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이탈리아 신용등급 3단계나 강등
유럽 재정위기 통제불능 상태, 유럽 은행들 속속 파산위기
무디스는 이날 이탈리아의 장기 자금조달 리스크가 증가했다며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기존 Aa2에서 A2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전망해 추가 강등을 예고했다.
이는 앞서 지난달 19일 S&P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강등시킨 것보다 강도높은 조치로, 유럽 재정위기를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무디스는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이유로 이탈리아의 높은 공공부채, 경제성장률 하락 위험성, 그리고 정치적 불확실성을 꼽아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무능이 주요 요인중 하나임을 분명히 했다.
무디스는 지난 6월 이탈리아의 성장리스크와 막대한 재정적자, 유럽 국가부채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으며 이후 평가작업을 계속해왔다.
무디스의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은 미국 증시가 폐장한 직후 단행된 것이어서, 5일 개장하는 아시아 금융시장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미국 증시는 유럽증시 폭락 소식에 역시 동반폭락했으나, 장 막판에 의회에 출석한 벤 버냉키 미연준의장이 경기부양책을 시사하면서 급반등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3.41포인트(1.44%) 오른 10,808.71에 거래를 끝낼 수 있었다. S&P 500 지수는 24.72포인트(2.25%) 급등한 1,123.95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68.99포인트(2.95%) 오른 2,404.82를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앞서 폐장한 유럽증시는 그리스 디폴트설로 사흘 내리 폭락했다. 특히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가 긴급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며 총 80억 유로에 달하는 6회분 지원 자금의 방출을 연기한 것이 결정적 악재가 됐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58%나 하락한 4,944.44로 거래를 마감했다. FTSE 100 지수는 3분기 들어 14%나 하락해 2002년 이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도 2.98% 떨어진 5,216.71로 마무리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역시 2.61% 내린 2,850.55로 거래를 마쳤다.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 아테네 증시는 전일 종가 대비 6.28% 폭락하면서 1993년 6월 이래 최저 수준으로 붕괴했다.
유럽 은행들의 파산 임박설도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프랑스-벨기에 합자은행인 덱시아가 그리스 국채 보유량을 많은 탓에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단기 유동성 위기에 빠져 파산 위기를 맞았다. 프랑스 예금공탁금고(CDC) 관계자는 CDC와 우체국은행이 공동으로 덱시아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800억유로의 지자체 자산을 인수할 계획이라면서 가능한 한 최단 시일내에 두 기관에 이를 정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 피가로> 신문은 덱시아가 자산을 매각하며 해체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우체국은행이 지방자치단체 대출업무를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의 뱅크런(예금인출)에 이어 유럽 은행들이 속속 파산 위기에 직면하면서 유럽 재정위기는 통제불능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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