한 5,384.11로 거래를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2.09% 오른 6,093.99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42% 급등한 3,058.44으로 각각 마감했다.
이처럼 미국·유럽 주가가 동반 급등한 것은 유럽 재정위기가 공황적 파국으로 치닫자, 미국과 유럽 정부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판단이 빠르게 확산됐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 미연준 의장은 7일 의회에서 증언을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 애틀란타 연방은행의 덴스 록하르트 총재는 이날 경제가 악화되거나 유럽 채무위기가 다시 충격을 야기한다면 연준이 추가 양적완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도 고용시장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준이 별도의 정책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연방은행 총재들의 잇따른 경기부양 촉구 발언은 미연준이 3차 양적 완화를 추진중이란 관측에 힘을 실어주었다.
워싱턴 정가에서도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대통령도 경기 악화시 재선이 불투명해는만큼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경기부양이 본격화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럽 경제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며 "ECB는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조만간 금리인하 등 추가 경기부양을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그리스와 스페인을 차별화해야 한다며 유럽 4위 경제국인 스페인 구제에 적극 나서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스페인은 이날 20억유로의 국채 발행을 앞두고 있어 발행 성사여부가 중대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유럽 경기부양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 제로 금리 상태인 현 상황에서 미국·유럽 통화당국에게 더이상 효과적 경기부양 수단이 없는 데다가, 돈을 더 찍어 풀어봤자 돈이 실물경제로 흐르지 않고 금융권내에서만 도는 현상이 개선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
여기에다가 유럽 경제위기 해결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독일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이상 그리스 등에 무한정 돈을 퍼줘서는 안된다는 비판여론이 비등하고 있어 메르켈 총리의 운신폭을 좁게 하고 있다. 이렇듯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현재의 정치적 환경은 선진국간 정책공조가 쉽지 않으며, 각국이 더이상 사용할 재정도 바닥난 상태여서 향후 세계금융시장은 상당기간 계속 요동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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