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김근태 '춤 공방', 열린당내 갈등으로 비화

일부 의원 "야당에 빌미" 비판에 김 "부화뇌동 서글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이른바 '춤' 공방이 거듭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도 김 의장에게 비판적 입장을 보이는 등, 당내 갈등까지 가세하는 양상이다.

이목희 “일부 언론이 본말 전도하고 있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22일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성공단 방문의 본질은 북에 대해 2차 핵실험을 하지 말라, 미국에 대해 북한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라, 우리당은 대북포용정책을 유지하고,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우리의 이런 생각에 다수의 국민이 지지하고 이를 충실히 이행하고 돌아왔다고 생각하는데 일부 언론이 이에 대한 본말을 전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노력이 근본이라면 이것을 춤판으로, 율동으로, 해프닝으로, 사건으로 보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의도는 그렇지 않았지만 해프닝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심려와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서는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방북단을 대표해 유감을 표했다.

그는 그러나 당내 일부 의원과 한나라당이 '김근태 의장 사퇴'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선 "이것을 두고 사퇴를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정치공세“라며 "사퇴한다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며, 한나라당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당내 일부 의원들도 함께 비판했다.

당내 일부 의원 “야당 쪽에 빌미 준 것이 문제”

지난 20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김근태 의장은 공단 시범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을 방문한 후 현대 아산 사옥 옥상에 올라 2000만평 개성 공단에 대해 설명을 듣고 현지 입주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국회공동취재단


이 의원이 지적했듯,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도 비판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당초부터 개성방문에 반대했던 정장선 의원은 "당장 의원들이 그 문제에 대해서 뭐라고 하진 않겠지만, 10 ․ 25 재보궐 선거가 끝나고 나면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주승용 의원도 "상황을 듣고 보면 분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끌려 간이무대에 올라간 것은 이해하나, 민감한 시기에 가볍게 처신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고, 한 초선의원은 "조심해야 하는데 야당 쪽에 빌미를 자꾸 주는 것 같아 문제다.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의원들 사이에서 있었다"고 전했다.

김근태 측 "보수언론과 부회뇌동하는 당내 비판 단호하게 대처할 것"

이에 대해 김 의장측은 "말도 안되는 지적"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개성공단을 다녀온 후 개성공단 방문을 반대한 당내 인사들이 '나름의 논리'로 비판할 것이란 생각은 했고, 이를 겸허히 수용한다는 생각은 했으나 보수언론의 왜곡된 문제제기임을 알면서 `그것 봐라'라는 식으로 부화뇌동해 비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들이 계속 비판한다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또 당내 일각에서 김 의장의 사과나 유감표명을 요구하는데 대해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며 "23일 아침 비대위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개성공단 방문 이전에 행한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외부상황 때문에 개성공단이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서 입주자들을 격려하고, 위로하고, 안심시키기 위한 자리였다"며 "언론보도를 보고 기가 막히고, 서글펐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또 개성공단 방문 뒤 비상대책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실수'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실수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고, 실수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잘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의원 “김 의장 행동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적극 옹호

김근태 의장과 함께 개성공단을 다녀온 천정배 의원은 2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개성공단 방문 후기를 통해 김 의장을 적극 옹호했다.

그는 "김근태 의장의 개성공단 방문 행은 남북화해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사업이 중단되지 않기를 바라는 절실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규정한 뒤 "김근태 의장이 이어진 오찬석상에서 식당 종사자들과 춤을 춘 것은 핵실험을 주도한 북한 지도부와 손을 잡은 것이 아니고 북의 핵실험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평범한 식당 종사자의 권유에 따른 것이자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 매우 자연스러운 인간애의 발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를 두고 한나라당이 '엄중한 시기에 춤판을 벌였다', '그토록 말렸는데 기어코 가더니 사고를 쳤다'고 비난하는 것은 한반도의 미래를 반북이데올로기의 틀에 가두어 놓고 안보장사를 계속하려는 안보기득권 세력의 집단적인 반발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민주 “대국민 사과하고 응분 책임져라”

여야 정치권 공세는 22일에도 계속되었다.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1백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정권이 평양에서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10만 군중집회를 갖던 날 열린우리당 소속의원들은 북한 무용수의 장단에 맞춰 춤판을 벌였고, 그 중에는 여당 의장과 국회국방위원도 있었다"면서 "이 사람들은 국민께 사죄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당직 사퇴를 요구했다.

유기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북핵 사태 속에서 북한에 가서 춤판을 벌인 김 의장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국민과 야당은 안중에도 없다는 안하무인격 태도"라며 김 의장의 대국민 사과와 의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국회 국방위 소속 공성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김 의장과 함께 춤을 춘 열린우리당 원혜영 의원의 국회 국방위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김재두 민주당 부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김 의장의 춤판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노무현 정권과 여당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핵 사태 속에 국민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고 불안하게 한 김 의장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당 의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한화갑 대표도 이날 해남진도 국회의원 보선 유세에서 "여당 의장이 개성공단에 가서 춤을 추고 온 것도 햇볕정책이냐"고 김 의장을 강력히 비난했다.
정경희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