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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당 해체' 놓고 친노-비노 세대결 시작

신기남 "열린당이 중심돼야" vs 정대철 "열린당 해체해야"

김근태 당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당사에서 소집한 당 상임고문단 회의에는 13명의 상임고문 중 다수가 불참한 가운데 신기남 의원과 정대철 전 의원이 열린당 해체 여부를 놓고 격돌하는 등 열린우리당내 친노-비노그룹간 핵분열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신기남-정동영 '당 해체' 놓고 격돌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인 천신정의 일원인 신기남 고문은 이날 모임에서 정계개편보다 우리당의 정체성과 리더십을 바로 세우는 일이 먼저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고문은 당의 낮은 지지율의 원인을 "우리의 세가 약하고 힘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의 창궐과 세계화의 물결, 1997년 외환위기 등의 새로운 현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당이 초심으로 돌아가면 지지자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정대철 고문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여당과 민주당, 고건 전 국무총리 등을 아우르는 대통합 신당을 추진해야 한다"며 열린우리당 해체후 신당 창당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고문은 그동안 한화갑 민주당 대표 등과의 회동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을 배제한 신당 창당을 주장해왔다.

천신정의 일인인 천정배 고문은 이에 “대통합은 불가피하지만, 창당이 잘못됐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당내 수임기구를 만들어 정계개편에 관한 논의 집중하자"는 절충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대체적으로 친노계열은 열린우리당 존속을, 비노계열은 열린우리당 해체후 신당 창당에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세력판도에서는 비노계열이 증가추세여서 당 해체론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각 계파별 대책 마련 독자행보

이렇듯 열린우리당 해체 여부를 놓고 이견이 노출되자, 각 정파는 향후 정면격돌에 대비한 독자 행보를 시작한 양상이다.

일단 김근태 의장은 휴일인 오는 29일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해 당의 진로를 논의하고, 정기국회 일반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날인 11월 2일 의원총회를 열어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당 해체론자인 정대철 고문은 다음달 2일 전직 당의장을 비롯한 원로그룹 회동을 주선, 자신의 주장을 재차 개진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호남출신 염동연 의원 등도 적극 가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 해체에 반대하는 친노 참정연은 오는 11월11일 대전에서 전국위원 워크샵을 개최하며 당 사수 주장을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날 워크샵에는 27일 노무현 대통령 정무특보로 컴백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참여정부의 성과와 과제"란 주제로 강연, 노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해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으며, 이같은 입장을 내주중 밝히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친노세력은 비노세력이 민주당 등과의 합당을 계속 주장할 경우 이들 비노세력에 대해 탈당을 요구하며 자신들이 열린우리당 간판을 유지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27일 충남 당진군 송악면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함께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근태 의장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는 11월12일 가을정기산행을 통해 향후 진로를 논의한다는 계획으로, 열린우리당을 해체하되 민주당 등과의 지역연합에 그치지 않고 평화개혁세력들을 결집시키는 방안을 중점 협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근태계가 11월12일로 날짜를 늦춰 잡은 것은 11월7일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본 뒤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근태계는 친노진영과의 결별도 감수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향후 헤게모니를 둘러싼 열린우리당의 핵분열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예상했던대로 친노세력과 비노세력간 결별도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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