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재록 게이트' 왜 시작했나
"대검 중수부 해체란 말이 사라지게 하겠다" 비장한 각오
'김재록 게이트 수사를 통해 검찰이 얻고자 하는 노림수는 무엇인가.'
최근 정-관계와 재계-금융계의 최대 관심사다. 사건 발발 초기만 해도 부실기업 인수 및 대출알선 비리 정도로 인식되던 김재록 게이트가 검찰의 현대-기아차 본사 압수수색을 계기로 재계 전반으로 확대 조짐을 보이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검 중수부 해체론과 김재록 게이트
김재록 수사는 우연히 비리를 포착해 시작된 수사가 아닌 전형적 '기획수사'다. 오랜 기간 예의주시해온 비리를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복수의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김재록 비리는 지난 2001년 12월1일 검찰이 대검 중수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공자금비리특별수사본부를 설치, 공자금 비리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면서부터 포착되기 시작했다. 김재록이란 이름이 곳곳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재록은 2002년 자산관리공사 및 예금보험공사의 일거리를 독식하다시피 해, 국회에 불려나가기까지 했다.
그러나 당시 그가 외국계 컨설팅그룹 대표였다는 점과, 그와 연관성 있는 인물들이 정-관계 실세들로 수사를 진행할 경우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위험성이 크다는 점, 또한 당시는 공자금 비리수사의 포커스가 개별 기업주의 비리에 맞춰졌다는 점에서 그는 본격적 수사대상이 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하반기 들어 검찰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촉발제가 된 것은 정부여당 일각의 '대검 중수부 해체' 움직임이었다. 전해인 2004년 6월 여권실세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 여권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제기된 '대검 중수부 해체' 주장은 그후 검찰의 강력반발로 소강국면을 맞았으나, 2005년말 사법개혁추진위원회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대검 중수부를 해체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는 개혁안을 만들면서 검찰을 바짝 긴장시켰다. 이 안대로 될 경우 검찰은 무력화될 것이라는 게 검찰의 위기감 어린 판단이었다.
그러던 중 2005년 11월 정상명 검찰총장이 새로 취임했다.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은 신임총장에게 업무보고를 하던 중, 당시 검찰의 최대현안이던 중수부 해체와 관련, "중수부 해체론을 일거에 날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보고했다. 그 '방법'이란 공자금 비리의 최대 핵심을 성역없이 파헤쳐, 대검 중수부의 존재이유를 만천하에 밝히자는 것이었다.
검찰총장은 OK했고, 이때부터 김재록은 대검 중수부의 표적이 됐다. 그동안의 공자금 비리 수사를 통해 김재록의 혐의를 확보하고 있던 검찰은 마침내 1월17일 김재록을 연행하는 동시에 그의 63빌딩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검찰은 이미 김씨가 부천 쇼핑몰 대출에 관여해 2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비리혐의 등을 확보한 상태였다.
긴장 풀었던 김재록 '허' 찔려
검찰에 연행된 김재록은 그러나 검찰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 검찰은 김재록의 배후를 파헤치려 했으나 김재록은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식이었다. 2억 리베이트 혐의 갖고선 구속되더라도 곧 풀려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듯 했다.
검찰은 리베이트 수수 사실만 갖고도 김재록을 구속할 수 있었으나 그를 풀어주었다. 아울러 김재록 수사는 종결됐다는 이야기도 흘렸다. 김재록 연행에 바짝 긴장하던 금융계 등에는 '무혐의 종결 처리'라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긴장감이 풀어졌다.
하지만 그후 김재록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하던 검찰은 이 기간중 '보다 결정적 비리혐의'를 잡았고, 지난 22일 김재록을 전격체포하는 동시에 26일 현대차 그룹 심장부를 급습함으로써 김재록의 허를 찔렀다. 검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대차그룹외 다른 그룹들도 수사선상에 올라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이 정도 방대한 혐의를 확보한 만큼 아직까지 함구하고 있는 김재록이 입을 여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로 자신하는 분위기다.
쏟아지는 거물급 고유명사들
검찰은 김재록 체포 직후부터 "이번 수사의 최종목표는 김재록 배후의 실세들"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
이와 관련, 언론지상에는 아더앤더슨에의 자녀 취업 등과 관련해 이헌재-강봉균-진념-김진표 등 전-현직 고위관료들의 이름이 줄줄이 나오고 있으며 대출과 관련해 전-현직 시중은행장들의 이름과, 현대차 로비자금 수수를 계기로 재계 인사들의 이름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밖에 물밑에서는 정치권의 전-현직 권력실세들의 이름까지 나도는 등 우리 사회의 권력층 전체가 크게 출렁이는 분위기다.
