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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안 "현상황 민란 전야. 부동산망국 초읽기"

김근태 비서실장직 사퇴, 盧의 '추병직 감싸기'도 질타

김근태 열린우리당 비서실장인 이계안 의원이 김근태 당의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끝내 10일 비서실장 사표를 제출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말을 하고 싶다"다.

그동안 "비서실장에게는 입이 없는 법"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발언을 최대한 자제해온 이 의원은 실제로 비서실장직 사의를 표명한 뒤 "지금은 당이 현재 부딪친 현안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을 정리해야 할 시점"이라며 "그러나 갑자기 미래에 잘 할 테니 용서해달라고 하는데 과연 옳은 태도인지 모르겠다"고, 그동안의 실정에 대해 국민에게 조목조목 잘못을 반성한 뒤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하지 못하고 있는 당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 사의 표명과 관련, "오랜 기간 기업에서 일한 사람의 시각에서 볼 때 수 차례 회의를 거듭하면서도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하는 회의구조에 대한 회의감이 컸을 것이고, 그 안에서 본인의 생각과 당 지도부의 생각의 차이도 발견했을 것"이라며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측은 이밖에 비서실장 사퇴 배경에는 그동안 김근태 의장을 보좌하는 과정에 당 안팎에서 쏟아진 비난에 대한 피로감도 작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근태 지지자들은 '김근태를 망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재계에서는 '정치권에 들어가더니 운동권이 됐냐'고 비난했다"고 이 의원이 처했던 그동안의 피로한 샌드위치 상황을 전했다.

최근의 민심을 "민란 전야"로 규정하고 혁명적 부동산대책을 촉구하고 있는 이계안 열린우리당 의원. 재경부장관 출신의 강봉균 정책위의장의 표정이 묘하다. ⓒ연합뉴스


앞으로 이 의원은 당면한 최대 위기상황인 부동산값 폭등에 대한 소신을 분명히 밝힐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의 부동산값 폭등에 따른 흉흉한 민심을 "민란 전야"로 규정하는 글을 쓸 정도로 부동산값 폭등에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으며, 추병직 건설교통부장관 등을 경질하지 않고 감싸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그는 또 건설업자들 논리만 대변하고 있는 열린우리당내 경제관료 출신 의원들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의원은 "현재 미친 듯 폭등하고 있는 부동산을 잡지 못한다면 서민-중산층 경제가 완전 붕괴하는 것은 물론, 살인적 땅값 때문에 기업들도 모조리 해외로 빠져나가 한국경제가 붕괴할 것"이라며 극한적 위기감을 피력하고 있다.

때문에 그는 "앞으로 조성되는 신도시는 싱가포르의 리콴유 총리가 60년대부터 강력하게 실시한, 토지공개념에 기초한 '환매조건부분양' 제도를 도입하고 토지공사-주택공사 등도 통합해야 한다"는 생각이어서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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