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공포영화", 세계주가 폭락
이탈리아 국채금리 7.4%까지 폭등, '내년 2월 파산' 공포
이날 유럽 증시는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사임 소식에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이탈리아의 유통수익률이 1997년 이후 14년만에 7%를 넘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세로 반전됐다. 이날 오후 이탈리아의 10년물 유통수익률은 전날보다 0.82%포인트 급등하면서 장중 한때 7.40%까지 치솟았다. 일반적으로 유통수익률이 7%를 넘으면 늦어도 석달이내에 외국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다.
유통수익률 폭등은 베를루스코니의 뒤를 누가 잇더라도 뾰족한 대책이 없을 것이라는 '리더십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도 이탈리아 채권을 열심히 사들이며 고군분투했으나 10년물 금리를 0.2% 포인트 안팎 낮추는 데 그쳐 이탈리아 위기 앞에서는 역부족임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이탈리아의 공공부채는 약 1조9천억 유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등 여타 위기국의 공공부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시장에서는 이탈리아가 당장 파산하지는 않겠지만 석달 뒤인 내년 2월을 넘기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2012년 2월 파산 공포'가 급속 확산되면서 패닉적 상황에 빠져들었다.
결국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92% 떨어진 5,460.38로 장을 끝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2.17% 하락한 3,075.16으로 마감했다.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 역시 2.21% 급락한 상승한 5,829.54로 장을 마쳤고, 이탈리아 밀라노 지수는 3.8%나 급락했다.
특히 금융주 낙폭이 커, 프랑스-벨기에 합작은행인 덱시아 은행은 정부의 구제금융 방침에도 불구하고 11% 폭락했고, 유럽 최대 은행인 HSBC 은행도 6% 떨어졌다.
유럽에 이어 개장한 미국주가는 낙폭이 더 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400포인트 넘게 폭락했다가 결국 389.24p(3.2%) 폭락한 1만1780.87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각각 3.67%, 3.88% 하락한 1229.11, 2621.65로 장을 마쳤다.
미국도 금융주 낙폭이 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5.67% 추락했고 JP모간체이스도 7.08%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끝나지 않은 공포영화 같다"며 이탈리아 위기가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상의 쓰나미를 몰고 오지 않을까 전율했다.
이탈리아 파산 공포에 유가와 금값도 동반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06달러(1.09%) 하락한 배럴당 95.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2.62달러(2.27%) 빠진 배럴당 112.39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금값은 달러화의 강세로 사흘간의 상승세를 마감하며,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7.60달러(0.4%) 떨어진 온스당 1,791.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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