"중수부 해체라는 말이 사라지게 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시작한 김재록 게이트 수사가 과연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최근 정-관계와 재계-금융계의 최대 관심사다. 사건 발발 초기만 해도 부실기업 인수 및 대출알선 비리 정도로 인식되던 김재록 게이트가 검찰의 현대-기아차 본사 압수수색을 계기로 재계 전반으로 확대 조짐을 보이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검 중수부 해체론과 김재록 게이트
김재록 수사는 우연히 비리를 포착해 시작된 수사가 아닌 전형적 '기획수사'다. 오랜 기간 예의주시해온 비리를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복수의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김재록 비리는 지난 2001년 12월1일 검찰이 대검 중수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공자금비리특별수사본부를 설치, 공자금 비리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면서부터 포착되기 시작했다. 김재록이란 이름이 곳곳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재록은 2002년 자산관리공사 및 예금보험공사의 일거리를 독식하다시피 해, 국회에 불려나가기까지 했다.
그러나 당시 그가 외국계 컨설팅그룹 대표였다는 점과, 그와 연관성 있는 인물들이 정-관계 실세들로 수사를 진행할 경우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위험성이 크다는 점, 또한 당시는 공자금 비리수사의 포커스가 개별 기업주의 비리에 맞춰졌다는 점에서 그는 본격적 수사대상이 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하반기 들어 검찰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촉발제가 된 것은 정부여당 일각의 '대검 중수부 해체' 움직임이었다. 전해인 2004년 6월 여권실세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 여권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제기된 '대검 중수부 해체' 주장은 그후 검찰의 강력반발로 소강국면을 맞았으나, 2005년말 사법개혁추진위원회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대검 중수부를 해체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는 개혁안을 만들면서 검찰을 바짝 긴장시켰다. 이 안대로 될 경우 검찰은 무력화될 것이라는 게 검찰의 위기감 어린 판단이었다.
그러던 중 2005년 11월 정상명 검찰총장이 새로 취임했다.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은 신임총장에게 업무보고를 하던 중, 당시 검찰의 최대현안이던 중수부 해체와 관련, "중수부 해체론을 일거에 날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보고했다. 그 '방법'이란 공자금 비리의 최대 핵심을 성역없이 파헤쳐, 대검 중수부의 존재이유를 만천하에 밝히자는 것이었다.
검찰총장은 OK했고, 이때부터 김재록은 대검 중수부의 표적이 됐다. 그동안의 공자금 비리 수사를 통해 김재록의 혐의를 확보하고 있던 검찰은 마침내 1월17일 김재록을 연행하는 동시에 그의 63빌딩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검찰은 이미 김씨가 부천 쇼핑몰 대출에 관여해 2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비리혐의 등을 확보한 상태였다.
긴장 풀었던 김재록 '허' 찔려
검찰에 연행된 김재록은 그러나 검찰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 검찰은 김재록의 배후를 파헤치려 했으나 김재록은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식이었다. 2억 리베이트 혐의 갖고선 구속되더라도 곧 풀려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듯 했다.
검찰은 리베이트 수수 사실만 갖고도 김재록을 구속할 수 있었으나 그를 풀어주었다. 아울러 김재록 수사는 종결됐다는 이야기도 흘렸다. 김재록 연행에 바짝 긴장하던 금융계 등에는 '무혐의 종결 처리'라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긴장감이 풀어졌다.
하지만 그후 김재록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하던 검찰은 이 기간중 '보다 결정적 비리혐의'를 잡았고, 지난 22일 김재록을 전격체포하는 동시에 26일 현대차 그룹 심장부를 급습함으로써 김재록의 허를 찔렀다. 검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대차그룹외 다른 그룹들도 수사선상에 올라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이 정도 방대한 혐의를 확보한 만큼 아직까지 함구하고 있는 김재록이 입을 여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로 자신하는 분위기다.
쏟아지는 거물급 고유명사들
검찰은 김재록 체포 직후부터 "이번 수사의 최종목표는 김재록 배후의 실세들"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
이와 관련, 언론지상에는 아더앤더슨에의 자녀 취업 등과 관련해 이헌재-강봉균-진념-김진표 등 전-현직 고위관료들의 이름이 줄줄이 나오고 있으며 대출과 관련해 전-현직 시중은행장들의 이름과, 현대차 로비자금 수수를 계기로 재계 인사들의 이름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밖에 물밑에서는 정치권의 전-현직 권력실세들의 이름까지 나도는 등 우리 사회의 권력층 전체가 크게 출렁이는 분위기다.
"중수부 해체라는 말이 사라지게 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시작한 김재록 게이트 수사가 과연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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