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디폴트 공포', 세계증시 패닉
그리스 국민투표에 주식 투매, 특히 금융주 일제히 폭락
1일(현지시간) 유럽 주가는 말 그대로 투매적 폭락 상태를 연출했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 40 지수는 5.38% 떨어진 3,068.33으로 장을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 30 지수도 5.0% 급락하면서 5,834.51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 역시 2.21% 내린 5,421.57로 장을 마쳤으며, 재정위기 공포가 되살아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는 무려 6.8%나 폭락했고,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도 4.19% 떨어졌다.
특히 금융주의 낙폭이 커, 프랑스에서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이 16.2%, BNP 파리바 은행이 13.1%, 크레디 아그리콜 은행이 12.5% 각각 폭락하고,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은 9.5%,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9.4% 추락했다.
유럽주가 폭락은 곧바로 미국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97.05포인트(2.48%) 급락한 11,657.96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도 35.02포인트(2.79%) 하락한 1,218.28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77.45포인트(2.89%) 떨어진 2,606.96을 각각 기록했다.
주가 폭락의 주범은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였다. 초긴죽 정책에 대한 범국민적 저항에 직면한 그는 지난주말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그리스 2차 지원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들이 원치 않을 경우 2차 지원안은 이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이와 관련, "국민투표가 그리스 뿐만 아니라 유로존 전체의 금융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2차 구제금융 방안이 거부되면 `무질서한' 디폴트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 재정위기의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아온 중국의 제조업경기가 2009년 2월 이후 가장 저조한 기록을 냈다는 소식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또한 미국의 10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전월의 51.6보다 낮은 50.8을 기록한 것도 글로벌 더블딥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 수치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치 52.0에도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주가 폭락에 국제유가와 금값도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00달러(1.1%) 떨어진 배럴당 92.1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12월물 금값도 전날 종가보다 13.40달러(0.8%) 떨어진 온스당 1,711.80달러에 거래를 마쳐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세계경제 위기는 끝난 게 아니라 이제 시작임을 보여주는 불길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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