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사 파산'에 세계주가 급락
미국 역사상 8번째 대형파산, 유럽 재정위기에 직격탄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276.10포인트(2.26%) 급락한 11,955.01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도 31.79포인트(2.47%) 하락한 1,253.30, 나스닥 종합지수는 52.74포인트(1.93%) 떨어진 2,684.41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유럽 주가도 급락해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77% 내린 5,544.22,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 30 지수는 3.23% 하락한 6,141.34,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 40 지수는 3.16% 내린 3,242.84로 장을 마감했다.
주가 급락의 기폭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MF글로벌 파산보호 신청 소식이었다.
MF글로벌은 이날 오전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이 회사는 이날 새벽까지 자산을 인터렉티브 브로커스 그룹(IBG)에 매각하는 협상을 벌여왔으나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MF글로벌은 뉴욕 연준의 22개 프라이머리 딜러 중 하나로 회사 자산은 410억5천만달러, 부채는 397억달러에 달하는 대형 증권사로, 역대 미국 파산 업체 가운데 자산 규모로 8번째에 달한다. 파산 규모는 금융위기 당시 파산신청을 한 미국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보다도 크다.
이번 파산보호 신청은 유럽의 재정위기 여파로 유럽 채권에 과도하게 투자했던 미국의 증권사가 무너지는 첫 사례여서 시장에 큰 충격을 가했다.
특히 이 회사의 주요 무담보 거래업체 중에는 JP모건 체이스은행과 도이체방크, CNBC 등이 있어 파산 후유증이 이들 초대형 금융기관으로도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으면서 이날 금융주가 동반폭락했다.
MF글로벌 파산 소식은 이탈리아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를 다시 확산시켰고, 여기에다가 세계경제에 대한 OECD의 잿빛 전망으로 더블딥 우려가 되살아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OECD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올해 성장 전망치를 지난 5월 발표한 2%에서 1.6%로, 내년 성장 전망치도 기존 2%에서 1.3%로 대폭 낮췄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도 2.6%에서 1.7%로, 내년 성장률은 3.1%에서 1.8%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실제로 유로존 9월 실업률도 10.2%를 기록해 전달보다 0.1%포인트 높아지면서 위기감을 심화시켰다.
여기에다가 일본 당국은 엔화값을 끌어내리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해 달러화 가치가 3개월래 최고치로 끌어올리면서 환율전쟁이 재연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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