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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김일성 생가 방문한 적 없다"

"정계개편?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나" "흔들림없는 게 강한 것"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여권에서 활발히 진행중인 정계개편 논의에 대해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나"라고 일축했다.

박 전대표는 7일 오후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인터넷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대표로 있는 동안에도 선거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여당이 지지를 못 받았다"며 "그러면 '국민들이 우리가 한 것을 좋게 보지 않고 고치라는 경고구나'라고 받아들이고 인사도 새 사람을 쓰고 정책도 바꾸고 그런 노력을 해야지 그런 것은 안 하고 대선이 가까우니까 정치계를 흔들고 다시 집권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국민 생각은 점점 여당으로부터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회동에 대해선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도 알 수 없고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을 인사차 방문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 전대통령과의 관계를 고려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전대표는 손 부상이 재발해 7일 붕대를 감고 기자들과 만났다. ⓒ연합뉴스


"북핵실험 이후 지지율 떨어진 것은 여성이란 단점 작용"

박 전대표는 '북핵문제가 터진 후 지지율이 떨어진 게 여성성이 약점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는 질문에 대해 "제가 정치를 하면서 인터뷰를 할 때 '어떤 것이 가장 단점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으면 여성이라는 것이 제일 큰 단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대답했는데 이를 실질적으로 보여준 것이 북한 핵실험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막연히 여성이면 약하지 않겠나. 위기일 때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막연히 생각한 것이 반영된 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최근 지지율 하락 원인 중 하나로 여성성을 꼽았다.

그러나 그는 "무엇이 약하고 강한 것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마초맨 같이 근육이 단단하고 목소리 큰 것이 강한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지켜야 될 원칙과 소신이 있으면 눈 앞의 이익에 반하고 지지율이 떨어져도 흔들림 없이 지키는 것이 강한 것인데,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강한 소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앞으로 국민들이 점점 아시게 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표시했다.

박 전대표의 핵심측근은 이와 관련, "북핵실험후 이명박 전시장과의 지지율이 벌어진 데 대해 주변에선 난리이나 정작 박 전대표 본인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승리를 이끈 데다가 지지율까지 1위를 계속 달리면 정치권의 집중포화 대상이 될 게 확실한만큼 당분간은 일정한 지지율차로 2위를 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대표는 따라서 지지율에 신경 쓰는 대신 전문가들을 한명이라도 더 만나 외연을 넓히고 식견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경대 방문 논란에 단호히 "방문한 적 없다"

박 전대표는 민주노동당이 공세를 펴고 있는 만경대 방문 여부에 대해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만경대 생가에는 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민노당 지도부가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마자 북한을 방문하고 나서 그것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목적인지 사실도 아닌 것을 트집 잡고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며 "당시 김일성 생가와는 다른 곳인 만경대 소년궁전을 방문했는데 연합뉴스 기자가 구술로 한 것을 받아 적어서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만경대라고 하면 김일성 생가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렇게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후 연합 기자에게 사실을 바로잡았고 '평양 8경 중 2경이 있는 모란봉과 만경대 관광길에 올랐다'는 부분을 '평양 8경 중 2경이 있는 모란봉을 찾았다'고 수정했다"며 "민노당이 지금 뭐라고 얘기하든 민노당은 만경대에 가서 참배를 했고, 저는 그 근처도 안 갔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노당의 방북 성과에 대해서도 "저는 개인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우리 국민의 숙원인 이산가족 문제나 금강산 댐 공동조사, 국군포로 생사확인 등을 이뤄내고 왔는데 민노당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 중 하나도 이룬 것이 없다"며 "한 가지라도 한 것이 있다면 말을 안 하겠다. 핵실험 유감표명은 서울에 앉아서도 할 수 있지 않나"라고 역공을 폈다.

그러나 박 전대표는 고소, 고발에 대해서는 "실무팀에서 실무적 차원에서 고발도 검토할 수 있다고 한 것 같은데 법적 대응 이런 것이 문제가 아니라 공당의 신뢰성 문제"라며 "있지도 않은 일을 있다고 하고 자신들의 방북을 호도하기 위해 트집잡는 이런 공당의 태도가 문제란 것을 알아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고소고발을 할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박 전대표는 그러나 주체사상탑 방문은 인정했다. 그는 "63빌딩이나 서울타워에서 서울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듯이 평양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탑이 바로 주체사상탑"이라며 "관광차원에서 다녀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만경대와 주체사상탑이 무슨 차이가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민노당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즉답을 피했다.

박 전대표는 자신의 '대북특사' 가능성에 대해선 "정 필요하다면 특사문제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힌 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발언은 특사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고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제가 도움이 된다면 정치적 유-불리를 생각하지 않고 민족의 장래만을 보고 하겠다는 마음의 일단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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