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 경제 관측가인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이 미국을 포함한 선진 경제권이 1년 이내에 침체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로치는 4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 열린 한 만찬 회의에서 미국 경제가 거의 성장하지 못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프랑스와 독일이 이미 침체에 빠진 여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회원국처럼 마이너스 성장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내가 보기에 주요 선진국들은 현재 침체의 가장자리에 놓여 있으며 향후 12개월 이내에 결국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유럽이 우리 눈앞에서 완전히 '증발'하지만 않는다면 전체 세계 경제에 대단히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면서 자신은 유럽이 완전히 증발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치의 진단은 결국 유로존 위기가 세계 경제에 대단히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이며 그는 침체의 깊이가 2008년 때보다는 얕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해서는 유로존이 이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쉽지는 않겠지만, 너무나 명료하다면서 "재정 동맹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로치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이 각자 (경제) 주권의 일부를 포기해야 하며 그들은 공고한 재정 동맹 없이는 단일 통화체제가 실패로 돌아가 붕괴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처럼 아주 간단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고조에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이 겹쳐 악화일로를 걷는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해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4일 유럽이 통화 동맹의 붕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유로존이 쪼개지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단일 통화체제가 붕괴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의 자신들의 금융시스템을 뒷받침할 것이며 통화 동맹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예산정책을 더 광범위하게 규율함으로써 제정 동맹에 더 가까이 가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이트너 장관은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더 신속하고 더 강력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해 유럽 위정자들의 지지부진한 '행보'를 에둘러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